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였나.. 옛날 판타지 소설에서 많이 차용했던 설정이 있었는데, 그 중에 흥미로운 개념 중 하나가 '절대 선'이었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절대 선' 속성이란 것은 선이 아닌 모든 것을 배척하는 것이었는데, 조금만 생각하면 이것이 상당히 모순적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아니 그보다도 '선'을 판단하는 기준조차도 분분한데 과연 절대적으로 선인 사람이 있는 것일까?
실제로 우리 사회는 자력구제를 금지하는 등, 명확하지 않은 선을 위해서라면 악한 행동도 서슴치 않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또한-에서는 폭력적인 선이 존재하고 있다.
오늘 강의 중에 사창가를 없애야한다는 말이 나왔다. 밑도 끝도 없이 '나쁘기때문에' 없애자는 것이다. 물론 나도 성매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아무런 대책도 없이 사창가를 없애는 것은 선이라는 목적을 위해 악행을 하는 것이 아닐까? 꼴보기 싫은 것을 치우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그것을 치움으로 인해서 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문제도 발생할 수 있고, 또한 사창가를 단순히 어디로 치우는 것은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과연 그 목적조차 옳다고 볼 수 있는 지 의심해봐야 할 것이다. 결국 이렇게 폭력적인 선이 등장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는데, 하나는 타인에 대한 공감이 전혀 안되는 이기적인 사람이거나, 작은 일이 더 큰 일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절차적인 선을 중요시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이러한 폭력적인 선-혹은 선의 탈을 쓴 이기-을 상당히 멀리해야 옳은텐데, 생각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기묘한 욕망의 분출이 많은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