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스 칼럼


  만약에 누군가가 뛰어난 전달 능력이 있어서
자신의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하게 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재능 있는 제작자라고 부릅니다.
게임은 감동을 주는 힘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자신의 작품을 만들면서 그저 물품 한 종류을 만든다고 생각하며 만드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만약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예술 작품을 만들고 계시다면
아마도 주제가 있겠지요.
작품을 접하는 누군가에게 느껴져서 마음을 움직이게 할 만한 것이 바로 주제일 것입니다.
잘못 만든 작품이 아니라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그것이 보통은 그 작품의 주제입니다.
그런데 주제가 성공적으로 마음을 움직이게 하더라도 그것이 꼭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애써서 만든 작품에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면 몹시 당황스럽습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제작자 자신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작품의 주제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것입니다.
이런 방법의 대표적인 예로는 심의를 받는 것이 있습니다. 다만 돈이 많이 듭니다.

  두번째는 자기가 확실히 아는 것만을 가지고 주제를 잡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게 나쁜 일이다. 라는 주제를 잡고자 한다면
자기자신이 물건을 도둑맞아서 슬퍼한 적이 있는 사람이 그 주제로 작품을 펼쳐 나갈 경우
자기가 확실히 겪어본 것을 표현하고 있기에 적어도 허구적이거나 피상적이라는 공격은 피할 수 있습니다.
어떤 나라의 언어에서 '안다' 라는 단어는 '결혼하다' 라는 뜻으로 쓰이는 단어라고 합니다.
즉 상대방을 안다고 말하려면 결혼을 해서 같이 살아본 사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 내가 그를 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주제넘은 말이 되고 말겠지요. 혹은 모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아는 것을 표현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겸손한 일입니다.
능력은 뛰어난데 겸손하지 않은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모르는 것을 표현해 나가려면 아는 것을 표현하는 것보다 배나 더 힘이 들 뿐더러
경험이 실제로 있는 사람 앞에서 한없이 낮아지게 됩니다. 
혹은 경험자에게 제작자가 미처 예상치 못한 끔찍함을 안겨줄 수도 있겠죠.

  받아들이는 사람의 거부감을 피하는 세번째 방법은 바로
자기 작품의 주제는 허구다라는 것을 분명히 강조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는 재능있는 제작자라면 자기 작품이 허구일 뿐이라는 것을 여러 방법을 통해 전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 허무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에 이 방법은 신중하게 써야 할 양날의 칼입니다. 

 네번째 방법도 있는데
그것은 애초에 마음에 움직임을 크게 주는 주제를 피하는 것입니다.
성(姓)이나 폭력이 그러합니다.
이런 주제를 묘사하는 것은 워낙 사람의 마음을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잘 쓰면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주제가 됩니다.
그런데 별다른 깊은 염려가 없이 그저 성이나 잔인한 묘사를 가지고 마음을 움직여서 기억에 남는 것이 목적인 작품들도 있습니다.
이런 작품들을 우리는 선정적이라고 합니다.
지하철 안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크게 틀어 놓으면 본인의 마음은 그 음악에 감동하고 있을지 몰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남의 고막을 예상치 못하게 움직이는 것이 그 사람에게 짜증이 되듯이 남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그러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할 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손쉽게 감동을 주고자 성과 폭력에 관한 묘사를 집어넣으면
분명히 불만을 털어놓는 사람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런 작품들은 방음실처럼 제한된 환경에서 재생되는 게 좋을 것입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거짓말만 늘어 놓는다든지, 허풍을 치면서 어린이들이 진짜인줄 속아 넘어가는 것을 간과하고 있든지 하는여러 가지 부작용이 작품 활동에 따를 수 있지요.
시끄러운 음악에 의해 고막이 망가지듯이
사람의 마음도 그러합니다.
화가가 손을 주의해서 다루듯이 제작자는 자신의 내부 세계를 깊이 고찰해 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옆 사람이 소리가 크다고 말할 정도라면 병원에 가서 귀를 검사해 볼 필요가 있겠지요.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너보다 내가 더 나으니 상관말라는 식이라면 곤란합니다. 





정부의 만행에 맞서 감동적인 작품을 위해 고생하고 계시는 모든 싱글 게임 제작자분들을 응원합니다. 
사실 자가 검열만큼 무서운 검열의 폐해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칼자루를 쥔 쪽은 정부입니다. 이럴 땐 좀 억울하더라도 고분고분 있어주는 것이 오히려 게임 산업을 쫓아 내어야 할 암덩어리에서 매력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신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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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는 밤의 의뢰인>잠시 연기


<진의 일기장> 

월드맵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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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완성,

메인스트림 기획 중...


L O A D I N G ········

Comment '2'
  • profile
    bluesu1004 2014.03.04 22:48
    잘 읽었습니다 공감이 가네요
  • profile
    하얀악어 2014.03.07 21:02
    공감가는 이야기죠...
    만화를 볼때 특수 상황에 빠져서 좌절하고 감정을 호소하는 등장인물을 그려내는
    작가들을 봤을때,
    과연 진짜 저런 상황에 빠진 사람들이 이 겉만 번지르르한 만화를 봤을때 마냥 가소롭고
    어이없기만 하진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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