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지 메이커는 제목 그대로 일본식 RPG게임을 만들게 해주는 게임 제작 툴입니다.
RPG란 Role Playing Game 의 약자로서,
제작자가 창조한 세계 속에서 플레이어가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게임입니다.
알피지 메이커 툴을 이용하면 나름 재미있는 알피지 게임을
제작자의 입장에 서서 만들어 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현재 알만툴 게임의 제작자(공급자)들은 주로 방학을 맞은 학생들입니다. 드물게 성인도 있습니다.
이 곳은 제작자 사이트이니 읽는 분들은 소비자에게 관심이 있으실 텐데요.
그렇다면 주 소비자는 누구인가?
알피지 만들기 게임의 가장 큰 소비자들은
아프리카TV의 생방송 시청자들입니다.
게임을 만들거나, 플레이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들지만
아프리카TV로 시청할 생각이면 마우스 클릭 한번이면 되기 때문이죠.
여기서 알피지 만들기 게임의 복잡성이 생겨나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RPG의 시초인 TRPG의 경우
세 가지 부류의 향유자들이 있습니다.
마스터와 플레이어 그리고 리플레이 독자이죠.
마스터는 게임의 룰을 정하고 스토리를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플레이어는 그 세계 속에 직접 들어가 역할 수행(Role-Playing)을 하죠.
그리고 마스터의 인도와 플레이어의 순간순간의 선택이 모인 내용들은 고스란히 기록물이 되어
리플레이가 되는데, 이 리플레이만 찾아서 읽고 다니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았습니다. 재미있거든요.
알만툴 게임으로 보자면 이 마스터, 플레이어, 리플레이 독자는
제작자, 실황자, 시청자
이렇게 대입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TRPG와 알만툴 게임이 완전히 같은 처지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TRPG의 경우 기본적으로 친한 사람들끼리 진행하며
리플레이를 읽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룰을 숙지하고 있는 매니아들입니다.
그러니 알만툴 게임 제작자가 생판 모르는 사람인 실황자와 또 대중인 시청자들을 대할 때는
TRPG에서처럼 펼치고 싶은 상상력을 마구 펼쳐보일 수 없게 됩니다.
음란하거나 잔인하거나 컬트적인 내용은 약간 자제해야겠지요... 모르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계속 대입해 봅시다. TRPG의 선례를 통해 보는 좋은 알만툴 게임, 정확히는 알피지 게임은 어떤 게임일까요.
일단 마스터(제작자)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어야겠죠. 존재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난 겁스 사이버펑크가 좋아!"해도 마스터가 "그럴 능력도, 돈도 없어 디앤디로 해!" 하면 어쩔 수가 없지요.
숨쉬는 것까지 구현해달라! 고 요구해도 제작자가 그럴 여력이 없다면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끝내주는 그래픽? 제공하면 좋죠. 그런데 그럴 여력이 없다면...불평할 시간에 다른 제작자를 찾아보는 게 서로 좋지요.
국내에 그런 제작자가 드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상용 게임으로 눈을 돌려야겠지요.
마스터와 알만툴게임 제작자의 공통점이라면 자신의 즐거움을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이 점이 상용 게임 제작자들과 다릅니다.
또한 플레이어(실황자)의 성향에 맞아야겠죠.
플레이어 성향은 루니인데 먼치킨이나 리얼 롤플레이어 성향의 세계를 들이민다면 호평을 받기란 어렵겠죠.
이런 상황은 마스터의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어떤 스타일의 이야기인지 충분히 설명을 해야합니다.
또 실황자들의 방송물을 미리 관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의외로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리플레이 독자.. 즉 시청자들인데요
플레이어가 생각하기에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가 항상 재미있는 리플레이로 가공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재미있는 리플레이의 조건은
예측이 불가능하면서도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생겨났을 때 그것이 리플레이로서 가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실화를 각색하는 것이 그러합니다.
실화에는 일정한 주제가 없죠. 하지만 각색하게 되면 일정한 주제를 각 사건들 사이에서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게임에 현실감을 부여하는 것은 좋으나 거기서 주제를 발견하지 못하게 된다면 플레이어는 즐거울지 몰라도
제작이 어려워지고 리플레이가 따분해지는 약점이 생깁니다.
일상은 반복되는 것인데 반복되는 일상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보통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게 되죠.
플레이어라면 반복하면서 나름 집중할 수도 있겠죠. 조작감과 동일시 때문이죠.
하지만 시청자라면 거의 즐거움을 느끼기가 힘듭니다.
예측 불가능, 이것이 재미있는 리플레이의 핵심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공포와 코메디 게임이 흥하는 것도
예측 불가능이라는 리플레이의 핵심을 재능있게 잘 살리는 분들이 만들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제가 본 리플레이 중 최고로 재미있었던 리플레이는 예측 불가능한 장면들이 많았으면서도
마스터의 의도대로 끝까지 스토리가 진행되었을 때 모두의 삶에 의미가 부여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렇게 대입하다 보니 제작자와 실황자와 시청자 3요소가 서로 도와가며 만들어 가는 것이
재미있는 알만툴 게임이라는 생각을 지금 하게 되네요.
제작자는 무조건 플레이어들의 발을 닦아줘야하고 실황자는 무조건 제작자의 비위를 거슬러선 안된다는 식의 글들은
약간 치우친 견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제작자와 실황자가 무조건 시청자들의 재미를 위해서만 봉사해야 한다는 것도 너무 치우친 견해 같습니다.
TRPG의 특징은 마스터도 플레이어 이상의 상당한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인데요.
알만툴 게임 제작자들도 실황자나 시청자들 이상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게임 제작을 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기를
조심스럽게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