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정부나 국회의원들이 게임 탄압하려고 말 꺼낼때마다 느끼는 부분입니다. 어차피 저들 입에서 세계적 흐름을 운운하든 한국 특색을 운운하든 정치인이란 자기 입장에 따라서(혹은 표심을 얻기 위해서) 손바닥 뒤집듯이 말을 바꾸는게 직업이니, 저들에게 게임 중독이라는 문제를 해결할 진심이 있는지 없는지는 따져봐야 무의미할 것입니다. 정치적 입지 쪽으로 봤을때 게임을 지지하는게 더 나은지 게임을 반대하는게 더 나은지를 따지면 정치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후자가 될 테니까요. 대한민국 부모 중 대다수는 아직도 자식이 게임을 하는것을 자식이 담배를 피는것, 술을 마시는것만큼 싫어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식이 옳은지 그른지는 둘째치고 이게 현실입니다. 4대 중독에 게임이 들어간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봐야겠죠. 정치인은 그게 옳은지 그른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그게 표심으로 이어지느냐 아니냐를 따지는게 정치인이란 직업이니까요. 


하지만 이건 굳이 저만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느끼고 있는 부분이겠죠. 전 오히려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에 실패하다 못해 악화에 일조한 한국 게임업계에 책임을 묻고 싶습니다. 전 그들이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단순한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00% 피해자라고 하면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와, 소규모 인디게임쪽 사람들이겠죠. 


확실히 세계적으로 게임을 영화, 소설, 만화와 더불어 문화컨텐츠의 일종으로 인식하고 있는것도 사실이고, 미국에서는 정부가 게임을 예술의 한 종류라고 인정하기까지 한 것도 사실입니다.저도 아프리카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게임영상 많이 보곤 하는데, 해외에서 발매되는 게임들 보면 정말 그럴만하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면을 얘기하는게 아닙니다. 웅장하고 치밀한 세계관으로 유명한 스카이림은 미국 대학 영문학 교재로 선정되거나 문화연구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고, 저니(journey)라는 게임은 그냥 다 뜯어보면 여행하는 게임에 불과한데다가 채팅도 못하고 음악 소리로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계획만 놓고 보면 한국 게임업계에서는 단박에 비웃음만 살 컨셉인데도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으로 크게 성공했고, 부모를 잃은 소녀가 너무 감명깊게 해서 감사의 편지까지 보낼 정도의 명작이 되었습니다. 


한국이 주특기라고 자신만만하는 온라인 게임 쪽을 보면 320억을 투자하면서 '국내 게임의 자존심' 운운하던 테라가 그보다 훨씬 더 전에 나왔던 WOW의 반도 못미치는 게임 컨텐츠로 비웃음을 샀고("게임을 그래픽만으로 최고가 될 수 있었으면 우린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으로 WOW를 만들었을 것이다" 비슷한 말을 WOW 쪽에서 테라를 보면서 평했다고 하는데 얼핏 들은 소문이라 확인은 안되고요), 게임 운영 쪽을 보면 LOL로 유명한 라이엇은 심리학자까지 고용해서 트롤, 비매너 유저들을 골라냅니다. 트롤짓을 몇번해서 몇번 신고를 당했고 그때 무슨 조치를 몇번 취했고 그래도 안되서 계정 정지를 했다는 식으로 전부 다 통계와 데이터로 만들어서 관리합니다. 원칙이 있다는 겁니다. 


게임을 예술로 만들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문화컨텐츠를 넘어서 예술의 한분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거지요. 


한국 게임업계는 그러한 노력을 했을까요?


제 대답은 NO입니다.


한국 게임업계는 철저하게 회사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면 무슨 짓이든 하고, 이득이 되지 않는 일이면 죽었다 깨어나도 안합니다. 그리고 그게 엄청나게 당연하다는 듯이 일하고 게임을 만들고 운영합니다. 이게 예술을 하고 문화를 만든다는 사람들의 인식이라고 절대 생각되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가장 커다란 고질적 문제는 역시 '모방'이겠죠. 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도 하지요. 근데 한국 게임업계의 '모방'은 '모방'이 반이라면 나머지 반은 '도작'에 한없이 가깝습니다. '창조'는커녕 '창작'도 없다는게 중요한 점입니다. 그러고도 매우 당당한게 한국 게임업계의 대단한 점이랄까...웃기는 점이죠. 대놓고 베껴놓고 발뺌하는 넥슨의 게임들을 보세요. 애니팡이 카카오톡과 연계해서 성공하니까 너도나도 카카오 쪽으로 달려가서 어떻게든 돈벌려고 매달리는 꼴을 보세요(그 애니팡조차도 이미 있었던 게임을 비슷하게 따라만든 결과물에 불과했죠). 모바일 게임으로 '확산성 밀리언 아서'가 대박을 터뜨리니까 우후죽순 따라서 TCG랍시고 가챠라는 명백한 도박 사행성 시스템을 집어넣은 게임들을 내놓고 돈을 쪽쪽 뽑아내는 꼴을 보세요. 요즘은 '신수의 주인'이라는 게임 개발진은 호랑작가라는 유명 작가 분을 모셔놓고도 대놓고 일본의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요시다 아키히코의 화풍대로 그려달라고,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서는 엄청나게 치욕적인 표절 요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해서 신나게 욕을 쳐먹고 있지요.


한국 게임업계가 이런식입니다. 해외에서 한번 대박이 난 명작의 사례를 가져와서 그래픽만 약간 바꾸거나 아주 사소한 거 몇개만 바꿔서 내놓는 식입니다. 그래서 표절 의혹도 엄청 많이 휘말리는거죠. 철저하게 회사 위주로 굴러가는 게임 운영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확실히 게임은 마약 취급받을 만큼 나쁜짓을 하지 않았고 나쁘지도 않습니다. 엄연한 문화컨텐츠입니다.


하지만 게임이 하나의 문화라고, 하나의 예술이라고 인정받을 정도로 게임업계가 훌륭한 게임을 만들어왔는가, 훌륭하게 게임을 운영해 왔는가를 따지면 전 단연코 부정하겠습니다. 


한국 게임업계는 게임의 인식 악화에 아주 확실하게 일조했습니다. 그런 자들이 단순한 피해자인 척 하는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런 자들 때문에 인디게임 쪽까지 싸잡아서 피해를 입는것 역시 납득하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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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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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07 17:29
    뭐 소위 말하는 국내 메이저 게임 회사들의 주 목표는 수익이죠. 말 그대로 그냥 기업.
    다른곳도 기업이고 수익을 신경쓰지 않는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그런 곳들처럼
    '게임' 그 자체에 조금이라도 더 집중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는,
    기대해봤자 좋을건 없을테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고 있습니다.
    어차피 국내 유저가 해외 게임의 손을 들기 너무 쉬운 세상이니까요.
  • ?
    량님 축하합니다.^^ 2013.10.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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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량님은 8포인트를 보너스로 받으셨습니다.
  • profile
    파치리스 2013.10.07 18:04
    아 진짜 ㅋㅋㅋ 밀리언아서 한 번 뜨니까 그거 비슷한게임들 우루루 쏟아지던데... 짧은시간에 밀리언아서와 비슷한 게임 만들어내려고 개발자들 얼마나 갈궈댔을지 상상이 감
  • profile
    얀리 2013.10.07 19:04
    근데 그런식으로 치자면 한국 문학도 형편없고 드라마도 사실 그닥 형편없는게 현실입니다
    문화매체로 취급받기 위해 무엇을 해야된다기보다는 그냥 문화란 카테고리 안에 처음부터 취급되어있는데..

    말씀하시는 요지는 뭔지알겟고 꽤 그렇다고 생각은하지만 표현방식이 뭔가 잘못되었다 생각되네요
  • ?
    페렐 2013.10.07 19:14
    공감이에요.
    어디선가 들었는데, 다른 나라에선 A가 떠오르면 다른 사람들도 그런 유망주를 찾아 B를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A가 뜨면 너도나도 이미 과포화상태인 A로 뛰어든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특히 그런 면이 강하대요. 그래서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는다고 그러더라고요.
    (공동체주의가 나쁜 방향으로 발전한 케이스래요.)

    전 게임이야말로 스토리, 그래픽, 사운드가 잘 어우러지고 감상자가 이야기에 직접 뛰어들어 일의 전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컨텐츠이기 때문에 현 시대에 가장 발전된 스토리텔링 매체라고 생각해요.
    요즘 그렇게 강조하는 쌍방향성이 가능한 컨텐츠라는 말이죠.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게임은 그저 손 놀리는 유희거리로만 생각하나봐요. 그게 너무 슬픕니다ㅠㅠ...
    전 그게 너무 아쉬워서 게임 제작 판에 뛰어들었어요. 게임도 스토리텔링 매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거든요.
  • ?
    페렐 2013.10.07 19:21
    그나마 이런 판에서 벗어났던게 피쳐폰 시절의 모바일 게임입니다.
    물론 너도나도 RPG를 만드는 게 없잖아 있긴 했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콘솔 게임 역할을 대신 해줬거든요.
    영웅서기, 에픽크로니클 등 스토리의 독창성을 갖춘 작들도 제법 있었고,
    마스터오브소드처럼 참신한 게임 진행 방식을 보여주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스마트폰이 나타났을 때, 드디어 모두가 갖고 있는 개인용 콘솔 게임기의 시대가 열렸구나! 하고 좋아했죠.
    피쳐폰 시절의 참신한 게임들이 더 좋은 질로 나타날 거라고 생각했으나 그놈의 카토오오오오오옥!!!!!!!!!!!!!!!!!!!!!!!!!!!!!!!!!!!!!!!!!!!!!!!!!

    ㅠㅠ...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참신한 게임사를 찾아보시려면 네시삼십삼분을 보세요.
    우리나라의 모바일 게임의 패러다임을 주도한 작은 회사입니다.
    과거 펀터 시절이었을 때까지의 게임들도 다 보면 이 회사가 우리나라 오바일게임의 희망이구나! 라고 외치게 될 겁니다ㅋ
  • ?
    모쟁 2013.10.07 19:27
    제가 온라인 게임에 손을 뗀 이유가 여기있네요. 비슷비슷해서 질려서죠.
    그런데 알만툴도 참 양산형이 많아서...ㅇ_ㅇ
    그래도 아직은 인디게임 쪽에 희망을 걸고 있네요.
  • profile
    습작 2013.10.07 19:52
    말하고자 하시는 논지가 무엇인지는 대강 알 수 있겠습니다만, 논거가 부실해서 전체적인 내용에 대한 이해가 어렵네요.

    일단 예술로 인정 받으면 인식이 개선 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나 그렇다고 예술로 인정 받지 못해 게임의 인식이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예시로 든 해외 사례들이 과연 게임을 예술로 인정받기 위함이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또한 게임이 예술로 인정받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입니다. 대중문화에 예술이라는 잣대를 드리미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스티븐 킹이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대중문학에 평론가들이 순문학의 잣대를 드리미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이야기 하고, 더불어 해리포터에 대해서 칭찬했던 것이라든지, 일본에서 각종 문학상을 받은 작품은 판매량이 뚝 떨어져 버린다는 이야기 등을 사례를 통해서 예술적으로 인정 받는 다는 것이 과연 대중문화인 게임에게 있어서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국 작품에 과연 예술 성이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채 부분적인 예시를 끌고와 성급히 일반화 하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도 유투브나 니코니코동화 등에서 마비노기 합주 영상들이 새로 올라와 재미있게 구독하고 있습니다만, 본문에서는 이미 '한국 작품 = 저급 상업적 작품'이라는 편견이이 있는 상태로 내용이 전개된 터라 드는 너무 한쪽으로 편중되어 작성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쟁쟁한 와우와 개발비를 뽑는 수준으로 중박친 테라를 비교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가 아닐까요?

    지금도 회원 탈퇴도 시켜주지 않은채로 스팸만 보내고 있는 해외 게임에 고통받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도리어 지금 국내에서 게임이 받고 있는 인식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서 다시 되묻고 싶네요.

    물론 최근 대두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서 그것이 잘한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만, 이를가지고 너무 성급하게 일반화해서 논지를 전개하신것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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