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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라KSND ; 가현기, 소녀. ; 2012.03.17

 

 

가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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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소녀는 살짝 못 알아들은 모양새처럼 고개가 약간 갸웃 했다. 동세가 살짝 눈짓으로 아까부터 뒤에서 나풀나풀나풀 살랑거리는 보숑보숑하고 기다란 털뭉치-, 아니 막대가 더 적합할 그것을 가리키자 그제서야 가현은 입을 열었다.

 

 "몰라. 꼬리겠지. 그것도 다 그 놈들 취향 아니겠어?"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마치 살아있는 듯 한가로히 살랑살랑 대던 부들부들 검은, 그리고 보랏빛을 내는 털의 꼬리는 탁. 그대로 멈추었다.

 

 "역시 너희들은 없는 건가…."

 

 "뭐라고?"

 

 "못 들었으면 됐어."

 

 "뭐, 오케이. 점심 안 먹으래? 배 안고파?"

 

꾸르르륵 하는 소리가 그녀의 대답을 대신했다. 화끈하고 타오르는 두 뺨을 손으로 숨긴 채 휙하고 고개를 돌린 소녀의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동세는 어찌어찌 짐작이라도 한 것처럼 표정이 미묘했다.

 

 "주, 준다면 고마울 것 같군."

 

 

"안 주면 어쩌게? 좀 만 기다려봐."

 

 그녀가 고개를 주억하고 동세는 흠흐흠 여유로히 부엌을 향해 사뿐히 걸어갔다. 가현은 점차 사라지는 동세의 등을 바라보며 후우- 다시 한 번 길게 숨을 뱉어내고는 챙강- 하고 자그맣게 빛나는 칼을 바닥에 내려 놓았다. 복잡했던 머리가 잘 풀리어서 그녀 자신도 모르게 무표정 했던 얼굴에 호가 그리어졌다.

 

 고개를 돌려 유리창을 바라다 보았다. 안 비친 듯 비친 것 처럼 투명하지만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살짝 꼬불랑 거리는 워이브 진 머리칼. 작은 몸집에 조금 큰 독특한 복장. 은은한 황토 빛이 온 몸을 덮고 있는 와이셔츠. 목까지 다 잠기어진 단추가 그녀를 꽉 붙잡고 있어서 안심돼졌다. 그 아래에는 와이셔츠에 가리어 보이지 않는 고동색 바지의 입구. 더 아래에는 그녀를 둘로 나누는 분기점. 오래되어 반질반질한 천이 기분 좋았다. 살짝 피어 오르는 향은 살짝은 텊텊한 먼지의 냄새. 아마도 오랬동안 입지 않아서 이러리라고 가현은 생각했다.

 

 그때, 그러니까 상상하기도 싫은 그 곳에서 보다 얼마나 나은 곳인가? 아니, 나은 곳 수준이 아니라 유토피아가 있다면 바로 이곳이라 할 수 있겠지. 그때도 분명 있을건 다 있었다. 침대도 있고, 옷장도 작지만 있었고, 더 작고 철 막대도 간간히 막고 있던 창문도, 문도 있었던 공간. 그러나 단지 간수가 없고 새장처럼 둘러싸고 있는 철창이 없다고 해서 감옥이 아닌 장소는 아니다. 처음부터 감옥이었는지 몰랐기에, 모르기에 더 나가기 힘든 감옥. 먹을 것 마음대로 먹을 수 없고 하고 싶은 일, 아니 그 보다 그 따스한 태양이 있는 그 곳에 대한 정보조차 차단되어진 그 공간에서는 '일'이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편이 옳으리라. 똑같은 패턴의 하루, 한 달, 한 계절, 일 년.

 

 "밥 먹으러 와. 다 차렸어."

 

 "아? 어, 응-이 아니라 알겠다."

 

 김이 피어오르는 촤르르르 흐르는 윤기. 이것이 '밥'이란 것일까? 살짝 콧속을 간질이는 부드럽고 고소한 쌀알의 향기가 좋았다. 스탠 숟가락을 살며시 셋째와 둘째 손가락 사이에 얹어놓고 합-. 찐득하지만 부드럽다.

 

 '가정집에서는 이런 밥을 먹는 건가? 여태까지의 밥은 찰기하나 없던 퍼석퍼석한 밥이었는데.'

 

 밥을 시작으로 온가지의 새로운 음식들. 그 형형색색함에 눈이 핑글 돌았다. 먹는 내내 몇 가지 없는 반찬이었지만, 그 맛에 다시 한 번 감탄. 가현의 젓가락질은 흠칫흠칫 빨라졌다. 그 모습을 밥 그릇을 다 비운 채 바라보던 동세는 어깨를 으쓱 하며 '뭐시 여자아가 저리도 먹는지 모르것네.' 혀를 내두르면서 그녀가 밥공기를 다 비울 때까지 차분히 앉아서 시간을 때웠다. 마침내, 그녀가 수저를 내려놓았다.

 

 "자! 가현! 이제 니가 설거지 할 차례다!"

 

 "내가 말인가?"

 

 "그럼. 나는 그동안 책을 읽고 있을테니 열심히 해 보라고."

 

 "칫."

 

 서서히 멀어져가는 아저씨를 보며 쯧 하고 혀를 찬 가현은 눈이 부실정도로 빛을 반사시키는 그릇으로 가득한 개수대를 그저 바라다 보았다.

 

 "어떻게 하지…. 할 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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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안녕하세요 하늘바라 KSND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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