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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을 뒤척이다 투명한 플라스틱 통 안에 가드기 쑤셔논

소싯적 몽땅연필 만 가지 자루를 찾아냈다


그때만 해도 연필 한 자루가 세상의 전부라고

조그마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이리이리 모아두었지

아끼고 아끼고 아끼다 닳고 닳을 때까지

연필 한 자루가 써내려갔던 모든 추억들도 함께 새겨놓고


헌데 요즘은 통 그러질 못한다

이웃네 나라에서 건너온 샤프 펜슬 몇 자루

한 번 살땐 연필보단 비싸도 평생같이 가더라


샤프 펜슬이 써내려갔던 모든 추억들이 빛바랠 만큼

너무도 오랫동안 가더라


연필이 써내려간 기억들을 샤프 펜슬의 지우개가 다 지워버린듯

이젠 앵간해선 그 기억들 추억들 보물들 다 잊더라


그러다 어느새부터

딱딱한 화학빛 플라스틱 샤프 펜슬이

어느 순간 향긋했던 나무 연필을 몰아내니

무언가 씁쓸한 맛같은게 입 안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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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받아서 쓴 거긴 한데 나중에 보면 오글 돋을 듯 하네요....(히익!!)

새벽에 숙제하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싶지만 한 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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