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이야기
칼.
이건 고기를 썰고 과일을 깎는 요긴한 도구이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싸고 튼튼하며 구하기까지 쉬운 흉기이다.
칼을 이용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고 치자.
그런데 요즘 '어떤'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적용시키면
'피의자가 범죄에 칼을 사용했다' 라고 하며 칼을 강조한다.
왜 피의자가 사람을 죽여야만 했는지 궁금해하기보단
칼로 사람을 죽였으니 칼을 없애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칼을 없애면 우린 과일도 제대로 못 먹는다.
** 아청법
아청법 개정안이 발효되어 19금만화를 번역하던 사람들중 한명이 저작권 위반도 아닌, 특수강간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을거같다는 말이 나왔다. 칼 이야기에 빗대면 칼은 포르노가 되겠다. 그런데 솔직히 남자들 중에서 야한걸 안 접하거나 야한 생각 안하거나 자위행위 안해본사람은 찾기 쉽지 않다. (좀더 말하자면 여자들 중에서도 그런 사람 있다.) 그리고 그들도 야한 만화, 야한 동영상 등을 접해봤을 것이고 야한 망상도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성범죄자가 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하지만 칼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들대로라면 이자들은 모두 성범죄자가 되어야 정상이다. 여기서 아청법 개정안의 문제가 드러난다. 청소년과 아동을 대상으로한 성범죄가 자꾸 일어나는데 왜 성범죄자들이 그런 비인간적인 행위를 해야 했는지 알아본다기보단 애꿎은데 화풀이하는걸로 밖엔 안 보인다. 물론 일부 포르노 (실제 아동이나 청소년 나오는 불법 포르노라던가. 아청법도 개정되기 전엔 그런거 잡는 법이였다.) 는 정말 규제해야 할 대상이다만 그 이외것까지 모조리 규제한다는건 아무리 봐도 견문발검이다. 성욕은 더럽고 추악한게 아니라 엄연한 인간의 중요한 3대 욕구(식욕,수면욕,성욕)중 하나이며 이를 어느정도 충족하는것이 필요하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인간이라는 동물은 하지 못하게 만들수록 더 강하게 하고싶어한다. 즉 욕구를 제때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그 욕구가 더 강해져버리고 한계를 넘어서면 미쳐버리는 것이다. 성욕 말고 다른 예로 식욕을 들자면, 한끼를 굶으면 배가 고파 일이 잘 안잡힐것이고 두끼를 굶으면 밥밖에 생각이 안날것이다. 하루를 굶었다면, 아마 뭐든 먹으려고 할것이다. 이것으로도 수긍이 안된다면, 부모에게 떼쓰는 아이를 생각해보자. 한편으로는 한 성범죄자가 평소에 아동포르노를 즐겨봤다는 말을 해서 이런 파장이 일어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일개 범죄자가 한 말하나에 법이 바뀐다는건 어찌보면 말이 안된다. 아무리 우리가 까도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정도의 머저리는 아닐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사고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
** 셧다운제
셧다운제로 인해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게임을 할수있는 시간이 한정되었다. 일정 시간이 되면 청소년들은 특정 게임에 접속을 할 수 없다. MBC 에서는 PC 방의 전원을 끄자 화내는 사람들에게 "게임의 주인공처럼 폭력적으로 변했다" 는 망발을 했고 정부에서는 셧다운제를 내걸며 "청소년들의 수면권 보장" 이라는 말을 했다. 유럽에서는 게임을 교과서로 채택한 사례가 있다는걸 보면 참 혀를 찰 노릇이다. 이것에는 칼 이야기 말고도 다른 할 말이 참 많다. 우선 여기에선 '게임' 이 '칼' 과 같은 존재이다. 게임은 별 할일 없을때 시간 죽이기에 좋고 소설책이나 만화책보다 더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도 있다. 또 온라인 게임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같이 즐길수 있는 매우 좋은 장소이다. 이제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반영시켜보자. 그들은 게임이 폭력적이다, 자극적이다 등의 이유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될것이라는 말을 한다. 이는 어느정도는 사실이지만, 절대적으로 보았을때는 말이 안된다. 전달력이 강한 만큼 영향도 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무조건 바뀌진 않을 것이다. 만약 사람을 죽이는 게임을 했다고 해서 멀쩡하던 그 사람이 살인자가 되었다면 그 사람한테 문제가 있지 게임은 죄가 없다. 왜냐하면 그 게임을 한 다른 사람들은 살인을 하지 않고 멀쩡한 정신으로 잘 살아가고 있을테니. 참고로 본인은 포스탈 2라는 악명높은 게임을 해봤다. 게임 진행상 어쩔수없이 사람의 머리를 잘라내고 집을 털고 학살을 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지금 사람을 죽이기는 커녕 최근 6개월동안 폭행이나 이유없는 폭언을 한 적도 없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수면권 이야기는 처음부터 틀렸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1학년들을 기준으로 해보자. 아침 8시까지 등교해서 9교시까지 해치우면 6시 반이고, 야간 자율학습까지 하면 10시이다. 거기에 학원까지 가면 집엔 12시나 되야 온다. 이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대략 14시간이나 된다. 그런데 이들이 집에 와서 게임을 하는 시간은 보통 길어야 2~3시간이다. 물론 잠을 포기하고 4~5 시간씩 하는 사람도 생길수 있다. 하지만 생각을 해보자. 게임을 못하게 해도 학생들은 이미 늦게 자고있다. 그럼 이들이 왜 그렇게 게임에 매달릴까? 대리만족이자 일시적인 스트레스 해소가 크다. 학교에서는 많은 규정에 얽메이고 인간관계에 얽메이고 스트레스 받을 거리가 많다. 청소년들은 이런 것에 불만을 조금씩 가지기 마련이고 그러한 것들로부터 탈출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밤 11~12시는 게임대신 운동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친구들과 놀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시간이다. 그래서 그들은 게임을 함으로써 이러한 것들을 조금이나마 잊으려고 한다. 게임 속은 현실 세계보다는 자유롭기에 그들은 억압을 벗어나려 한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정부기관이나 언론은 게임을 두들겨 패고있다. 여기에는 '칼' 을 없애려고 하는것도 있고, 자신들이 뭘 잘못하고있는지 모르기때문에 책임을 질 생각도 없는 것도 있다. 오랜 시간동안 학생을 학교에서 썩히는건 우리나라가 거의 세계 유일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러한 환경은 스트레스를 유발할수밖에 없는데 이를 풀 방법이 얼마 안되고 그중 하나가 게임인 것이다. 그러니 청소년들은 더더욱 게임을 하게된다.
우리나라 게임시장은 경제에서도 큰 활약을 하고 있는 분야이다. 하지만 이런 시시한 이유로 규제를 걸어대면서 지원은 해주지 않는다면 회사들은 하나둘씩 엎어지거나 등을 돌릴것이고 그러면 우리나라 게임시장은 좋지 않은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는 왜 닌텐도같은 게임기가 없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 이는 밥줄을 끊어놓고 왜 일을 못하냐고 구박 하는것과 같은 이치이다. 만약 정부가 우리나라 게임 시장이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규제는 필요한 정도만 해야 할 것이며, 청소년들의 게임이용시간을 줄이고 게임으로 인한 모방범죄나 부작용을 막아보고 싶다면 청소년들이 게임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원인부터 알아봐야 할 것이다.
제 생각을 매우 길게 적어보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의견이기에 완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