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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종 게임 리뷰 - 카쿠산키보우 (カクサンキボウ)

by 습작 posted Apr 0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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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젼 완성작


  ※ 본 게시물은 네이버 카페 Tehyang Entertainment에 아방스 우수게임 제작자이신 신해종님께서 작성하셨던 글입니다. 해당 카페의 폐쇄로인해 좋은 게임들에 대한 소개 게시물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신해종님의 허락을 맡고 이곳에 게시합니다.


  ※ 리뷰 원제 : 일본 호러 게임 살피기 - 카쿠산키보우 (カクサンキボ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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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운로드 : http://amiso.cool-biz.net/kk/daunn2.html (RTP XP 필요, 해당 사이트에서 다운 가능)

 

  모놀로그에서 글씨가 깨진 것 같은 아이디로 'XXX가 사망합니다, 확산희망' 이란 글이 올라오면

해당 이름의 사람은 7일 후 죽는다.

 

  모놀로그는 트위터를 말합니다. 또 게임 제목이기도 한 '확산희망'은 트위터에 올려진 짧은 글을 다른 데로 퍼뜨려 달라는 은어죠. 트위터가 인기를 끄니 트위터를 이용한 괴담 게임이 나왔군요. 그것도 예전에 소개드린 적 있는 콥스파티 IF를 만든 제작사에서요.


  여전히 공개 게임으로서는 최상위 연출을 자랑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비주얼 노벨 게임이고 간간히 RPG식의 탐색 파트로 진행합니다. 그런데 노벨 파트나 탐색 파트나 연출에 의한 몰입도는 굉장합니다. 툴이 가진 스크립트 기능을 풀활용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쯔구르 게임이라 해도 한시도 방심할 수 없더군요. 예를 들면… 위 사진처럼 타이틀 화면이 바뀐다던가. 탐색 파트에선 소리를 이용해서 마치 무언가가 따라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든가. 대개 연출들이 어떻게 발버둥처도 거역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공포에 초점을 둔 더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켜도 켜도 계속 꺼지는 그거라든가……. 


  물론 스크립트 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적절한 부분에 들어가는 미려한 CG도 한 몫을 합니다. 인물이나 장면CG 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트위터 CG나 신문, 2ch CG 등이 공이 많이 들어가서 사실감을 주죠.


  그리고 그 연출을 빛내주는 요소가 풀보이스! 공개 게임에서 풀보이스는 결코 흔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호러 게임으로서는 묘하게도 여자 캐릭터의 목소리가 귀엽긴 합나디만… 개인 취향상 이걸 흠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네요. 


  게임 플롯은 소설 '링'과 비슷합니다. 현대 매체를 통한 저주, 시한부, 소중한 사람들의 불합리한 죽음,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조건, 현대 매체에 대한 비판 의식까지.(이것들을 플롯이라 부르지 않지만, 자세한 플롯 내용은 네타니까 살짝씩 관련 언급만 한 겁니다,) '링'이후의 괴담물 대개가 그렇긴 하지만 '링'의 영향을 많이 받았더군요. '페스티쉬'라고 불려도 될 정도로 비슷합니다. ('페스티쉬'란 '전적인 모방'으로 새로운 조합물을 만들어내는 예술 양식인데 종종 표절 논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지요.)


  이 게임에서 나타나는 '링'과의 차이점은 몇가지 장치를 이용해서 공포보다는 주제 전달과 감동 주기를 충족한다는 것이지요. 또 청춘물 양식을 일부 가져와 극중 인물에 대한 감정 몰입을 유도합니다. 정작 플레이 할 때는 '링' 생각 안 나고, 클리어 후에는 여운이 많이 남는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링'을 펴보게 만드는….)


  물론 문제점도 많습니다. 최고의 문제점은 시스템의 불편함. 기본은 비주얼 노벨인데 저장과 로드가 간편하지 않습니다. 저장은 F5버튼을 눌러서 할 수 있긴 하지만, 로드의 경우에는 단축키도 없고 많이 심각합니다. 타이틀 돌아가기를 할 줄 몰라서 게임을 껐다 켜야 했으니까요. 메뉴 화면도 없어서 시종일과 다른 종류의 긴장감을 가져야 하고요. (….)


  또 텍스트 속도도 느린 편이라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후커 사용자에겐 엔터키 스트레스의 주범이 되는….)


  스토리도 '링'의 요소로 새로운 재미를 만들기는 했지만 너무 클리셰를 위한 클리셰를 남발합니다. 어떤 상황을 만들기 위해 억지로 다른 요소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일단 경찰이 지나치게 무능합니다…. 정말로 일본 경찰이 무능하진 않을 텐데.) 이 부분은 설득에 실패했다고 봐야죠. 아마추어의 패기는 팍팍 느껴져서 개인적으론 만족이긴 합니다만. (페이크였다 병신들아! 같은 거. 페이크가 많은 게임입니다. …….)


  하지만 연출 하나만으로도 4시간 플레이타임을 감수하는 건 아깝지 않을 겁니다.


  주의하실 점은 이 게임, 음성 연출이 많은 편입니다. 텍스트야 번역기 돌리며 엔터키 연발(…)한다 해도, 음성을 알아들으려면 일본어를 어느 정도 알아야 합니다. 다행히 어려운 일본어는 없더군요. 뭐 '방해하지마' 정도와 '진실을 말해줄게' 정도만 알아두시면 내용 이해에 지장은 없습니다. 맨 마지막의 나레이션은 소문 확산과 관련한 트위터 비판이니 모르셔도 됩니다. (트위터 비판은 그냥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란 책을 읽는 편이 낫습니다. 이쪽이 훨씬 설득력 있어요.)

 

- 일본에서 제작한 RPG 만들기류 게임은 applocale 혹은 유니코드 변환으로 압축해제, 설치, 플레이하는 것이 좋습니다. applocale, 유니코드 변환에 대해선 네이버 검색 참조.

 

- RPG만들기류 게임은 후커가 잘 먹히는 편입니다. 후커로 하면 실시간으로 게임 내 택스트를 한글 번역으로 볼 수 있지요. 후커에 대해서는 네이버 검색 참조. 살짝 귀찮아도 후커를 쓸 줄 알면, 전반적으로 국내보다 수준 높은 일본 게임을 플레이 해 볼 수 있습니다.

 

- 한글 윈도우 상성 최악인 RPG XP로 만들어진 게임인 만큼 원만한 실행이 어렵습니다. 될 수 있는한 유니코드 일본어로 변경해서 압축 풀어주시고 플레이 해주세요. 혹시 글씨가 어떻게 해도 나오지 않으시는 분들은 윈도우 유니코드를 일본어로 바꾼 뒤 Applocale 프로그램으로 한국어에 맞춰 실행해보세요. 해괴망측한 방법이지만 이렇게 하니까 글씨가 나오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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