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워낙 고전게임을 좋아하는 덕분에 요즘 나오는 고퀄리티 3D 게임을 하더라도 늘 정겨운 2D 그래픽 알만툴 게임들에 대한 향수를 느낍니다.
단언코 추억이란 배고픔과 더불어 기억 속의 작품을 명작으로 만들어주는 최고의 양념입니다.
마침 노트북 파일들을 정리하다가 아주 예전에 플레이했던 작품들을 공략 도중에 쓴 듯한 메모가 있길래 옛날 알만툴 게임에 대한 향수병이 도져서
이렇게 다시 추억의 짧은 주저리 글을 남깁니다. (리뷰는 아닙니다.)
당시에는 창조도시에서 대부분의 게임을 받아 즐겼었습니다. 알만툴 게임이 범람하던 시절이어서 그때 사이트에 쌓이고 쌓인 데모/완성 게임 목록은
지금봐도 어마어마 하군요.
Chaotic mind는 이미 여러번 플레이했었지만 다시 회차를 반복해서 봐도 재미있네요.
아기자기함에 이런 섬뜩하고 음침한 시나리오가 어울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구나라고 나름 문화적 충격 비스무리한 걸 일깨웠던
게임이었죠. 현대 그래픽도 무척 깔끔했고요. 문 여는 기이잉~ 하는 특유의 소리가 아직도 귀에 남아있습니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플레이어 캐릭터의 비밀을 알았을 때는 '범인은 야스' 급의 어린나이에 적잖은 트라우마가 될 지경으로 놀라운 스토리였습니다.
다음은 Evangelista님의 '푸른사자' 입니다. (팀이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워낙 오래되어서)
중세풍의 배경과 맵칩이 아름다워서 눈이 호강했었죠. 스토리도 초장부터 충격적이었으며 주인공이 생각보다
시니컬한 녀석이었던게 떠오릅니다. 그리고 다람쥐가... 너무 강했어요. (바람의 나라부터 시작된 유래깊은 다람쥐 공포증)
하지만 안타깝게도 데모 버전만 나오고 이후 다른 게임을 만드신다며 옮겨가셨습니다.
다음은 완성판이 정말로 고대되었던 귀신의2호생님의 'motherland' 입니다.
프로급 일러스트와 별조각 이야기처럼 캐릭터와 맵도 일일이 직접 그리셔서 그 높은 퀼리티와 정성에 당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죠.
저도 그들 중 하나였고요. 무엇보다 제가 환장하는 아기자기 컨셉+마법사 소녀 의 요소에 한방에 넉다운 되었었습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오즈의 캐슬도 이 게임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이 게임 역시 결국에는 데모만 남아 무척 아쉬웠습니다.
여담이지만 vx ace의 대쉬기능을 맛보고서 xp 게임을 즐기려니 이동속도가 느려서 조바심이 나네요.
또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2000, 2003 툴로 만들어지고 옛날에 유행했던 개죽이가 나오며
주인공에게 귀여운 목소리로 욕을 하는 개(욕에는 음성지원이 되더군요;) 가 나오는 것도 있었는데
하도 오래되어서 제목도 기억이 안나네요. 동생과 함께 플레이를 했었으며 찰진 욕과 개그가 참으로 유쾌한 게임이었습니다.
혹시 기억하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가르쳐주세요 ㅠ ㅠ
그외에도 여러 게임들이 있지만 점심시간이 끝나가니 여기까지만 적도록 합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여러분의 추억에도 많은 알만툴 게임의 추억이 잠들어 있을텐데, 한 번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