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좋아요, 당신. 우선 당신은 성공적으로 당신을 따르는 여섯 가족과 함께 적절한 식량, 도구, 장작, 옷, 각종 작물 씨앗, 건축재료들을 훔.. 아니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제법 괜찮은 기후의 강가에 정착했고 말이죠.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걸 빠뜨렸습니다. 그건 바로 당신의 지식이죠. 당신을 따르는 무리는 아무런 의심없이 당신에게 목숨까지 의탁했지만, 실은 평소에 계획경제 체제에 살지도 않았었고 전혀 공부따위 해본 적 없는 당신이 지휘하고 있는 이 무리는 분명 이대로라면 꼼짝없이 다 죽게 될 것이 뻔합니다! 그들이 하나 둘 죽어가는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며,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세상에서 마을만이 멈춰버린 시간 속에 있는 것이 마음에 든다면 그것은 그것나름대로 괜찮지만요!
우선 상황을 살펴보죠.
창고와 적치장(야적장)은 우선 만들어놨지만 아직 여섯 가구가 살 만한 집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 17명 전원이 노숙하고 있군요. 이른 봄이고, 정착 원년, 날씨는 흐린 편에 화씨 33도. 통나무는 120, 석재는 60, 철은 40, 장작은 200, 도구는 40, 옷은 30, 음식은 1800이 있군요. 건강은 모두 만빵이고 행복도 만빵! 아직 이상 속에 빠져있는 인간들이군요. 그럼 우선 무엇을 해야할까요? 홈리스 NO NO NO! 하고 집을 지을까요? 노숙을 한다는 것이 줄곧 집에서 살아온 당신을 비롯한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사실 당장 집이 없다고 큰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겨울 전이라면 전혀 목숨에 지장이 없고, 지금은 이른 봄이죠. 또한 집을 짓는 데는 재료만 있다면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그렇담 당신이 당장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맞아요. 우선은 식량입니다. 식량!
우선 당신이 쥐고 있는 카드는 여섯 장입니다. 그 중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밭농사, 과수농사, 어로, 수렵, 채취 활동입니다. 이 선택지라면 가장 현명한 선택은 밭을 마구 늘리는 것입니다! 밭농사가 가지는 장점을 서술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2. 상대적으로 적은 면적을 사용하여 많은 생산이 가능하다.
3. 농번기가 끝나면 자동으로 농장 종사자들이 다른 노동을 한다.
4. 건설하는데 별다른 재료가 들지 않는다.
5. 그해 봄에 씨를 뿌리면 늦여름-초가을에 수확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른 거 생각하지 말고 밭을 최대 크기인 15X15에 맞춰 구획을 두 개 쯤 설장한 뒤에 여섯 명 정도를 농업에 배치하면 앞으로 식량걱정을 좀 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원이 여유로울 때마다 계속해서 밭을 늘리면 야호! 계속해서 문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죠!
다만 문제는 그겁니다. 만일 당신이 하드모드를 선택해서 농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할 수 있는 것이 어로 활동, 수렵 활동, 채집 활동뿐 입니다. 왜요? 구석기시대 사람같아서 실망했나요? 문명인으로서의 자존심도 좋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래요. 목숨입니다, 목숨! 물론 때에 따라서는 명예가 생명보다 중요시 될 수는 있지만, 글쎄요. 당신의 동지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어쨌거나 이 중에서 가장 할만한 것이 채집활동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숲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채집이 가능하고, 어로활동 4 명, 수렵활동 3 명, 채집활동 4 명의 한 시즌 수확량을 비교했을 때 어로와 수렵활동이 600을 생산할 수 있는 반면 채집활동은 약 1000 정도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농업에 비해서는 효율이 33% 정도 떨어지는 수치이긴 합니다만, 없는 걸 어쩌겠어요?
좋아요. 농업이든 채집활동이든 이제 시작합시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두 활동 모두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말로 아무렇게나 배치한다면 효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져버립니다. 그러면 식량 생산량이 감소하고 당신의 동지들은 먹을 게 없어지고 그렇게 인구가 줄고 그렇게 식량 생산량이 다시 더 감소하고… 아, 암울하다. 그러니까 조금 더 생각을 해봅시다.
아직 지어지진 않았지만, 우선 당신의 인민들은 집에서 배정받은 일터로 출발할 것입니다. 걸어서 일터에 도착한 이들은 일을 하다가 배가 고파지거나 추워지면 다시 집으로 갑니다. 집으로 갔는데 장작이 없거나 식량이 없으면 창고로 가서 식량이나 장작을 챙겨서 집으로 간 뒤에 각자의 욕구를 해결한 뒤에 다시 일터로 갑니다. 거기서 생산이 완료된 식량은 다시 창고로 날라야 다른 인민들이 이용가능합니다. 따라서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인민들의 주택과 일터, 그리고 창고 사이의 거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선은 창고와 되도록이면 가장 가까운 곳에 농업 시설이나 채집 시설을 건설하도록 합시다.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이 다음엔 아직 도구가 여유 있으니 집을 지어주도록 하고, 이제 생존에 필수적인 장작과 도구를 생산할 수 있는 나무꾼의 집과 대장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장작이야 추우면 얼어죽는다!라고 바로 생각할 수 있지만 웬 도구?라고 당신은 어리둥절해 할 수 있지만, 사실은 장작보다 훨씬 더 생존과 직결된 것이 바로 도구입니다. 왜냐하면 도구가 없으면 뭐 제대로된 생산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죠! 아니, 생각해보세요. 어로 활동을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ㅋ음ㅋ. 그렇다면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을 수밖에요. 농사를 생각해도, 저 넓은 땅을 파는데 손으로 판다? 이거 완전 끔찍하죠. 그러니까 도구가 없으면 생산 효율이 극단적으로 낮아지고, 그러면 식량 부족 사태로 빠른 유령마을 테크를 타게 되는 것입니다. 나무꾼의 집과 대장간과 같은 이 차 가공을 하는 곳은 또 위의 프로세스와는 다르게 원자재를 가져오는 과정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자재가 많이 쌓이는 야적장과의 거리도 생각해주어야 당신은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했으면 우선은 마을 사람들이 픽픽 죽어나가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당신이 편이 쉬기에는 할 일이 너무나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마을의 인구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