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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연애
이왕 이렇게 날라리 취급받게 된거,

차라리 진짜로 땡땡이나 쳐버리자.

선생과 하나하나 이야기를 해버리다보니,

은근히 맞는 점도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과거사도 나왔다.


"...그래서 지금 이모양 이꼴이고. 내 과거사 끝."


갑자기 자살선생이 울기 시작했다.

...설마 유령도 눈물 흘릴 수 있는거야?


"너..너무 힘들었겠다아...."


"뭐야~ 남자스럽지 못하게. 다 큰 어른이 짜면 못 써."


"그..그치만...훌쩍."


"아아... 동정은 됐다고. 실컷 받았으니까."


"그치만ㅡ"


"내가 너무 힘들었겠다고? 알아. 이해해줘서 고마워. 그런데.. 선생의 과거사도 들어볼 수 있을까?"


"음.. 그건 아직 비밀. 좀 더 열심히 공부하면, 가르쳐줄께. 현재 평균은?"


"다른건 괜찮지만, 수학만 43점이라서...."



"그렇다면, 내가 학교 끝나고 수학 못나간 진도를 빼줄께! 그러니까 다음 중간고사에서 수학 50점 달성하면, 내 얘기를 들려주는거지."


"좋은 제안이네. 그 내기, 해주지."


"그런데, 여태껏 다른애들은 내 목소리만 듣던데. 넌 내가 보이는거야?"


"응. 딱 날라리처럼 은색으로 염색해서는... 눈도 파란 렌즈 꼈구만. 회색 양복입고 뭔짓이야?"


"너.. 혹시 영안이냐..?!(영안은 귀신을 보는 눈을 뜻합니당ㅇㅇ!)"


"틀려. 그렇담 다른 귀신도 보여야지."


"뭐 때문일까... 혹시 뭔가 중고물을 산 적은 없어?"


"산 적은 없고, 엄마 유품은 있어."


"보여줘봐!"


주머니에 늘 넣고다니는 자그마한 오르골.

진짜 금이랑 루비로 세공된거랬다.

심지어 감정가도 어마어마했는데,

아빠는 세간살림에서 모든걸 다 팔아도 이건 안팔았다.

엄마의 마지막 유품인데다가,

신혼시절, 아빠가 엄마에게 임신축하 기념으로 준거였다.

그래서 내가 가져야한다나.

엄마 병수발한다고 온갖걸 다 팔았으면서 이 비싼걸 안팔고...

그래도 중학교때 중고품으로 팔려고 했다가 아빠엄마의 추억이란 생각에 안팔았지만.

뚜껑을 열면, 거울이 있다.

거울에는 엄마의 자그마한 사진이 끼워져 있고.

[Over the Rainbow]가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오르골.

난 이 오르골 속 거울을 볼때마다 엄마 생각을 한다.

내가 엄마를 쏙 닮았으니까.

아빠도 그렇게 말했고,

할머니도 그렇게 말했다.


"예쁘다... 나 이노래 좋아하는데..."


"아빠한테 배운 노래가 있어."


"무슨 노래?"


"우리아빠, 사실은 캐릭터 제작 회사에서 일하거든. 그래서 온갖 캐릭터를 다 아는데.."


"는데?"


"그래서 [시간의 오르골]이란 노래를 알고 있어."


"시간의 오르골?(메구리네 루카 곡입니당! 참조 바래요!)"


"자아, 그곳에 열쇠를 감고ㅡ 예쁘게 생긴 뚜껑을 열면ㅡ"


그리고 시작된 노래.

그저 멍하니 지켜보는 선생.

노래하는 나.


"가운데엔 아무것도 없어, 인생이 결국 그리 허무한거야ㅡ 하지만 계속 돌고 돌아본다면 오르골은 네게 대답할걸ㅡ"


그리고 들려온 박수소리.

유령도 박수 칠 수 있구나.


"잘 부른다!"


"아, 칭찬 고마워."


"여튼.. 슬슬 집에 돌아가야하지 않아?"


"왜?"


"벌써 해가 지고 있어."


"아...."


참, 아빠 저녁밥 해줘야하는데.

어서 가야겠네.


"선생 안녕, 내일 또 놀러올께!"


"응! 아침밥 꼭 먹고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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