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스 칼럼

단편

완성작, 끝이 아닌 시작

1. 팀 프로젝트는 쉽게 망하고, 개인작은 엉성하게 끝난다


  알만툴을 비롯한 인디 게임 제작 커뮤니티에서 구인/구직은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개인작업 외에는 연이 없을거라 여겼던 저도 어느새 세번째 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팀 작업을 하다면서 느낀 것은 정말 팀 프로젝트는 완성하기가 어렵다는 것 입니다. 물론 그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대체로 Roam님이 작성하신 '팀단위의 알만툴 제작이 99% 실패하는 이유(http://avangs.info/1049624)'나 량님이 작성하신 '국산 게이ㅁ들을 실황해오면서 느낀 잡썰 7(http://avangs.info/1090253)'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저조한 완성률로 인해 개인 작업으로 전환하시는 분들이 다소 됩니다. 팀 작업을 하다가도 팀 작업이 진전되는 것이 전혀 보이지 않으면 개인작업을 중간중간 하는 저같은 분들도 계실겁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전문화된 역할분담을 통해서 나오는 팀 프로젝트의 결과물과는 달리 개인 작업물은 아무래도 엉성한 모습으로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개인작임에도 높은 수준의 작품이 나오는 경우가 없다곤 말할 수 없습니다만, 이는 대걔 소규모의 프로젝트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RPG를 지향하는 일정 규모 이상에서는 팀프로젝트의 결과물이 단연 뛰어납니다.(서프라이시아, 시월의 무녀 등 높은 퀄리티의 개인작에 대해서 예외가 없다고 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시간 대비 노력으로 고려해 보았을 때 같은 시간내 나올 수 있는 산출물로써 일반적으로 팀 작업물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퀄리티가 좋으나 결과물이 완성되지 못하는 팀프로젝트와 완성은 되나 그 퀄리티가 부족한 개인 프로젝트, 서로가 장단점이 있어 어느 쪽이 더 좋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둘을 합치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2. 리메이크, 새로운 해답?


  팀 작업과 개인작업의 중도점을 저는 개인작의 리메이크에서 찾아 봅니다. 이미 기본 골격이 완성된 개인작을 팀원 모집을 통해서 팀 프로젝트화 시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 방법의 장점이라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수정하면서 가감이 될 수 있겠습니다만)이미 완성된 작품이므로 개선은 될지언정 프로젝트가 미완으로 중단되는 일이 없습니다. 우선은 그래픽/사운드를 비롯한 외견적인 부분을 수정하고, 추가적으로 게임의 내용이나 밸런스 등의 내부적인 부분을 추가 수정한다면 작업이 중단되더라도 수정본은 남습니다.


  둘째, 이미 완성된 작품의 수정/보완이므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미 나온 상태라 작업에 대한 계획이 명확합니다. 일반 적인 팀 프로젝트와는 달리 백지위에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를 고민하면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다가 시간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 팀원을 모집하고, 그에 맞게 작업을 배분하여 낭비가 없습니다.


  물론 이 방법이 무조건적으로 좋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팀원과 처음부터 함께 해나가는 것과는 달리 이미 완성된 것의 개선 및 수정이 주된 활동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자체의 매력은 확실히 떨어지는 편입니다. 완성 직전에 미공개한 상태가 아니라 이미 배포 중인 것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며, 플레이어의 입장에서도 이미 한번 플레이 해 본 것이라 생각해 작업의 결과에 대한 호응 역시 다소 미지수입니다.


  더불어 이미 완성된 개인작업물이 있다는 것을 가정한 내용이기 때문에 아직 완성된 프로젝트가 없는 분들께는 해당하지 않는 사항입니다. 완성여부와 관련해서는 철저히 개인작과 동일하기 때문에 완성 후의 최종 퀄리티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개인작과 크게 다를 바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내기엔 아쉬운 작품들이 많습니다. 커다란 스케일의 RPG 작품은 일단 혼자서 완성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입니다. 위에 언급한 단점이 어떠하든지 겉과 속이 알찬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지닌 사람이라면 한번쯤 시도해 볼만한 것입니다.




3. 빠른 개인작업물 완성을 위해 고려할 사항


  위와 같이 추가적인 팀 작업을 통해서 개선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면, 작업하는 과정에서도 이를 염두하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RTP를 적극 활용합니다. 꼭 알맞는 그래픽일 필요는 없습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만 구분할 수 있는 정도면 됩니다. 어차피 추후 변경할 소재라면 열심히 돌아다니며 시간 소모할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RTP 소재를 적극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프로젝트 내용을 일일이 수정하는 것은 굉장히 번거롭고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부분이지만, 이미 등록된 소재를 수정/교체하는 것은 매우 간단한 일입니다.


  게임내에서 출력될 이미지 소재가 마땅한 것이 없더라도 필요하다면 일단 빈 그림이라도 넣어놓고 계속 진행합니다. 그림판에서 간단하게 규격만 맞춘 상태로 소재 이름만 타이핑해서 프로젝트내 넣어두어도 괜찮습니다. 일단 게임내 등록을 해둔다면 추후 교체를 해도 되고, 끝까지 알맞은 소재를 얻지 못한 경우 투명화시켜도 됩니다.


  목표는 팀프로젝트 수준의 높은 작업물로 진행하십시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개인 프로젝트 단계에서 일러스트를 직접 그리고 사운드를 직접 작곡해가면서 그 모든 것을 할 순 없습니다. 그러니 모든 것은 이후로 재껴 놓고 모든 소재 제작은 했다치면서 나간다면 차후 팀 프로젝트로 전환 여부와 관계없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4. 리메이크 작품 선택시 고려사항


  완성된 개인작의 리메이크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것은 다 뜯어 고치더라도 일단 기본적인 골격에 해당하는 게임 플레이 자체는 손쉽게 바꿀 수 없습니다. 이걸 고친다는 것은 거의 새로 게임을 만든다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리메이크 작품을 선정할때는 수정을 통해서 개선 가능한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시말하자면 수정해서 바꿔버릴 부분에 대해서는 평가를 하지 않는 것이 답입니다.


  팀 프로젝트로 전환해서 어느 정도 승산이 보일때 그 작품의 리메이크를 시작/참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5. 완성은 끝이 아니다


  수십여 차례 패치를 단행하며 계속 작업 중인 동방영강창 등 보다 높은 완성을 추구하고 있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부족해 보이는 개인작일 수도 있습니다만, 이것이 언제까지 부족해보이는 작품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당장의 개인의 능력이 부족해서 미흡한 것은 얼마든지 나중에 수정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일단 기본에 충실해서 완성작을 내놓는다면, 누구든지 자신감 있게 팀원으로 모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구인/구직 게시판 : http://avangs.info/recruit


  이만으로 잡설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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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소재 자료실 관리자 (2012.04.17 ~ ) / 게임리뷰 게시판 관리자 (2012.08.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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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3'
  • profile
    2013.08.07 23:28
    습주작님도 잡썰스타일의 칼럼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다. 좋은 현상.

    완성작의 리메이크 이야기가 나오는걸 보니 현재 진행중인 몇몇이 떠오르네요.
  • ?
    모쟁 2013.08.08 21:24
    리메이크...까지는 아니지만
    임시그래픽으로 완성한 다음 그래픽 파트를 채우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 profile
    비스뀌 2013.09.30 15:42
    만화든 소스든 뭐든 만들고난후 몇개월 후 제3자의 눈으로보면 고쳐야할게 정말많더군요.
    수정이라는건 10번도 넘게해도 부족하다는걸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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