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새로 산 전화기.
최신형인데다가 터치폰이다.
역시 나도 여자아이인지라,
귀여운 분홍색이 참 맘에 든다.
"아 돈워너 플레이 보이~ 아돈워너 플레이보이 ~"
방금 다운받은 최신곡 벨소리.
대충 화면을 보니까
[우리 남친님♥]
이라고 적혀있었다.
"꺄~ 자기야~"
"보고싶었지~"
거의 몇달만에 듣는 반가운 목소리다.
역시, 새 폰 사고 나니까 좋은일이 빵빵 터지는구나~
외국나간 남친도 몇달만에 전화하고, 엄마는 곗돈타고, 아빠는 승진하고♪
한창 신나게 통화를 하던 무렵.
갑자기 남친의 전화가 끊기고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키..키릭..키리릭...끼릭.."
마치 녹슨 태엽을 감듯이.
"누가 이런 장난을 치는거에요!"
내가 소리를 지른 그 순간, 어마어마한 비명소리가 전화기 반대편에서 들려왔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ㅡ!!!!!!!!!!!!!!!!!!!!!!!!!!!!"
순간 팔에서 돋아나는 소름과 함께,
이상한 전화는 끊겼다.
그리고 난 3달 동안 그 전화를 잊고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