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있을수가 없는일 -----
약 6분 남짓의 연설은 끝이 났다. 신관들과 직원들은 다음 목표로 가는
채비를 하는듯 했다. 한 신관이 엘케닉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 신관님, 다음 목적지는 펠턴 산맥 너머의 작은 신전입니다.
고행이 될듯 하군요 "
" 아? 네.. 그렇군요 , 참 안됐습니다. "
엘케닉이 대꾸하자 신관은 이상하단 눈초리로 엘케닉을 흘겨보고 마차쪽으로 갔다.
잠시후 연설대 뒤에서 근육덩어리 , 아니 성기사가 엘케닉을 향해 뛰어왔다.
" 엘케닉신관님 !!! "
이번에는 소리가 그리 크지 않다. 흥분할때만 목소리가 커지는듯 했다.
근 , 아니 성기사는 역시나 풀플레이트를 벗지않고 전속력으로 뛰어와서
땀이 흥건한체 숨을 몰아쉬면서 말했다.
" 정ㅁ , 헉 헉, 알 감ㅅ 헉 , 헉 , 아 합니다. 덕분에 , 헉 ,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헉 헉 .. "
" 아닙니다. 제가한건 별로 없는데요, 옴펠리움의 가호가 함께하길.. "
엘케닉은 극히 장식적인 말을 끝내고 빨리 집에 돌아가려고 마차에 탔다. 그곳엔 신관
두어명이 먼저 타고 있었다. 마차는 공용이기때문에 , 같이 이용할수도 있는것이다.
근육덩어리 성기사도 곧 탔다. 성기사는 타자마자 곯아떨어졌다.
' 하긴 풀 플레이트를 입고 뛰어다녔으니 , 피곤할만도 하지 . "
역시 신관 2명이 타고있는지 한동안은 조용했다. 약 30분후 , 신관 한명이 말을 꺼냈다.
" 역시 파괴된 신전 정화는 정말 힘든것같습니다. "
" 네. 그렇죠. 빨리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요. "
' 무슨소리를 하는거지.. ? '
보통 , 사제는 고향에 가까운 신전에서 숭배를 하는게 원칙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경우에는
마을 치안이라든지 , 치유라든지 , 축복을 기원하는 일에 쓰이는게 신관이다.
떠돌아다니는걸 좋아하는 신관은 , 백마법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걸 좋아하는 신관은
별로 없다.
' 그러고보니.. 이 성기사 , 이 근방에선 한번도 못봤는데.. ? '
엘케닉은 점점 일이 꼬이는걸 느꼈다. 애초에 성기사가 마차에 탈 이유는 없다.
말이 있기 때문이다. 문득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
' 호.. 혹시 '
그순간 , 근육 성기사가 깨어났다.
" 우하아아아암!! "
우레소리같은 하품에 신관 둘이 거의 동시에 미간을 찌푸렸다. 성기사는 머리 뒤를
긁적거렸다. 그리고 엘케닉을 보더니 눈이 점점 커졌다.
" 에.. 엘케닉님 ? "
" 아.. 안녕하세요. "
" 아아 , 엘케닉님도... 복구작업에 참여하셨구나 "
" 네? "
" ... ? "
" ... ? "
엘케닉은 전광석화같은 속도로 마차 밖을 보았다. 황무지가 펼쳐졌다.
" 아.. 안돼 "
" 무슨일이십니까? "
옆 신관이 물어봤다.
" 전... 복구작업에 참여를 하지 않습니다. "
" 그럴리가요 , 인원은 적지도 않고 , 많지도 않습니다, 검사관이 얼마나 꼼꼼한데,
있을수가 없는일입니다. "
" 돌아갈 방법은... ? "
대화를 지켜보던 옆 신관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 이 마차는 정령이 운전하고 있습니다. 돌아가는건 불가능합니다. "
" .... "
멍때리고 있던 근육성기사가 끼어들었다.
" 이분은 고위 신관 엘케닉입니다. 설마 복구작업에 참여하셨을줄은.. "
순간 두 신관의 눈이 약 0.002 초 게슴츠레 해졌다.
" 아아 그러셨군요,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 "
하지만 곧바로 미소짓는 얼굴로 통성명에 나섰다. 엘케닉은 이런상황을 수백번은
겪어봤다. 사실 그는 자신의 나이에 맞게 , 실제 직위에 맞게 대접을 받고싶었다.
하지만 암묵적 교황 후보라는 이유로 수많은 아부를 받는것이다.
엘케닉도 역시 미소짓는 얼굴로 끄덕였다. 근육성기사만은 아무말도 안하고 있었다.
엘케닉은 의아해 했다. 성기사한테도 아부를 받아보았다. 하지만 이 근육성기사는
아부를 하지 않는것이다. 괜시리 이 성기사가 궁금해진 엘케닉이였다.
" 그쪽 이름은... ? "
" 앗 , 저는 보르노른즈 이라고 합니다. "
" 보르노른.. 자? "
" 보르노른즈 입니다. 편하게 노른즈라고 부르십시오. "
통성명이 끝났다. 이제 어떻게 돌아갈것인가 , 산맥을 넘어가면 1주정도는걸릴텐데,
그동안 어떻게 해야하는가 , 등등의 수많은 생각이 엘케닉의 뇌리에 스쳐지나갔다.
----- 어떻게 돌아오지? 어떻게 가지? -----
" 안돼.. 마차를 놓쳐버리다니 . "
긴 백발에 하얀 로브를 입은 여백마법사가 절규하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네레니이다.
네레니는 꽤 이름을 날리는 백마법사이다. 실력때문이 아니다. 그녀가 친 수많은
사고 때문이다.
꽤 덜렁대는편인 네레니는 꽤 많은 사고를 쳤다. 마나석을 운반하는 인부들의 눈을 모두
일시적으로 멀게해 운반하는 모든 수레가 쓰러져 모든 마나석이 공기로 , 대지로 흘러들어가서
한동안 수레가 쓰러진곳이 마법사들의 성지가 되었었다. 대략 이런 스케일의 사건을
수십번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그건 그녀의 명예에 생채기를 내기도 했다.
명예라는게 있지도 않았지만 . 없는명예가 실추된 것이다.
그러던중 대대적인 수리를 하던 옴펠리움 교단에서 명예를 회복할 기회라고 모집장을 보냈다.
그 모집장을 보고 네레니는 신전 복구작업에 덥석 참여했다.
하지만 덜렁대는 편인 그녀는 마차를 실수로 타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 인원이 모두
차야 출발하는 마차가 출발해버린 것이다.
" 이제 어떻게... 저기로 가지? "
문득 네레니의 눈에 마차 하나가 보였다. 엘케닉이 타고온 마차였다.
한편 , 엘케닉은 패닉상태에 빠진체 마차에 덩그라니 앉아있었다.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린 노른즈가
위로를 하였다. 그것도 돌아갈수 있을거라는 위로도 아니였다. 그곳도 나쁘지는 않다는
위로같지 않은 위로였다.
" 이제 어떻게 돌아가죠? "
" 일단... 저희가 검사관에게 말해보겠습니다. "
" ... 감사합니다 . "
엘케닉은 곧 평정을 되찾았다. 까짓거 산맥을 넘어서 돌아오면 된다.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산맥을
보자 생각은 다시 바뀌었다.
산맥의 모습은 가관이였다. 안개때문에 꼭대기도 보이지 않는 삐쭉삐쭉한 산맥이 양끝 일렬로
장렬하게 서있었다.
" 저기... "
마치 ' 이제는 더이상 숨길수 없지 ' 라는 표정으로 엘케닉에게 신관이 말했다.
" 이산맥을 넘어가는데에는... 약 2주일이 걸립니다.. "
" 조금 오래걸리는군요.. "
" 그리고.. 그게 , 커흠 .. 혹시.. 패스카드가.. "
불현듯 엘케닉의 머리에 아주 불길한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패스카드라면 . 즉 입장권을 말하는게 아닌가.
그런건 애초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마 그 백마법사가 가지고 있었으리라.
" 그런건 없는데.. 꼭 필요합니까? "
" 그렇습니다. 그게 없으면 , 도중에 내려서 빙 돌아가셔야 합니다. "
" 컥 "
신관은 안되었다는 표정 , 심각한 표정 , 동정의 표정 , 고소함의 표정이 섞인 괴상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엘케닉은 ..
심각한 정신데미지를 받았다.
To be continue .....
----------------------------------------------------------------------------------------------------------------
허접한 소설을 배출하다니. 융털이 모두 제거될 죄를 지었습니다 ㅜㅜ
기반으로 게임하나 만드려고 하다가, 소설로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