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스샷을 보고 재밌게 보여서 한 번 해봤습니다. 체험판이라는데 꽤 긴 느낌입니다. (길다고 싫은 건 아닙니다.) 우선 곤드레 숲까지 해봤는데 부족하나마 나름 평가를 해볼까 합니다.

좋았던 점:

1. 연출이 세세하다

처음 오프닝도 괜찮았고 게임을 하면서 캐릭터들이 하는 깨알같은 행동(말풍선이 머리 위에 뜬다던가, 침대에 누워 잘 때 눈이 감긴다던가 등등) 들이 보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또 족보를 보는 부분에서 단순히 글로만 처리하지 않고 그림을 띄워서 지루하지 않고 좋았습니다. 

2. 분위기를 조금씩 띄워주는 개그 

보통 rpg를 만든다하면 작정하고 개그하지 않고서는 스토리 진행에만 집중하는 심각한 이야기로 흐르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스토리 진행을 하면서도 틈틈히 숨 돌릴 수 있도록 개그가 들어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3. 게임 조작할 때 소소한 장점들

대각선 이동을 할 수 있고, 레벨업하면 체력과 마력이 회복해서 편하게 게임할 수 있었습니다. 또 심볼 인카운터여서 원한다면 전투를 피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4. 다양한 기능들

이 게임은 명확한 스토리가 있고, 그것에 많이 따라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스토리에만 따라가지 않아도 즐길 만한 것들이나(군대 같은 거) 게임 진행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요소(교회 공헌도로 경험치나 아이템 획득)가 있어서 게임에 더 큰 재미를 더해줍니다.

5. 맵배치가 꽉 차있고 자연스럽다.

저같은 경우에는 맵배치를 정말 못해서 맵이 대체로 텅 비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정말 마을이면 마을같은 분위기가 나도록 집이나 사람들을 배치해두고, 또 숲에서는 나무 배치도 적절하고 정말 숲에서 헤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그렇다고 짜증나는 건 아니고 헤매다가도 길을 발견해서 성취감이 들었습니다.) 

안 좋았던 점:

1. 이벤트 진행상의 문제

초반 볏짚마을의 숨바꼭질 이벤트를 끝내서 10전을 얻었고 남자아이가 술래가 됬는데 아무 건물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또 같은 이벤트가 반복됩니다. 또 여자아이가 술래일 때 플레이어가 알려줘서 잡았다고 할 때 이벤트가 도중에 중단되고 다시 또 같은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초반 밥 먹는 이벤트를 그냥 스킵하고 바로 구봉산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이건 연출 상 강제로 봐야하는 이벤트 같은데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다.)

노가다 딱히 안하고 스토리만 진행함을 기준으로 볼 때 몬스터들이 대체로 센 거 같습니다. 주인공들 체력이 너무 낮아서 1방만 맞아도 위험합니다. 또 몬스터들의 행동이 대부분 주인공들보다 빠르기까지 해서 난이도가 높은 거 같습니다. 또 인카운트 범위가 도트에 비해 넓은 것 같습니다(이건 도트가 크던 작던 최소 이벤트 1칸이라서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만, 도트를 1 칸에 맞게 키워주시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또 이벤트로 만나는 물 슬라임이 좀 강한 것 같습니다. 물약을 사두지 않으면 죽을 거 같습니다.

물빛여관에서 자는 이벤트일 때 10전을 내야합니다. 만약 10전이 없으면 게임이 여기서 멈출 것 같습니다.

아버지 조범과 함께 다시 물빛마을을 들렀을 때 소서노를 파티로 할 수 있는 걸 몰랐습니다. 이건 이벤트를 통해서 '동료로 할 수 있다는 정도'는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군대 없이 모르고 집단전투(교회 의뢰-곤드레숲 호숫가)를 했더니 패배한 뒤로 다시 주인공 일행으로 돌아가지 않고 맵스크롤만 되는 버그가 있습니다.

2. 게임 조작의 문제

마을 건물에서 들어갈 때 바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결정 버튼(z키)를 눌러야 나갈 수 있는 점(또 어떤 건물 안에서는 나갈 때도 z키를 눌러야함)

3. 기타

소소한 오탈자가 보입니다. (볏짚마을에 마일, 물빛여관에 10전입니다.전 물빛교회에 의로수행 등)

건의사항

1. 아버지 조범이 아들의 장래를 물어보는 부분에서 정해진 대답이 아니면 '무조건 못 들은 걸로 하겠다' 라고 하는데 여기 부분의 선택지를 3개로 줄이거나 각 대답에 따라 다양한 말을 집어넣었으면 좋겠습니다.(책사면 '넌 머리가 안 좋아서 안돼', 백수면 '그런 꼴은 절대 못봐준다!' 라던가 등등)

2.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rpg는 스토리를 진행하는 재미도 있지만 이것 저것 조사하는 재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게임할 때마다 집에 있는 온갖 사물에 결정버튼을 눌러대고 그러는데, 이 게임은 대부분의 사물들이 그냥 거기 놓여있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많이 힘드시겠지만 사물에도 이벤트를 넣어서 주인공의 대사 한 줄이라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 책상에 결정버튼을 누르면 주인공: 이런, 이 책상은 청소를 얼마나 안 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