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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공포/미스테리/추리/스릴러



안녕하세요 ;_; 처음 인사드립니다. 반가워요!

원래 공포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구상한 스토리였는데 바쁘다보니 게임을 만들 시간이 없었네요 ㅠㅠㅠ 

구상한 스토리가 아쉬워서 이야기로나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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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돈은 가지세요. 

  험한 곳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나는 쾅 소리가 나게 택시 문을 닫고, 눈 앞에 놓인 거대한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여긴 여전히 하나도 변한 곳이 없구나. 융통성마저 없을 정도로 그대로인 이곳의 모습에,

뭔가 우스운 느낌이 들어 나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었다. 



ㅡ 아, 선생님! 여기입니다! 



병원을 바라보던 내 뒤로 누군가가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 오랜만입니다. 정말 잘 오셨습니다. 닥터 헤더슨, 당신은 하나도 변하지 않으셨군요 " 

" 정말 오랜만이군요, 한스 씨. 못본 사이에 더 좋아지셨습니다 " 



살집이 오른 통통한 남자는 대답 대신 머리를 긁적이며 과하게 웃었다. 



" 좋아지긴요. 이 병원을 관리하는 일이 어디 보통 일이어야지요. 

  당신이 떠난 뒤로 이곳은 온통 무법 천지가 되었습니다. 당신 이후로 온 다른 닥터들도 어째서인지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다들 도망쳐 버렸어요. 결국 변변찮은 약도 제대로 구할 수가 없어서, 식사만 제공하고 나머지는 멋대로 내버려두었더니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더군요 " 



그렇게 말한 뒤 한스 씨는 내 두 손을 꽉 맞잡았다. 

거칠거칠하고 투박한 그의 손이 그동안의 고생을 말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옛날의 병원을 잠시나마 회상하며 그의 말에 동조했다. 



" 그런… 힘드셨겠습니다 " 

" 닥터 헤더슨, 이쯤 되니 역시 당신만이 이 병원의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당신만 계속 이 병원에 남아있었어도 환자들이 이렇게까지 난동을 부리진 않았을 것입니다… 샘은 이렇게 된 것이 미안하다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나는 아닙니다, 하고 가볍게 대꾸하며 굳게 닫힌 병원의 철문을 응시했다. 오랫동안 관리하지 않아 검붉게 녹이 슨 철문 사이사이로 말라 비틀어진 장미줄기가 얼기설기 휘감겨 있었다. 그래, 내가 왔을 땐 이곳의 장미도 모두 아름답게 피어 있었지. 만개한 붉은 장미꽃에 한스 씨가 물을 주고 있었고, 나는 창문으로 그걸 응시하고 있었어. 그리고  넬라가 커피와 함께 쿠키를 가지고 나타나곤 했었고. 그리고 곧 기다리면 식사를 마친 그 아이가 방으로 뛰어들어와서…



" …슨? 닥터 헤더슨? " 

" …아, 네? 뭐라고 하셨죠? " 



불현듯 들리는 한스 씨의 목소리가 상념을 깨운다. 



" 어서 들어가시죠, 선생님. 비록 3년이나 지났지만, 환자들은 아직 당신을 기억하고 있답니다. 어서 당신이 와주길 기다리고 있는 환자도 있어요. 당신이 특히나 좋아하셨던 그 여자아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름이... " 

" ... 애나? 애나 헌트 말입니까? " 



그 아이가 아직도 병원에 있었나. 

분명 내가 치료를 마치고 퇴원시켰을텐데. 

순간 머리가 지끈거린다. 나는 잠시 인상을 구기며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 아아! 맞습니다. 애나 헌트였습니다, 그 아이 " 



이것 참. 워낙 진찰일지를 구경하지 못했으니 이름마저 잊어버렸네요. 샘이 멋적은듯 크게 웃는다. 



" 아무튼 자세한건 안에서 보기로 하시고 일단 들어가시죠. 

  환자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 



나는 앞장서서 걸어가는 그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질척질척. 아침에 내렸던 비에 젖은 땅이 구두에 붙었다 떨어지며 기분나쁜 소리를 냈다. 

온통 하얀, 그러나 오래되서 이젠 거의 잿빛으로 변해버린 건물의 옥상 언저리에 

까마귀가 앉아 울고 있었다. 

나는 그런 까마귀 소리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왕진가방을 꽉 움켜쥐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돌아온 병원이었다. 

예전과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지만 사뭇 다른 분위기가 주위를 무섭게 압도한다. 

저번에 있었을 때보다도 내가 해야 할 일이 더욱 막중해진것 같았다. 




*****



「 나는 그의 어깨를 붙잡고 물었지요. 왜 하필 나였나요?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요? 

    그러나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어요. 대답 대신 그의 눈동자에 선명히 서린 눈빛을

    나는 보았답니다. 」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예전에 근무했던 병원에 다시 돌아온 의사와 그 병원의 관리인, 그리고 병실에 남아있는 애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프롤로그는 이렇게 끝이네요 ㅎ_ㅎ 떡밥만 뿌린 듯... 한 느낌이 드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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