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스 칼럼

단   편
2015.09.25 19:45

게임은 과연 '마약'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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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122 추천 수 1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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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어디에서든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

버스 안, 지하철 안,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모습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우리나라의 게임시장은 해가 지날수록 점점 발전하는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게임'을 보는 시선은 곱지가 않습니다.


지난 2013년 11월, 새누리당 김의진 의원은 게임을 마약, 알코올, 도박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이른바 '게임중독법'에 대한 발의를 했습니다.

(관련기사: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31106000217, http://osen.mt.co.kr/article/G1109720546)

이에 대해서 네티즌들의 항의는 물론이거니와 게임 업계들은 반발하고 있었죠.

이론상으로 보면, 게임을 많이 하면 할수록 정신이 이상해지고 빠져나올 수가 없다는 것인데요.

과연 단편적인 시각만으로 그렇게 판단할 수가 있을까요?


하나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온라인 FPS 게임을 한다고 예를 들어 봅시다.

그 게임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총이나 칼 등으로 사람을 죽이고 자신은 살아남는 것이죠. (물론 모드도 다양하긴 합니다만)

그런데 이걸 많이 하다보면 정신이 이상해져서 게임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해서 실제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인데요.

물론 우리나라에 그런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게임중독이 심해져서 자신의 아들을 방치해서 숨지게 한 사례 등 몇몇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관련뉴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tvh&oid=056&aid=0010020884)

그러나 이러한 사례는 익히 극소수입니다.

실제로 진짜 게임을 많이 해서 잘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흔히 '프로게이머'라고 하죠.

그분들은 일반 사람들과는 달리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에도 일반 사람들보다 몇배는 더 많은 굉장한 시간을 투자하였고 프로게이머가 된 후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게임에 투자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아까 얘기했던 이론에 따르면 게임을 많이 했다고 정신이 이상해져서 게임처럼 사람을 죽이거나 살인을 했을까요?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게임을 하고나서 실제로 그 게임처럼 사람을 죽일 수 있냐고 물어보면 죽일 수 있다고 하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요?

단 한명도 없을겁니다!

이게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라는 것을 지금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엔 게임에 대한 좋은 예를 들어보도록 하죠.

투더문.jpg

이 게임이 혹시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Freebirds games에서 만든 'To the Moon' 이라는 게임입니다. (제작사 링크: http://freebirdgames.com/to_the_moon/)

필자도 이 게임으로 알만툴을 처음으로 접했고 저는 이걸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게임입니다.

지난 2011년에 발매되어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이죠.

게임스팟 2011 최고의 스토리상, 2011 인디게임 페스티벌 최종결선 진출, indieDB 최고의 싱글 플레이어 인디게임상,  RPGFan 2011 최고의 인디 RPG상, Wired의 2011 최고의 20개 게임중 하나 등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있는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도 있는데 게임을 과연 나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혹시라도 안 해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번 해보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저는 게임이 이러한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해 굉장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도 게임을 좋아한다면 아마도 저랑 똑같이 느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다양한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게임제작자로서의 목표가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게임을 보는 안좋은 시선, 게임에 대한 고정관념이 조금이라도 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저는 그러기 위해서 지금까지 좋은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세상이 변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저와 함께 사람들이 게임을 좀 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세요.

여러분들의 작은 노력으로 여러분들 주변의 한 사람이 게임을 보는 시선이 조금이라도 변한다면 그 하나하나가 모여서 나중에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언젠가 게임이 '마약'이 아니라 '영약'이 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Who's 수퍼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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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BJ

(현) 게임 제작자, 게임 크리에이터

수퍼말이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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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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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명시절 2015.09.26 00:31
    실제로도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게임이 두뇌 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가 있죠.{헌데 그 조건이 좀 웃긴게 게임을 쉬지않고 5시간을 해야한다고...(벽뒤로 몸을 숨긴다.)}
  • profile
    수퍼말이오 2015.09.26 10:27
    연구에서도 그렇게 드러났는데... 게임을 많이 한다고 해서 정신이 이상해진다는건 아무리 봐도 모순인거죠.
  • profile
    2015.09.29 12:12
    우스갯소리지만

    집안에 박혀서 게임이라는 걸로 놀이를 하지 않던 시절에는
    바깥에서의 놀이로 잠자리를 잡아서 날개를 산산조각 뜯어내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라는 이야기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 profile
    수퍼말이오 2015.09.29 12:51
    그때 당시엔 놀거리가 없었으니... 그랬겠죠 아마도?
    갑자기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망까기 말타기' 라는 노래가사가 떠오르는군요...
    저는 이런 시절이 없었는지라 이게 바로 세대차이랄까... ㅋㅋㅋ
  • profile
    너와나의연결고리 2015.10.07 20:04
    밖에서 놀던 시절 다 겪어본 어른들이 하는 말이니 더욱 답답할 따름이죠. 저도 고무줄놀이나 땅따먹기 비석치기 구슬 팽이 다 해본 사람으로서 무리지어 노는것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다를것 없다 생각하는데 말이죠. 그들의 생각을 이해해버리는 순간이 올까 겁나는 지금입니다.
  • profile
    수퍼말이오 2015.10.07 20:23
    시간이 지날수록 생활이 점점 온라인화 되고 있는 중이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추세죠. 시대는 변하기 마련이니 언젠가 그분들도 생각이 바뀌는 순간이 올겁니다. 물론 그게 언제일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요...
  • ?
    우월감 2015.10.21 17:12
    글쎄요.

    일단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메이저 게임 대부분은 마약은 아니더라도 '담배'정도로는 충분히 표현될수있습니다.

    모바일이든 pc온라인게임이든 메이저회사는 일단 '수익과 중독'의 연결고리를 제 1목표로 삼고있으니까요.

    그리고 게임 자체의 유해성보다, 유저 자체가 만들어내는 유해성이 정말 도를 넘은 수준이라

    미성년자에겐 사실 게임과 인터넷 두가지 모두 권하고싶지는 않네요


    정부에서 과도하게 표현하고 억압하는것은 맞지만, 주류가 되는 모바일-온라인 게임이 심각할정도의 유해성을 포함하고 있는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투더문이나 명작으로 불리는 게임들이 예시가 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접하는것은 메이저의 모바일-온라인게임이고 정부도 그것의 유해성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는 중입니다.

    그 여파로 인디,싱글게임의 제재로 이어졌었지만, 정부도 사람들도 크게 신경안쓰는 부분입니다.


    메이저게임들의 폭력성과 사행성등 분명히 정부에서 관리하고 간섭할 부분들이 있다고생각합니다.

    그부분을 공론화를 할려고 정부에서 무리수를 많이 둔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부분은 게임업계에서 정계와 대화와 타협으로 미리 부드럽게 넘어갈수있도록 해놨어야 하는데

    대통령이 직접 셧다운제를 내리고, 언론과 정치계에서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것을 보면

    아마 정계와의 타협에서 실패한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셧다운제 국회에 통과되고 얼마뒤 넥슨은 일본에 상장해버리죠.

    한국의 최대 게임회사가 한국을 버린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보입니다.

    그 이유를 알지못하지만 그 실패의 여파로 한국에 남아있는 게임기업들이 많이 피해를 보고있는것으로 생각합니다.
  • ?
    카미죠루 2015.11.24 11:36
    요즘 일진들은 게임 안한다는군요 게임하면서 학폭가해자된 애들은 찌질한 애들취급한다는.....
  • profile
    카일러스 2015.11.25 11:34
    게임은 본질적으로 유희거리, 놀이도구가 맞습니다.

    그래서 게임이 아무리 노력해도 온전하게 예술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가 예술일 수 있어도, 그 자체가 예술의 도구가 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게임은 그 자체의 태생적 한계를 넘어서 다른 무언가를 끊임없이 환기시키며 새로운 의미의 시도들을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은 자신만의 형식에 만족해야하는 매체가 아닙니다. 끊없이 보다 실재적인 것들 - 현실사회, 순수예술, 철학, 과학사조 등등에 영향을 받으며 참신하고 새로운 의미의 표현들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술이 될 수 없지만, 그래도 놀이도구 이상의 그 무엇을 꼭 추구해야 사람들이 기억하는 훌륭한 게임이 될 것이고, 그런 게임들에 영향받은 이들이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
    at100cl 2016.01.02 12:22
    게임이 안전하다는 것을 말하려면, 반드시 게임의 안 좋은 부분도 밝혀야 합니다.

    전자오락의 스코어 갱신과 수학문제 증명을 했을 때의 쾌감이 다른 종류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전자오락이 훨씬 보상이 빠르고, 그러다보면 긴 호흡의 일을 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논문 같은 걸 읽어 본 건 아니고,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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