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제작자이신 <모쟁>님의 [미완세계 러프] 를 플레이해보고 리뷰를 씁니다.
미완세계 러프의 스토리텔링상 특이한 점이라면 액자식 구성을 취했다는 것인데요.
게임 개발자 캐릭터가 자기가 제작하는 게임을 테스터 캐릭터에게 플레이해보도록 시킨다는 구성입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게임 속의 게임에 들어가 용사를 조종하게 되고,
다시 게임 속의 게임에서 나와 게임에서 개발자 캐릭터와
대화하기도 합니다.
액자식 구성의 특징이라면,
액자 속 사건에 대해 보는 사람이 심정적으로 거리를 두고 냉철한 시선으로 보게 된다는 것인데요.
이 게임의 스토리는 그에 잘 어울립니다.
즉 게임 속 게임에 대해 이건 개발자 캐릭터가 만든 게임이잖아? 하면서 거리감을 두고 보게 되지요.
게임 속 게임을 하다 보면 개발자의 애환을 알게 되고
개발자와 대화하다보면 (같은 아마추어 개발자의 입장에서)뜨끔할 때가 많습니다.
사실 이렇게 주제를 위해 전달형식을 갖추기는 꽤 어려운 수법에 해당합니다.
주제를 위해 전달형식을 교묘하게 고른 아주 유명한 경우가 있습니다.
오이디푸스 왕의 경우가 그랬지요.
오이디푸스 왕의 주제는 <운명> 인데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주제를 위해
"이미 다 벌어지고 이루어진 일"들을 서서히 추리해 가면서 깨닫게 된다는 시점을 골랐습니다.
만약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순차적으로 해가는 과정이었다면 운명이라는 주제는 빛을 잃고 말지요.
미완세계 러프도 <액자식 구성> 이라는 수법을 골라서
게임 속의 게임을 심정적으로 거리감을 두고 플레이하게끔 하면서 게임을 만든다라는 것에 대한
테스터와 개발자의 여러 가지 심리를 훌륭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완세계 러프의 주제는 매우 명확하구요
그 주제를 (실제 플레이어에게)전달하기 위한 수법을 아주 적당하게 고른
훌륭한 스토리 텔링을 가진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게임을 만들고자 하시는 분이라면
스토리를 누구나 가지고 계시겠지요.
이 스토리를 어떤 형식을 가지고 전달해야 플레이어에게 내가 원하는 효과를 줄 수 있을까? 라고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미완세계 러프 한번 해보세요. ^^
근데 미완세계 러프는 좀 짧았어여.. 흑흑...
명함정고난과 함께 잘 만들어진 단편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