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7 스팀 발매. 2015.03.18 ~ 2015.03.19 플레이.
총 15.8시간 플레이. 엔딩 감상 완료. 모든 챌린지 완료.
모든 도전과제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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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택트로 시작된 툰 그래픽의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소위 '리얼 젤다' 시리즈와는 다른 방향으로 젤다의 전설 시리즈의 명맥을 잘 유지해온 게임일 것이다. 만화같은 그래픽과 보다 직관적이고 쉬운 던전의 구조 등을 통해 나이가 더 어린 편인 게이머들을 타겟으로 한 툰 그래픽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리얼 젤다 시리즈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래도 닌텐도 콘솔이 아니라면,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즐기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게임큐브나 NDS, 3DS 같은 기종 닌텐도의 게임기가 없다면 이 불세출의 명작 시리즈를 즐길 수 없다는 것도 큰 아쉬운 점일 것이다. 그래서 이따금씩은 다른 기종으로 젤다의 전설과 어느정도 게임성이 유사한 게임이 나오기도 하고, 그 중 잘 만들어진 게임은 나름의 호평을 받기도 한다. 오션혼(Oceanhorn) 역시 그런 게임들 중 하나이며, 애플사의 모바일 기기나 PC로 어느 정도 젤다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툰 젤다 시리즈의 시초, 젤다의 전설 ~바람의 택트~
아버지를 찾아 떠나는 모험, 오션혼(Oceanhorn)
오션혼은 3D 그래픽을 바탕으로 한 액션RPG 게임이다. 게임의 제목이자 게임 세계관의 위험한 비밀 병기인 Oceanhorn을 저지하기 위해 주인공 청년의 아버지가 모험을 떠나게 되고, 그 아버지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게임이다. 그 과정에서 세계에 있는 여러 섬들을 떠돌아 다니게 되고, 최종병기 Oceanhorn을 저지하기 위해 여러 아이템들을 모으고, 각 섬에 있는 증표를 모아야 한다.
오션혼은 참 많은 부분에서 젤다의 전설 시리즈와 유사함을 보인다. 전반적인 게임의 디자인과 플레이 방식은 카툰 그래픽으로 나온 젤다의 전설 시리즈가 많이 떠오른다. 섬과 섬을 이동하는 항해 부분은 NDS로 나온 젤다의 전설인 몽환의 모래시계가 떠오르기도 한다. 아마도 오션혼의 제작자들은 많은 부분에서 카툰 젤다 시리즈로부터 영감을 받아 이 게임을 만든 듯 하다.
처음 이 장면을 보고, "아! 몽환의 모래시계!" 라고 했었다.
유사점이 정말 많긴 하다.
게임의 인터페이스는 굉장히 깔끔한 편이다. 좁은 화면에서 화면을 터치하여 플레이해야 했던 iOS판과 비교해본다면 더욱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부분이다. 게임의 메뉴 화면 역시 깔끔하여 원하는 메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창모드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다는 꽤나 눈에 띄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라면 게이머들에 대한 배려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 할 수 있겠다.
단, 이런 방식의 게임이 늘 그렇듯, 키보드/마우스로 플레이하는 것 보단 게임 패드로 플레이하는 것이 좀 더 편하게 느껴진다. 게임의 특성 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모든 PC게임 유저가 패드를 갖고 있지 않기도 하니 좀 더 키보드/마우스 유저들을 배려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애초에 젤다의 전설 시리즈가 패드로 플레이하는 게임이기도 하고...
모바일에 비해 화면을 넓게 사용하니 확실히 화면이 깔끔해보인다.
오션혼의 난이도는 그다지 어려운 편은 아니다. 각 던전의 맵의 구성이 어렵지 않고, 퍼즐 트릭도 큰 어려움 없이 추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음 장소에 대한 힌트를 조금 애매모호하게 주는 편이고, 숨겨진 길/아이템의 위치가 직관적이지 않은 곳이 가끔 있어 게이머들이 헷갈릴만한 여지가 있긴 하지만, 진행이 크게 막힐 정도는 아니다. 라이트 유저들도 어렵지 않게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을 수준이다.
거기에 오션혼은 많은 게이머들을 매료시킬 만한 요소가 많은 게임이다. 우선 큰 줄거리만 따라갈 시 약 9~10시간 정도의 플레이타임을 보여준다. 거기에 추가로 진입할 수 있는 섬들과 낚시 등의 추가 컨텐츠 요소도 다양하여 게임 안에서 즐길 것도 많은 편이다. 이 게임의 원작이 모바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인디 게임으로써는 꽤 알찬 볼륨의 컨텐츠라 해줄만 하다.
줄거리 진행은 별도의 공략 없이 스스로 진행할 수 있을 정도.
궁팔십 달팔십. 세월을 낚는 강태공의 심정으로.
오션혼의 음악 또한 상당한 수준을 자랑한다. 오션혼의 음악에 대해서 추가로 언급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구)스퀘어 게임들의 음악을 담당했던 노부오 우에마츠와 이토 켄지가 오션혼의 음악을 만들었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야말로 초일류 거물이 음악을 맡았으며 실제 음악도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많은 인디 게임들이 인디 게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수준의 음악을 자랑하지만, 오션혼은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라 칭해줄 만 하다. 별도의 사운드트랙을 팔고있지 않다는 점이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다.
오션혼은 게임성만을 놓고 본다면 두말할 필요가 없을 최고의 인디 게임일 것이다. 이미 iOS판으로 출시되어 엄청난 호평을 받았던 게임이니만큼, 최고의 게임성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아쉬운점이 몇 가지 드러난다. 우선 게임의 최적화가 엉망이라는 점일 것이다. 게임을 하다보면 중간중간 렉이 걸리기도 하고, 게임이 일시적으로 느려지기도 한다. 생각보다 자주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데, 평소에 렉이라는 부분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던 본인조차도 꽤나 거슬리게 느껴졌던 부분이었다. PC판으로 이식하는 과정이 원활하지 못했던 듯 한데, 이런 불편함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 게임을 저평가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점이 조금 걱정된다.
사소한 부분이겠지만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단 점도 조금 아쉽다. 지명이나 인명 등, 고유명사들을 따로 번역하지 않고 영어로 유지한 부분은 마음에 들지만, 가끔 앞뒤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번역들과 반말과 존댓말이 뜬금없이 섞이는 번역들은 조금 아쉽긴 하다. 그래도 한글화가 되었다는 것 자체는 여전히 큰 장점으로 다가올 부분이다. 번역이 조금 어색하더라도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큰 이점이 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자주 버벅인다. 꽤나 불편한 부분.
정중하다고 해서 나쁜 놈이 아니란 건 아니겠지만...
뛰어난 게임인 건 분명하지만, 아무래도 이 게임이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뛰어넘었다고 보기엔 조금 무리가 있을 듯 하다. 세세한 부분에서 조금씩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워낙이 원작의 영감을 받아 만들어 진 게임이기도 하고, 어디까지나 인디의 영역에서 만들어진 게임이니만큼 너무 완벽하기만을 바라는 건 조금 무리가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확실히 인디의 영역 안에서 보자면, 오션혼은 분명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게임의 설명부터 던전의 구조,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 간결한 인터페이스와 적절한 난이도 등을 보았을 때 적어도 게임성이란 측면에서 보자면 오션혼은 완벽한 게임일 것이다. 최적화가 잘 되어있지 않아 게임 플레이가 쾌적하지 못하다는 큰 단점만 고쳐진다면, 오션혼은 가히 2015년 상반기 최고의 인디 게임이란 평을 들어도 아깝지 않을 게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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