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스 칼럼

단편

노벨 풍 알만툴 게임이 고려해야 할 사항

1. 노벨 풍 알만툴 게임?


  사회적 합의된 정의는 아니지만, 일단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노벨 풍 게임이란 텍스트 위주의 스토리텔링이 주가 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입니다.(그 형태에 따라서 비주얼 노벨, 키네틱 노벨 등 세부적인 분류가 나뉘겠지만, 그 세부적인 분류가 이 글에서 중요한 내용은 아닙니다.) 여기에서 핵심은 바로 '텍스트 위주의 스토리텔링이 주가 되는 방식'이라는 것 입니다. '텍스트 위주의 스토리텔링 = 대사량'이라는 공식이 성립하게 되므로 다른 말로 이야기 하자면 노벨 풍 알만툴 게임은 '대사량이 많은 게임'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주얼 노벨의 인기에 힘입어서 인지 간간히 알만툴로도 그와 유사한 모습을 지닌 노벨 풍 게임이 제작되는 듯 한데, 그러한 것들은 물론이고, 비주얼 노벨처럼 생기지 않았더라도 일단 대사가 많은 게임이라면 본 게시물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대상에 포함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게임을 가지고 본 게시물에서는 제작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조금은 자극적인 「노벨 풍 알만툴 게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작성하다가 위와 같은 제목으로 수정하였습니다. 비주얼 노벨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알만툴로 제작된 노벨 풍 게임은 엄청 싫어하는 터라 한 번 정리도 할겸 작성해 보게 되었습니다.




2. 대사 중 저장과 불러오기


  이번 단편 제목에 당당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적혀있는 만큼 하나씩 짚어보며 지나가겠습니다.


  분명 고려해야 할 사항은 여럿 있습니다만, 그 중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대사 중 저장과 불러오기 입니다.


  일반적으로 비주얼 노벨을 비롯한 노벨 풍 게임에서는 대사 중 저장과 불러오기가 가능합니다. 물론 노벨 풍 게임에서 대사창이 없는 순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딱히 대사 중에도 저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일반 저장이 대사 중에 이뤄지는 것일 뿐입니다.


  하지만, 알만툴의 경우라면 다소 이야기가 다릅니다. 알만툴에서는 대사 중 저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물론 문장의 표시 이벤트 이후 저장화면을 불러올 수는 있습니다만, 매 문장이 끝날때마다 불러올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알만툴 게임에서의 대사 중에는 저장이 불가능 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알만툴 게임에서 대사 중 저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없습니다. 여타 다른 RPG 게임에서도 저장은 메뉴 또는 세이브 포인트 등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는 그저 당연한 일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알만툴로 노벨 풍 게임을 제작하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알만툴에서는 대사의 출력 중에는 저장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노벨 풍 게임은 대사량이 많은 게임입니다. 장문의 대사가 출력되는 구간은 통째로 저장이 불가능한 구간이 되며, 저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플레이를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이 됩니다. 플레이를 중단할 수 없는 통짜 구간이기 때문에 도중에 멈추기라도 하는 경우에는 대사 이전 가장 최근의 세이브 구간으로 부터 재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중단할 수도, 진행 할 수도 없게 됩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니 뭔가 알만툴에서는 굉장히 새로운 이야기 처럼 보이긴 합니다만, RPG 장르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플레이어들의 반감을 사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세이브 포인트 입니다.


  실시간 세이브를 금지시키고 세이브 포인트를 하는 경우 새로운 세이브 포인트가 나오기 전까지 플레이를 중단 할 수 없으며, 게임의 중단 또는 게임오버라도 당하는 경우라면 이전 세이브 포인트에서 재진행을 해야 합니다. 물론 다분기의 멀티엔딩 게임의 경우 분기점에 세이브 포인트를 위치함으로써 게임 플레이를 맨처음부터 하게되는 경우를 막고, 하드코어 게임의 경우 외통수에 빠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도 하므로 세이브 포인트가 마냥 나쁜 것이라고만은 할 수 없겠지요.(관련된 이야기는 여기서 다룰 이야기가 아니므로 여기서 중단합니다.)


  하지만, 장문의 대사가 출력되어 저장이 불가능한 구간은 세이브 포인트와 달리 알만툴에서는 스페이스바만 연타하는 것이 전부인 구간입니다. 여기에는 앞서 세이브 포인트가 사용됨으로 가질 수 있는 장점과 같은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지원하지 않는 기능일 뿐입니다.


  때문에 RPG Maker로 게임을 제작한다면 장문의 대사는 넣지 않는 것이 옳습니다. 대사 중 저장과 불러오기를 구현하거나, 그것이 안된다면 매 문장의 표시 종료때마다 자동 저장이라도 넣어줘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이 불가능한 XP 이전의 툴이라면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3. 대사의 스킵


  대사 중 저장과 불러오기 다음을 중요한 요소는 바로 대사의 스킵입니다. 비주얼 노벨풍 게임에는 대사량이 많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대사의 스킵 기능이 필요하며, 대사 중 저장과 불러오기가 안되는 경우라면 비정상 종료시 해당 대사를 다시 읽어야 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더더욱 필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알만툴에서는 대사의 스킵기능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사는 정해진대로의 그 느린 속도로만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XP 이후의 툴에서는 메시지 스크립트 중 대사의 빨리감기 또는 스킵 기능을 추가한 것들이 몇몇 있습니다. 만일 알만툴로 노벨 풍 게임을 제작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반드시 이 것들을 집어넣어야 합니다. 더불어 알만툴에서의 키조작은 일반적인 노벨 풍 게임과는 다르므로 스킵 키 배정에 주의해야 합니다.


  물론 XP 이전의 툴들(95/2k/2k3)의 경우는 대사의 스킵은 다소 요원한 기능입니다. 해당 툴에서는 대사를 길게 넣지 않거나, 차라리 대사 출력속도라도 빠르게 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4. 지나간 메시지 로그의 열람


  다량의 대사는 곧 다량의 정보입니다. 장문의 글을 한동안 읽다보면 간혹 그 흐름을 놓치기 일수입니다. 책이라면 앞선 페이지를 잠시 펼쳐보면 되고 마찬가지로 노벨 풍 게임에서는 지나간 메시지 로그를 열람하면 됩니다.


  그러나 알만툴에는 기본적으로 지나간 대사를 재 열람하는 기능이 없습니다. 플레이에 있어서 중요한 대사를 놓친다는 것은 곧 다시 플레이 해야 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대사 중 저장이나 스킵이 안되는 경우라면 가장 최근의 세이브 파일에서 부터 지금 껏 플레이한 것과 같은 시간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과 동일합니다.


  물론 알만툴 게임에서 주로 제작되는 것은 RPG 게임이기 때문에 대사의 핵심 내용은 퀘스트 로그 등을 만들어 지난 대사를 요약해 줌으로써 재플레이 하게 되는 것을 방지해 주기도 합니다만, 스토리가 강점인 노벨 풍 게임에서의 이러한 요약은 그다지 좋은 대안이라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물론 이러한 것도 XP 이후의 툴에서는 스크립트를 통해서 충분히 구현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RPG에서는 NPC와 불필요한 반복 대화가 가능하므로(어서오십쇼, 무엇을 드릴까요? 등), 일반적인 노벨 게임과는 달리 메시지 로그에 기입할 내용도 잘 선별해야 할 부분입니다.


  XP 이전의 툴들(95/2k/2k3)의 경우는 픽쳐를 통해서 노가다라도 구현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대사 중 살펴보지 못한다는 것은 아쉽겠지만, 모든 대사의 종료 이후에 과거 대사 내용을 픽쳐에 작성해서 스크롤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한다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구현하는데 드는 노력에 비해서 여전히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5. 해상도


  2k/2k3의 기본 해상도는 320x240이며, XP는 640x480 기본에 800x600까지 가능하며, VX/Ace의 경우 544x416 기본에 640x480까지 가능합니다. 물론 기타 기묘한 방법을 사용해서 이 이상 늘이는 경우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800x600 이상의 해상도를 사용하는 여타 비주얼 노벨들에 비해서는 낮은 편입니다.


  알만툴의 경우 32x32 단위의 타일을 기준으로 소재들이 사용되기 때문에 해상도가 너무 커져버리면 화면상에서 캐릭터가 너무 작아지므로 일정 수준이하의 해상도를 유지해 줘야 할 필요가 있는 반면, 장문의 대사를 한 화면에 출력해야 하는 노벨풍 게임에 있어서 낮은 해상도는 곧 상대적으로 낮은 가독성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XP의 RGSS 엔진은 스크립트를 통해서 800x600 이상의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으므로 다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만, 그외의 툴에서는 그러하지 못하므로 다소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이도 앞서 언급했던 문제들과는 달리 이는 비교적 작은 문제이므로 가능하면 해결하는 것이 좋으나 불가능 하다면 VX 이후에서는 640x480을 사용하는 등의 최선을 선택하고 넘어가도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6. 마치며


  간헐적으로 알만툴로 제작된 노벨 풍 게임이 나옵니다. 알만툴로 만들어진 비주얼 노벨 게임은 비주얼 노벨이 그러하듯 그래픽적으로 상당히 수려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언제나 플레이어들의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하지만, 그런 것치곤 플레이 이후 그 감상은 다소 좋지 못한 편이 많습니다. 주로 나올 수 있는 불만은 대사가 많다는 것인데, 비주얼 노벨이 대사가 많은 게 문제가 될 것은 아닙니다. 이는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고, 결국 제작자는 플레이어가 해당 게임과 성향이 맞지 않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속작이 나오고 전작과 같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알만툴은 드퀘 풍의 RPG 제작을 고려한 게임 제작툴이기 때문에 그외 타 장르를 제작하는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기능이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노벨 풍 게임 제작이 여타 게임 장르에 비해서 단순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해당 장르 제작에는 다른 장르에는 볼 수 없는 필요한 고유한 기능들이 있습니다. 즉 알만툴에는 노벨 풍 게임 제작에 필요한 기능이 기본적으로 부족하므로 제작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이미 많은 무료 노벨 풍 게임 제작 툴/엔진들이 많습니다. 해당 게임 제작에 알만툴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한 번쯤 고민하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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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3'
  • ?
    모쟁 2013.05.12 23:06
    좋은 얘기네요. 특히 세이브 없이 몇십분동안 엔터만 눌러야했던 알만툴 게임을 하다 관둔적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우수작중에 카오틱마인드가 적당한 대사량에다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던것 같습니다.
  • profile
    하늘바라KSND 2013.05.12 23:18
    음.. 악마의 안구 플레이 할 때 대사 중 저장한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아닌가? 좀 오래되서 모르겠네요.
  • profile
    sudoxe 2013.05.13 13:04
    뜨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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