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아방스 회원분이 네이버 쪽지를 제게 보내셨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군요ㅡㅡ;;

사실 언젠가 서프라이시아에 대한 말을 하고 싶기도 했기 때문에...

 

 

너무 오래 전에 한 게임이라 이제 잘 기억도 안 납니다.
전 서프라이시아를 총 3번을 도전했습니다.
그런데 전부 다 중간에 접었습니다. 최고로 많이 해본게 8시간정도 됐던 것 같네요.

 

 

초반엔 전형적인 90년대 한국만화 스타일의 주인공들 - 닝구와 서낀이 보여주는 유머,

제작자의 등장, 뚫훍아저씨의 등장 등,

B급게임 테이스트를 갖고 있었습니다.

 

B급이 나쁘다는 건 결코 아닙니다.
B급 엔터테인먼트는 흥미 본위의 전개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게 관건이며,
유쾌, 상쾌, 통쾌함을 줘야하는데...


 

서프라이시아는 아쉽게도 유머와 게임성이 분리가 되어있었습니다.

서프라이시아에 등장하는 B급 유머는 재미가 있었지만,
정작 게임은 길이가 상당한 미로 던전과,「랜덤 인카운터」방식으로 커다란 부담감을 줬고,
「성인식」부분만 플레이타임상으로 거의 3시간이 걸리는
매우 느린 전개로 진이 빠질 정도였습니다.

B급의 장점을 살리질 못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닝구가 성인식 막바지에서「녹색광물」을 발견하고,
마을은 습격(?)을 받았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마을을 떠나는데, 뜬금없이「녹색광물의 조사」라는 목적이 은근슬쩍 덧붙여지는 것도 어색했습니다.
엄밀히 말해 닝구의 현재입장과 상관도 없는 광물인데,
다음 스토리 전개를 위해 작위적으로 목적을 끼워넣은 거죠.


 

서프라이시아는 1,2,3부로 나뉘어져 만들어졌는데, 제가 그만 둔게 2부였습니다.
이 때쯤 동료들이 둘로 갈라진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각자의 파트를 "모두" 플레이해야 하는데...
2013년 현재는 물론 2008년 당시의 트렌드에서도 한참 벗어나는,
1994년작「파이널판타지6」에서나 나오는 방식이었죠.

예를 들어 닝구쪽으로 먼저 플레이를 하면 마지막에 서낀네랑 합류합니다.
서낀네와 무사히 합류한다는 엔딩를 이미 아는 상태에서, 또다시 서낀쪽 플레이를 해야한다니 너무 지겨웠죠.

 


1부, 2부까지는 이야기가「B급 위주, AAA급 간간히 등장」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어가는데
그런 와중에 게임성은 계속 AAA급 부담을 심어주기 때문에,
B급 이야기 진행파트에서는 기대감도 떨어지고 너무 많이 지겨웠습니다.
아마 제가 플레이해보지 않은 3부에 가서나 이야기도 완전히 AAA급이 되겠죠.

 


가뜩이나 느린 이야기 전개에「랜덤 인카운터」까지 더해지며 플레이타임은 포퐁처럼 늘어나는데
흡인력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준비된 콘텐츠의 양은 더할나위없이 많은 게임인데
구성적인 면에서 너무 좋지 않아서, 도저히 플레이를 끝까지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 알만툴계에서 이미 신화적인 게임이 되었고

많은 찬사가 쏟아졌지만
찬사와는 상관없이, 정작 이 게임을 에디트 안 쓰고 엔딩까지 본 사람이 국내에 몇 명이나 될까 궁금합니다.
한 300명? 그것도 많은 것 같고,

한 100명 정도는 엔딩을 봤으려나요?

Who's Roam

?

아방스 2012년 우수작「악마의 안구」개발자입니다.
제 게임이 아방스 우수작에 선정되어 매우 기쁘고 감격스럽습니다.

현재 완전신작인「천사의 유실품」을 개발중이며
2013년 연내에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Comment '5'
  • ?
    날씨참좋군요 2013.06.09 20:59
    롬님 의견에는 매번 깊이에 감탄합니다.
  • ?
    Roam 2013.06.10 10:03
    깊지 않슴미다 ㅡㅡ;;;
  • profile
    2013.06.10 07:45

    1000명 이상 됩니다만...
    팬카페가 죽은 이유도 많은 사람들이 진엔딩을 봐서 그렇습니다.
    애초에 에디트쓰면 못 깨게 만들어놓은 게임이구요.

    글에 약간의 오류 지적하자면
    분기점은 1부 때이고, 1부 자체는 완전판보다 훨씬 전에 만들어졌으니 제작자도 파판에 영감을 받고 만들었다고 하니
    1부 완성 시점에서는 이상할께 없다고 봅니다.
    랜덤 인카운터와 세이브 포인트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지금은 매우 큰 방해요소가 되지만...

  • ?
    Roam 2013.06.10 10:10

    1000명까지 이르리라고는 도저히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서프 출시당시 공식카페에 다운로드를 마련해놨기 때문에 회원수를 7000명 넘게 이끌어냈지만
    정작 카페 내부에서 "엔딩" 혹은 "클리어"는 단어로 검색해보면
    엔딩봤다는 글이나 클리어했다는 글이 겨우 120개 정도가 나옵니다 ㅡㅡ; (중복해서 쓴 사람도 있고...)
    공식카페엔 공략자료는 물론, 사람들이 던전 지도를 공유하고, 동영상 공략까지 있는데도 말이죠

    2008년 서프 완전판 출시당시 상당히 큰 세력을 갖고 있던 아방스와 구 창조도시에서도
    거의 200플 가까이 달린 게임이지만
    정작 "엔딩봤다" 혹은 "클리어했다"란 리플은 역시 각각 1~2개밖에 달려있지 않더군요 ㅡㅡ;;

    그리고 전 2004년 1부만 나왔을 때부터 서프라이시아를 했습니다.
    랜덤인카운터까지야 심볼그래픽을 만들어야 할 작업량을 생각하면 이해한다쳐도,
    그 당시에 이미 10년전의 게임이었던 파이널판타지6의 요소들을 갖고 오는 건
    그 당시 관점에서도 고전 일본RPG 팬들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일이었죠.

    트렌드와 부합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 profile
    2013.06.10 17:39
    뭐, 일단 트렌드 부분으 넘어가겠습니다.
    1000명도 카페 회원수 같은걸로 대강 추측해서 과장되기는 했지만
    설마 클리어 게시글 인증이 그정도일줄은 생각도 못했네요.
    뭐, 공식카페 가입한 지 한 2년 정도밖에 안되서 그런가...
    다만 게시글을 올리지 않거나 노말엔딩만 본 것 합치면
    대략 300~500 정도는 될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만.
    뭐, 서프가 진입장벽과 난이도가 좀 있는건 사실이죠.
    천명은 그냥 잊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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