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게시물은 네이버 카페 Tehyang Entertainment에 아방스 우수게임 제작자이신 신해종님께서 작성하셨던 글입니다. 해당 카페의 폐쇄로인해 좋은 게임들에 대한 소개 게시물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신해종님의 허락을 맡고 이곳에 게시합니다.   ※ 리뷰 원제 : 일본 호러 게임 살피기 - 구울(Gu-l)

 

  * 다운로드 : http://www.enterbrain.co.jp/digifami/conpark/zyusyou/2001_03.html

    (RPG 2000 일본 RTP 필요 : http://www.famitsu.com/freegame/rtp/2000_rtp.html )

    ※ 링크가 안 되면 주소창에 붙여넣기 하세요.

 

  제작자 분이 직접 콥스파티와 펠엠풀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 게임. 그래서 그런지 청춘물 분위기에 RPG식 전투와 동료 살리기 퍼즐 등이 친숙합니다. 더 나아가 21세기 코드 중 하나인 광기를 잘 표현한 탐색형 호러 어드벤쳐 게임이죠. (실상은 저택 대서사 SF RPG 비긴즈……퍽)

  고등학생들이 수학여행을 하는 도중 버스 전복 사고가 일어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죽고 주인공들 몇명만 살아남지요. 깊은 산골에서 구조를 기다리다 폭풍우가 찾아와 비를 피할 곳을 찾습니다. 그렇게 해서 어떤 저택에 들어오게 된 주인공들. 넓은 저택에는 오로지 기분 나쁜 메이드만 한 명 있을 뿐, 인기척이 없습니다. 저택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와 달리 메이드는 주인공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맛있는 식사도 마련해줍니다. 주인공은 식욕이 없어 음식에 손 대지 않고, 그 대신 식성 좋은 친구 녀석이 주인공의 음식을 먹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피를 토하고 죽습니다. 즉, 누군가 주인공을 독살하려고 했던 것! 주인공과 친구들이 충격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있을 때…….(이후 전개는 게임에서 확인해주세요.)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굉장히 퀄리티 높은 몬스터와 캐릭터(……) 디자인이 인상 깊습니다. 맵칩도 개성적이라 간간이 등장하는 핏자국이나 물건의 잔해, 숨겨진 연구소의 자재 묘사는 RPG 2000 게임 중에서도 상급에 속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단순히 그래픽을 좋게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플레이어의 기분을 더럽게 만드려고 작정한 듯 보입니다. 칭찬입니다. 실제로 기분 나빠야 하는 게임이니까요.

  캐릭터는 표현할 여력이 없었는지 아쉬운 점은 많았습니다만, 그래도 매력적인 애들이었습니다. 특히 위 스샷 왼쪽 하단의 이상한 아구지 괴물. 꽤 사랑스럽더군요.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 아무튼 펠엠풀처럼 한 놈 씩, 터닝 포인트에서 살려 줘야 하는데 한 명을 제외하면 펠엠풀 때보다 살리기 쉽더군요. 탐색을 게을리 하지만 않으면 전부 생환하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전투는 전형적인 RPG 2000전투입니다. 맵에서 직접 적과 마주치면 전투 화면으로 전환되는 구조입니다. 파티 구성은 2명까진 플레이어가 직접 할 수 있는데 캐릭터마다 특징이 있습니다. 남자는 힘, 여자는 치료라는 전통적 성별관에서 벗어나진 못했습니다만 파티를 짤 때 고민하게 만드는 밸런스입니다.

  중반에 무기고를 찾으면 총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총기는 아이템 창에서 장착해 스킬로 쓸 수 있는데 탄환 수는 그리 많지 않으므로 강한 총은 최종보스전을 위해 아껴두는 것이 좋습니다. 최종보스는 9차례나 변신하니까요. (……) 뭐, 최종보스를 제외하면 어려운 적은 없으므로 절약은 수월할 겁니다.

  호러의 대부분은 텍스트와 몬스터에 집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중반부를 넘어서면 많이 흐려지네요. 중반부부터는 호러라기 보다는 정말 SF RPG를 플레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상점이 등장하거든요. 여기에 레벨업까지 가능했다면 완벽히 RPG였을 겁니다. 최종보스 9차 변신은 RPG를 초월한 느낌이었지만. (…………)

  ……아무래도 제작자 분이 처음엔 호러를 만드려 했는데 하다보니 취향이 드러났나 봅니다. 그래도 재밌으니 상관없나.

  최종적으로 장르는 그로테스크 큐트 SF 디스토피아 RPG로 결정! 좀 특이한 게임을 찾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아, 여담인데 주인공이 왜 주인공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왠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인 것 같은… 그리고 초반에 그 대사는 결국 뭐였나…. (주제가 아니었나?)

 

- 일본에서 제작한 RPG 만들기류 게임은 applocale 혹은 유니코드 변환으로 압축해제, 설치, 플레이하는 것이 좋습니다. applocale, 유니코드 변환에 대해선 네이버 검색 참조.

 

- RPG만들기류 게임은 후커가 잘 먹히는 편입니다. 후커로 하면 실시간으로 게임 내 택스트를 한글 번역으로 볼 수 있지요. 후커에 대해서는 네이버 검색 참조. 살짝 귀찮아도 후커를 쓸 줄 알면, 전반적으로 국내보다 수준 높은 일본 게임을 플레이 해 볼 수 있습니다. RPG2000 게임의 경우 처음 실행할 때 ALT+ENTER로 풀스크린 모드를 해재한 뒤 후커를 프로세싱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