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Extra Form
분류 판타지

 

 

 

 

 

 바람이 새차게 불었다.

 

 상식적으로 기상현상이란 것을 찾을 수 없는 그 곳에서 바람이 불었다.

그 평범하지 않은 사실은 그곳을 걷던 루시페르에겐 어떤 종류의 호기심도 제공해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에 대한 원인 제공을 한 것이 자신이기 때문이었다.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시작되는군.."

 

 그가 두 발을 딛고 있었던 그 거대한 다리엔 사람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어떻게 창조된 지 모를 그 거대한 다리는 일반적으로 차원의 문 쯤으로 받아들여지는 곳이었고,

따라서 차원 도약을 시도하는 자가 없는 이상 그 다리에서 새찬 바람을 일으키며 등 뒤에 달린 두 날개를 휘몰아치는.. 아니, 날개가 스스로

휘몰아치는 듯한 그 현상을 볼 자는 없었다.

 

 루시페르의 표정은 이를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담담했지만, 그의 내심은 그러지 않았다.

그는 당황한 기색이 섞여있는 몸짓을 하며 날개를 거둬들었다. 그리고 발걸음을 다시 옮기기 시작했다.

 

 "제길.."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짧은 욕짓거리를 내뱉었다. 그것엔 많은 뜻이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깊은 무력감에 빠져버린 것일 수도 있고, 자신을 죽도록 자책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이 어떤 종류의 감정이든 모든 것의 원인이 된 것은 그의 날개였고,

그것이 하얗게 새고 있었다는 것은 루시페르로 하여금 그의 긍지를 모조리 빼앗아가는 현상이었다.

 

 마계의 지배자로서의 긍지. 그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종류의 우월한 긍지였다.

 

 마계의 주민들은 모두 천성이 악하다.

창조되기를 그렇게 창조되기도 했지만, 일평생을 살아가며 만들어지는 그들의 가치관에는 악이 너무나도 큰 자리로 자리잡는다.

따라서 그들은 남을 지배하는 것을 좋아한다. 바꿔 말하면, 그들은 남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은 절대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족들의 계급 사회가 순수한 힘의 순서가 되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런 그들의 위에 군림한다는 것은 당연하게도 절대적인 힘을 가져야만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루시페르는 그 절대적인 힘을 지녔고, 그는 마계의 지배자가 될 수 있었다. 때로는 경외의 대상으로, 때로는 공포의 대상으로, 그는 모든 마족의 위에 군림했다.

 

 그 긍지를 잃을 위기에 처하며 루시페르는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고 있었고,

어느새 그의 앞에 숨이 막혀버릴 듯이 거대한 무언가가 자리잡았다.

 

 루시페르는 자포자기하는 심경으로 그 숨막힐듯 거대한 통로로 몸을 던졌다.

  • profile
    라시온 2010.09.26 20:20

    헉... 굉장히 고차원적인 소설로 보이네요 ㄷㄷ

  • ?
    SCUD 2010.09.28 16:55

    에....

    고차원적이라녀...?

  • profile
    메모라이즈 2010.09.28 14:06

    아...음... 라시온님에 말에 동감합니다. 뭔가 이름부터(개인적 발상)가 심상치 않군요..
    그런데.. 루시페르가 루시펠 또는 루치펠인가요? 아니면 동명이지만 다른 사람? 만약 맞는다면
    제가 알기론 날개가 6장 아니면 8장 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뭐 어때요 글쓴이 마음 데로죠, 설정같은건..

  • ?
    포인트팡팡 2010.09.28 16:54
    축하합니다. SCUD님은 500포인트에 당첨되셨습니다
  • ?
    SCUD 2010.09.28 16:54

    루시페르는 Lucifer를 임의로 읽은것입니다. 대충 이름의 유래를 설명하자면 루시퍼는 원래 타천사인데..

    본문에선 전혀 다른 개념으로 나왔죠. 본디 마족의 지배자였으나 날개가 하얗게 새고있다고..

    그래서 루시퍼랑 느낌이 비슷해서..ㅎㅎ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분류 날짜 조회 수
공지 글쓰기 게시판 이용 안내(2015.01.04) 하늘바라KSND 해당사항없음 2015.01.04 1765
공지 당신도 '일단은' 소설을 쓸 수 있다 5 file 습작 2013.06.02 13043
공지 이야기 연재 게시판 이용 안내 3 습작 해당사항없음 2012.09.10 11890
수필 어느날 우연히 발견한것. 하늘바라KSND 해당사항없음 2011.10.17 5095
자료 열매 하늘바라KSND 해당사항없음 2011.09.24 4778
연구&토론 주제 글쓰기란? 그리고 주제(11.09.25) 2 하늘바라KSND 해당사항없음 2011.09.23 4377
어딘가 다른곳에 쓴 잡시 1 Presence 해당사항없음 2011.10.16 4283
장편 안개 숲. 1화 1 fgdr147 공포/미스테리/추리/스릴러 2012.02.04 3994
연구&토론 라이트노벨을 쓰시는 분들을 위한 작법입니다. 1 미양 해당사항없음 2011.10.23 3985
단편 keyboard 익숙해지기 yong - 귀농국의 공주 2편 2 미양 판타지 2013.02.11 3562
존재님의 시 모작 2 하늘바라KSND 해당사항없음 2011.10.16 3378
장편 Blank in Memory - 카인 편 Ep.1-1 3 슈팅스타* 퓨전 2011.09.24 3299
코델리아 스토리 소피아의 설정자료집[제 1탄 블루코럴의 마법도서관] 4 뇌반(카이엔) 2008.10.17 3136
코델리아 스토리 소피아의 설정자료집[제 3탄 고대의 별의사제] 2 뇌반(카이엔) 2008.10.17 3070
요즘 연제하고 있는 소설 -[카론]- 변화하는 운명 2 CBA- 2008.09.16 3053
단편 꿈, 환상, 또는 계시[BGM있] 하늘바라KSND 판타지 2011.10.11 2981
룬 Chapter.Ⅰ(scene1) 4 file Shadow 2008.10.22 2938
던전 헌터 - [데모 버전 올리기전에 내용이 전혀 이해안가시는분은 꼭 보세요] 2 file *System-Error 2008.10.24 2902
-오른팔을 돌려줘-<단편공포소설> 22 『★Browneyedgirls』 2010.02.25 2779
Gloomy days -1화 1 *System-Error 2008.12.18 2668
이니그마(Enigma) 전대기 -(소설이자 시나리오 보드입니다.) 1 *System-Error 2008.11.11 2638
<단편 소설> 데모 2 file Vampire Hunter 2008.09.26 259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36 Next
/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