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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작 잡설 : 2D 호러 어드벤쳐 게임 - 1편 : 게임과 방송

by 습작 posted Sep 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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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호러 어드벤쳐 게임

1편 : 게임과 방송


1. 시작하며


  알만툴계에서는 호러 어드벤쳐 게임이 단연 화두입니다. 과거에는 주로 일본 실황 번역 영상의 반응이 좋아 그로부터 화제가 되었다면, 지금은 제작 또는 한글화된 게임들이 국내 게임 방송에서 많이 다뤄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 차이이긴 합니다만, 시간이 흐름에도 꾸준한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 이것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 할 기회를 가져 보고자 했습니다만, 지병인 게으름이 도지는 바람에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사 끄적여 봅니다. 본 내용은 주관적인 내용이므로 가볍게 읽고 넘어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게임 실황


  2D 호러 어드벤쳐 게임이 유독 게임실황에서 많이 다뤄지고 인기를 얻는 까닭은 비단 잘만들어진 해외 게임들이 선별되어 한글화 무료배포된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겠습니다만, 그보다는 2D 호러 어드벤쳐 게임과 인터넷 게임 방송이 지닌 독특한 특성이 서로 어울렸다는 것에 있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인터넷 게임 방송에는 크게 두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타임어택, 풀콤보, 원코인 클리어, 하이스코어 달성 등 자신의 화려한 컨트롤을 보여주는 게임 플레이 시연계이고, 다른 하나는 게임 플레이에서의 플레이어의 리액션, 감상, 대화 등을 통해 진행하는 게임 실황계입니다.(개인적으로 공략형/실황형으로 구분지어 부르기도합니다.)


  전자가 방송이라는 일방향적 성격의 매체의 특성을 잘 살린 것이라면, 후자는 인터넷이라는 쌍방향적 성격의 매체의 특성을 잘 살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전자는 점점 하드코어한 쿠소게임을 찾아가는 반면, 후자는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어드벤쳐나 퍼즐, 노벨류의 게임을 찾습니다. 물론 이 둘을 엄밀하게 구분 짓는다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둘 모두가 각기 큰 축을 담당하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만을 지닌 방송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호러 어드벤쳐는 굳이 분류하자면 그 중 게임 실황의 성격에 부합하는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호러 어드벤쳐게임이 게임 실황의 성격에 부합하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내러티브가 강합니다. 호러 어드벤쳐 게임 역시 어드벤쳐 게임의 한 갈래로 스토리텔링이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게임 자체는 플레이어와 상호작용을 이루는 쌍방향적 매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직접 플레이 할 수 없는 시청자에게 있어서는 일방향적 매체나 다름 없습니다. 때문에 어드벤쳐 게임이 가진 강력한 내러티브는 온전히 전달하면서 인터넷 채팅이라는 쌍방향적인 도구를 통해 그 감동과 리액션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여타 혼자 플레이하는 게임과는 달리 방송에서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둘째, 퍼즐 요소가 많고 반복된 플레이가 적습니다. 게임에서 퍼즐이나 퀴즈는 게임 플레이 시연계에서 중요시하는 화려한 컨트롤의 액션, 슈팅과는 정 반대에 위치한 것입니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화려함은 없습니다만, 방송을 지켜보는 모두와 함께 문제를 풀어보며 소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청자의 참여를 허용해주는 부분 때문에 직접 플레이를 하고 있지 않음에도 게임의 재미를 함께 공유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애당초 내러티브가 강한 게임이기 때문에 그 진행 역시 일방향적인 구성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된 컨텐츠가 스토리텔링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RPG 게임에서와 같이 노가다/앵벌이를 위한 전투 등의 지루한 부분이 적습니다. 이는 생방송에서 상당히 큰 강점으로 자리잡습니다. 방송의 시청자의 입장 뿐만 아니라 방송하는 실황자에게 있어서도 편집하고도 남는 부분이 많아 시간대비 효율적이라는 측면에서 장점입니다. 


  셋째, 상대적으로 작은 볼륨을 지녔습니다. 기본적으로 방송이라는게 꾸준히 놓치지 않고 보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정규 방송이야 재방송이 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불규칙할 뿐만 아니라 재방송이 없기도한 인터넷 방송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처음 부터 보다가 놓치는 경우도 많지만, 애초에 중간부터 보기 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서프라이시아와 같은 대작을(여러가지 의미로) 실황하게 되는 경우 친절한사탄씨님의 131회(http://blog.daum.net/mycom37)실황 동영상이나 지포군님의 96회 (http://blog.naver.com/PostList.nhn?blogId=zpq456&from=postList&categoryNo=33)실황 동영상만 보더라도 뻔합니다. 이건 처음 부터 다시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닐 뿐더러 복습하고 오는 것도 하나의 일입니다. 때문에 짧은 길이는 강점이 됩니다.


  이와같은 이유로 알만툴 등으로 제작된 호러 어드벤쳐 게임은 언제나 게임 실황에서 환영받습니다. 때문에 게임이 잘나지 않아도 종종 실황되는 경우가 잦고, 의외로 큰 호응을 얻는 경우도 많습니다.




3. 하라, 제작!


  위에서 소개한 요소들 때문에 게임 실황에서 호러 어드벤쳐가 많이 선호됩니다. 이런 인기에 가벼이 편승하려는 분들에 대해서 Roam님께서 "「호러」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은 선택입니다."(http://avangs.info/1033515)라는 따끔한 내용의 칼럼을 작성하셨기도 합니다.


  게임 실황과 호러 어드벤쳐 게임이 서로 부합하는 요소가 많다곤 하지만, 둘이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 실황을 의식하고 게임을 제작하다보면 좋은 게임을 제작할 수 없게 됩니다. Roam님께서 칼럼에서 지적하신 요소들은 그러한 측면을 다룬 것들이며, 주의해야 할 사안들이기 때문에 해당 장르의 제작을 말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초심자라면 호러 어브벤쳐 게임의 제작을 추천합니다.


  사실 낚시와 인터넷 유머, 막장개그, 클리셰 덩어리를 덕지덕지 바른 것이라면 그것이 호러 어브벤쳐이든지 RPG든지 정상적인 녀석이 나올리가 만무합니다. 텍스트만 나오는 노벨 게임을 만들든지 대작 RPG 게임을 제작하든지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에는 저마다 고려할 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구현하는데 필요한 기술의 난이도로는 쉽고 어려움을 논할 수 있을 지언정 어느 한 장르가 다른 장르에 비해서 쉽다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어느 장르의 게임을 제작하든지 아이디어와 기획의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제작자가 제작 기술이 다소 부족한 초심자라면 비교적 볼륨이 작고 기술 난이도가 낮은 호러 어드벤쳐를 제작하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4. 마치며


  이렇게 부추기기만 하고 끝내기엔 다소 무책임하다는 생각에 2편부터는 그간 알만툴로 제작되어온 2D 호러 어드벤쳐 게임에서 범해온 실수들에 대해서 하나씩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본래 1편에서 부터 시작하려 했습니다만, 적다보니 도입부가 너무 길어져버리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이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다음편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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