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음성채팅으로 게임을 하던 친한 분이었습니다.
좋으신 분이고, 지극히 평범한 분이셨습니다
특이한 점은 만화나 게임에 나오는「여장남자」를 가끔씩 빠셨는데,
다들 당연히 인터넷에서의 컨셉질이라고, 농담이라고 생각했죠.
최근에 일본에 가셔서 연락할 길이 없다가
오늘 방금 다른 친구한테서 그 분의 성전환 수술 예정 소식을 전화로 들었습니다.
처음엔 당연히 쌩구라라고 생각했는데, 친구가 너무 진지하게 얘기하길래
그 분이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에서 그 분이 남긴 글을 검색해봤는데
12월부터 이미 호르몬 주사를 맞기 시작했으며,
알 수 없는 의학용어들로 자신의 몸상태를 상세히 얘기하고,
너무 놀리지 말아달라고 쓰신 글들이 있었습니다.
남자로 사는 괴로움에 자살까지 생각하신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전혀 티가 안 났기 때문에 그 동안 몰랐습니다.
이거 참...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앞으로 그 분을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위로를 해줘야 하나 생각하니...자기가 원해서 수술하는 건데 위로는 왠 위로ㅡㅡ;
아예 성전환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 않는 것도 힘들겠죠. 아예 몰랐다면 모를까,
알아버린 이상 모른척하는 건 부자연스럽고
게임 음성채팅에서 만나면 일단 목소리부터가 확 달라져있을테니...
정말 어떻게 대해야 자연스러울지 모르겠습니다...
정초부터 멘붕이 심하군요...
오늘 하루종일 아무 일도 손에 안 잡힐 것 같습니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