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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kname Missed

by 서풍의계곡 posted Nov 1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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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SF

휴우, 원래는 대략적인 세계관 설명을 1화에 넣으려고 했는데 2화로 미루겠습니다. 맞춤법이 좀 많이 틀릴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려니 해주십시오

 

 

 

 

 

Nickname Missed

 

제 1장, 인(因)

 

1화

 

"그럼 모두들, 상륙함 앞으로."
AIMO군이 AA-4에 세운 전진기지중 하나이며 칼라 중령이 통솔하는 전진기지인 14-6기지의 소대장 이 현은 배정받았던 소형 상륙함 앞으로 이동했다. 소형의 상륙함은 싸늘한 흑빛의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현은 침을 한번 삼켰다. 한숨을 내쉬고는 장갑을 끼고 있던 손을 상륙함의 몸체에 가져다 댔다. 장갑을 끼고있는 안쪽까지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 자신과 서른네명의 소대원들을 지옥같은 전장으로 데리고 갈 상륙함인데 정감이 드는 것은 어째서인지 알 수 없었다.
"다 이동했으면 탑승하게."
칼라 중령의 명령이 떨어지고 상륙함의 문들이 일제히 열렸다. 이 현은 손을 대고 있던 부분을 쥐고 상륙함의 계단을 올랐다. 평소와 같은 소규모 전투를 위해 떠나는 길이라면 이 현은 세부적인 지시를 내리고 잡담을 하기도 했을 터인데 말이 없었다. 진정 위험하다 할만한 전장을 향해 가는 것은 소대원들 모두에게 처음이었다. 모두의 발걸음이 비장했다.
작전명 '거인', 적의 심장부를 향한 작전이며 소규모 전투와 게릴라 전투만을 고집해왔던 AIMO의 총공세 작전이었다. LGA의 메인행성 AC-3과 그 근처 행성들에 자리잡기 시작했던 AIMO의 전진기지들은 모두 오직 이번 작전 하나만을 위한 것이었다. 이현과 소대원들이 모두 자리에 착석하고 벨트를 매었다. 그와 동시에 상륙함의 문 역시 닫혔다.
이 현이 배정받은 자리는 외부 상황을 볼 수 있는 카메라가 전면에서 보이는 자리로 상륙함의 가장 끝 부분이었다. 내부와 의자까지 온통 딱딱한 금속이었다. 이 현은 항상 타던 상륙함과 별반 다를게 없었기에 불만은 없었다.
오랜 정적이 흘렀고 숨소리 조차 나지 않는 침묵을 깬 것은 소형상륙함 편대의 비행을 알리는 신호 소리였다.
상륙함 편대는 땅 위에서 조금씩 전진했다. 그리고 허공으로 뜬 뒤에 잠깐의 저속 비행을 했다. 충분히 기체가 떠오르자 편대는 광활한 우주를 향해 놀라운 속도로 나아갔다. 급가속에 의한 반작용을 막기에 최적화된 형태로 설계되었음에도 벨트가 아니였다면 몸이 튕겨저 나갈 정도의 가속도였다.
"편대, 우주 진입 성공. 기체 상황 정상, 산소 상황 정상."
이륙이 순조로움을 알리는 컴퓨터 음이 울렸다. 이 현은 전방의 컴퓨터를 통해 우주를 바라보았다.
상륙함을 탈 때 마다 보는 우주이지만 볼 때 마다 압도적인 어둠이었다. 저 멀리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별들도 우주의 어두움을 밝히지는 못했다. 어둡기에 아름다운 우주였다. 이 현은 문득 살아서 지옥으로 가는 자신의 모습도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두운 우주의 모습은 묘했다.
이 현은 한동안 온갖 두려움 속에서 넋을 잃고 우주의 모습만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정신을 차린 이 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대원들에게 말했다.
"칼라 중령님께선 목숨을 걸라고 하셨다."
"이병 토머스! 그러셨습니다. 중위님!"
이 현 중위는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살으라는 충고를 할것인가. 목숨을 걸고 싸우라는 충고를 할것인가. 그 갈등이 그를 흔들리게 했다. 계속 얼굴을 파묻은 채로 몇 분이 흘러서야 이 현은 입을 열었다.
"죽으면 승리따위가 알게 뭐냐. 일단 살아남는게 먼저지. 고작 전투 하나다. 고작 전투 하나라고. 그저 역사속의 전투 하나로 남을 뿐이야. 그런것 따위에 목숨 걸 필요는 없어. 감히 나는 살아남으라고 충고한다. 이거 군법 위반일지도 모르겠는데,  내가 법까지 어겨가며 충고해 줬으면 살아남아야겠지? 살아남을것을 믿는다."
이 현은 그가 이 분위기에서 할수 있는 한 가장 쾌활하게 말했다. 한마디로 줄여 '살아남아라.'라는 말이였다. 다수가 죽어가는 전장에서 홀로 살아남으라는 충고가 옳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현은 작전은 실패하더라도 대원들이 살아남아 주는 편이 나았다.
이 현은 얼른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 명령 몇개를 더 했다.
"일단 무기 점검 한번만 더 해보고, 진짜 살고 싶으면 쉴드 장치도 꼭 살펴보라고."
이 현의 명령과 함께 대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자신의 장비를 점검했다. 사실 몇번씩이나 점검해본 뒤였기에 별 필요없는 명령이었다. 분위기는 이내 다시 숙연해졌다.
그렇게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상륙함이 십여분을 더 날았을 때였다. 폭발음과 컴퓨터음이 선내에 울렸다.
"외부 충격 감지, 외부 충격 감지."
별 할일 없이 따분하게 앉아있던 이 현은 깜짝 놀랐다. 이 현은 카메라로 가서 후면이 보이게끔 조정했다. 몇기의 우주함들이 뒤를 쫓고 있었다. 이 현은 제법 큰 일이라고 판단하고는 대원들에게 말했다.
"젠장, LGA의 짓인가? 일단 통제실에 갔다 올테니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어라."
대원들은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좌석에 앉아 있었지만 다들 불안한 눈치였다. 이 현은 괜찮을 거라 생각하며 통제실을 향해 뛰어갔다.
통제실의 문은 카메라의 바로 뒤쪽에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급히 컴퓨터를 조작했다. 그러나 솜씨가 썩 좋은편은 아니었기에 음성 조작 모드로 들어가는데만도 일분 정도를 소비했다.
"컴퓨터, 습격한 기체에 대한 분석."
십여초가 지났을 뿐임에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것 같았다. 대답이 들렸다.
"구축함급 함선 한대에 쾌속함급 함선 스무한대로 판별됩니다. 군사 마크는 부착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현이 메인 상륙함에 연결하기 위해 입을 열려는 순간이었다. 큰 충격이 선체를 흔들었다. 충격에 의해 이 현은 넘어졌고 통제실 바닥을 구르다가 간신히 균형을 잡고 일어났다. 그리고 그는 문득 불안감이 느껴졌다. 충격이 선체에 전해졌다는 것은 쉴드의 일부가 해제되었다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이 현은 급하게 선실의 문을 열고 내부로 뛰어들어갔다.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
병사 한명의 비명소리가 선실을 매우고 있었다. 동료는 그를 한쪽 팔로 부축하고 있었는데 복부에 제법 큰 바람구멍이 나 있었다. 부상당한 사람은 2번 소총분대 소속의 토니 일병이었다.
"토니 일병, 정신차려!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어라고 했으면 방어막도 작동시켜 놨어야지! 일단 토니 일병을 바닥에 뉘어 주고 방어막을 작동시켜 줘라. 마찬가지로 모두 방어막 장치 작동시키고. 제임스 하사가 토니 일병 분대 소속이니까 간호좀 해. 난 다시 통제실에 가야하니까."
살아남을 것을 믿는다고 했었던것 같은데 아직 전투 지역에 가지도 않았건만 누군가의 생명이 위태로웠다. 살아남을 것이라는 약속을 믿을 수 있을지 고뇌하며 이 현은 통제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컴퓨터를 향해 명령했다.
"컴퓨터, 강습상륙함 함장실로 연결."
"강습상륙함에서 동의시 연결됩니다."

 

강습상륙함에서의 상황도 복잡했다. 누구의 습격인지, 작전이 유출되었는지, 유출되었다면 그 시기는 언제인지 종합적으로 알아내야할 것이 너무 많았다. 몇명의 선원들이 계속해서 AC-3의 AIMO군과 정보를 주고받았다.
"부함장, LGA의 공격이 확실한가?"
"거의 확실한 듯 합니다. 그리고 1번, 4번, 13번 상륙함에서 연결 요청이 왔습니다."
칼라 중령은 의외로 꽤 많이 알아냈다고 생각되었다. 여러가지로 생각하고 종합해본 뒤에 연결 요청을 수락했다.
"모두 연결해."
이 현은 연결이 완료되자 마자 질문했다.
"칼라 중령님, LGA의 공격입니까?"
"그런 것 같네. 4번 상륙함 상황이 좀 심각한 편이군?"
13번 상륙함의 소대장 역시 입을 열었다.
"모두의 상황이 전체적으로 심각한것 같습니다. 우리 작전을 LGA에서 알아차린 것입니까?"
"AC-3의 군대에 따르면 대공 포대에 대한 게릴라 공격 도중 총 공세 작전이 있다는 소식이 유출된것 같네."
"그렇다면 오늘 유출됬다는 것입니까? 다행..."
언제 유출된 것인가도 중요했지만 이 현은 그보다 시급한것이 있었다. 이 현은 말을 끊고 질문했다.
"방어는 방어막 극대화가 가장 적절할것 같습니다. 그러도록 할까요?"
"미안하네만 안되네. 시간 극대화나 대응 사격을 하려면 어쩔수 없이 함대의 전체적인 도착 속도를 늦춰야 한다네. 들켜버린 작전에서 시간까지 늦어버린다면 심각해 지는걸세."
이 현은 당황했다. 몇명이 더 죽을지 모르는데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희생해야 한단 말인가. 적 함대의 규모로 봤을때 전멸당할지도 몰랐다. 이 현은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회피 방법 하나를 떠올렸다.
"지금 바로 하이퍼 무브를 이용하는것이 가장 현명한 듯 싶습니다."
"하이퍼 무브? 안정권에 들려면 아직 30분은 더 비행해야 하네만? 벌써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네."
"적 함대 규모가 상당합니다. 어쩌면 전멸당할지도 모릅니다. 지나친 하이퍼 무브가 위험하다 해도 이렇게 대응도 못하고 있는것 보다야는 안전합니다!"

 

이 현은 통제실에서 나오지 않고 계속해서 상황을 살피며 명령을 기다렸다. 공격의 주 타켓이 아닌 덕분의 몇번 공격당한 이후로는 별다른 공격이 들어오지 않았다. 덕분에 고장난 것은 우측 쉴드 코어 정도였다.
"컴퓨터, 방어막 상황은?"
"좌측 쉴드 최대 출력의 약 60%, 우측은 약 15% 정도입니다."
칼라 중령은 아마도 하이퍼 무브의 사용을 허락할듯 했다. 이 현은 아직까지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하이퍼 무브를 위한 방어막 출력으로 전환했다.
"양측 모두 10% 출력만 사용. 하이퍼 무브의 전력 소모에 대비한다."
잠시 후 칼라 중령의 명령이 전해졌다.
"모두들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스러울 것이다. 토의 결과 회피를 위해 가장 적당한 방법은 하이퍼 무브일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가장 가까운 워프 지점의 좌표는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현은 다행스러운 마음으로 하이퍼 무브 모드로 전환시켰다.
"하이퍼 무브, 좌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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