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게임용 맵과 자랑용 맵은 엄연히 다른 것인데

by Roam posted Nov 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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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만툴계에서「맵배치 자랑 문화」가 언제부터 어디서부터 생겨난 건진 모르지만

일단 그 문화 자체를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 문화가 알만툴 유저들의 맵배치 성격을 바꿔놓은 것 같습니다.


위의 짤방에서「밝은 부분」은 모두 게이머가 알만툴 화면에서 실제로 보게 될 사이즈입니다.

VX 시리즈 기준인 17칩 x 13칩 의 사이즈의 화면이죠


위 짤방에서 게이머가「밝은 부분」에 도착했을 때 느낄「황량함」을 생각해보세요


일단 게임이란 매체에서「황량함」을 느끼는 건 좋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길을 잘못 들어 진행을 못하게 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해지죠.

특히 알만툴같은 2D기반 게임에선 더욱 문제가 되는데

XY좌표로만 공간지각이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황량한 공간을 만나면 길찾기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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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만툴 사이트 게시판에 맵자랑하는 유저들이 추구하는 것은 풍경(Landscape)입니다.


"나 이만큼 공들여서 이렇게 넓은 마을 하나 만들었다. 어때 근사하지?"


이거죠.


대체로 넓은 맵과 거대한 마을을 자랑해야 게시판에서 칭찬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되고

그런 맵배치를 추구하다보면, 시간을 엄청 들이지 않는 한, 어쩔 수 없이 작은 부분들이 소홀해집니다.




근데 그 맵 속을 돌아다니게 될 건 제작자가 아니라 게이머들입니다.

그 사람들에게 보이는 화면은 17칩 x 13칩 사이즈의 코딱지만한 프레임 안입니다.

애초에 풍경같은 게 쓸모가 없는 것입니다.


고작 17칩 x 13칩 사이즈의 화면밖에 볼 수 없는 게이머들에게 중요한 것은

인도와 안내이고,

불안함, 막연함, 당황을 주지 않는 것입니다.

불안하고 막연하지 않도록 계속 눈앞에 뭔가가 보여야하고,

눈앞에 보이는 것들을 쫓아가면 결국 옳은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만들어야 하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게임용 맵」과자랑용 맵은 엄연히 다른 것이며

자랑용 맵」을 추구하느라「인도와 안내」를 놓치는 부분이 생기면

게이머는 유쾌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Who's Ro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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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스 2012년 우수작「악마의 안구」개발자입니다.
제 게임이 아방스 우수작에 선정되어 매우 기쁘고 감격스럽습니다.

현재 완전신작인「천사의 유실품」을 개발중이며
2013년 연내에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