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취향의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뭔가 비밀이 있지 않을까 해서 끄적여 봅니다.
대항해시대 2에서는 업무 알선으로 하는 상품 구입, 빚 독촉, 상품 수송, 해적 퇴치 등의 퀘스트에 1개월에서 3개월의 기한이 있었습니다. 기한내로 업무를 해내지 못하면 미션 실패로 처리되었습니다. 대신 발견물 계약의 경우 기한이 없었습니다. 아무 때나 발견하고 아무 때나 팔아넘길 수 있었는데 발견물 팔아넘기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대항해시대 3에서는 업무 알선은 사라지고 힌트를 갖고 계약, 계약 기간 내에 발견물을 찾아내서 보고하지 않으면 미션 실패로 처리되었습니다. 대략 1년에서 2년 정도였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재미가 없었습니다. 기한에 압박 받아서 발견물을 발견할 때까지는 다른 아무 것도 못하고 매여 있는 듯한 느낌. 대항해시대 2에서 해적퇴치 퀘스트를 할 때는 분명 재미있었는데 말입니다. (물론 3의 경우 그냥 발견물을 찾아도 되었지만 그 경우 발견물을 팔아넘기지 못하고 발표를 통해서 돈을 받지 못하고 명성만 올리는 시스템)
대항해시대 4에서는 기한 개념이 아예 없어졌습니다. 의뢰청부에서 퀘스트를 받아서 퀘스트를 하는데 기한이 없이 1년 안에 하건 10년 안에 하건 해내기만 하면 만사 오케이.
그래서 저도 지금 퀘스트 시스템을 구축하려는데 어느 부분에 기한을 있게 하고 기한을 없게 해야 할지 많이 고민됩니다. 대항해시대 3방식은 재미 없었으니까 대항해시대 2방식으로 발견물을 제외한 퀘스트에만 기한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할까 생각 중이지만, 걸리는 게 좀 있습니다.
분명 대항해시대 2에서 해적퇴치는 기한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재미있었는데, 왜 3의 발견물 계약에는 기한이 있는 것이 재미없었느냐는 겁니다. 왜 2에서 발견물 계약에 기한이 없는 것이, 3에서 발견물 계약에 기한이 있던 것보다 재미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항해시대 3의 발견물 계약 시스템이 더 사실적이긴 한데 왜 재미가 없었는지도 모르겠고. 계약한 발견물에 매여있게 되기 때문이라면, 대항해시대 2에서도 해적퇴치 퀘스트 계약하면 해적퇴치에 매여 있었는데 왜 재미 있었을까요?
2의 해적퇴치 퀘스트 계약이나 3의 발견물 계약이나 시스템은 같은데 왜 한쪽은 재미있고 다른 쪽은 재미 없을까요?
그리고 2의 발견물 계약은 거의 퀘스트와는 거리가 멀다시피 발견하는대로 갖다 팔 수 있던 시스템인데 왜 재미 있었을까요?
대항해시대 4에서는 의뢰청부는 거의 안하다시피 했습니다. 귀찮아서요. 재미 없어서 하지도 않을 걸 왜 만들어놨는지 모를 시스템이었습니다.
뭘 좀 알고 만들어야지 무작정 2가 재미있었다고 2처럼 만들자니 그것도 좀 아닌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