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하나 없는
어쩐지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가을의 하늘.
그녀를 만난 그때도
이맘때 쯤이었을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아니, 모든것이 변했다.
그녀와 함께 있었던 벤치엔
나와 그녀ㅡ 아니,
다른 그와 다른 그녀.
그녀와 단풍잎을 주웠던 나무아래엔
차가운 바닥에 쓸쓸히 누워있는 붉은 잎들.
포근해 보이던 그들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그들을 누가 사라지게 했을까.
그들을 누가 바꾸어 버렸을까.
유난히도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