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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게임이 난이도를 높이는 10가지 방법 (2010)

by Roam posted May 3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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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썼던 글이

 

어젯 밤 자기 전에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재밌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2010년 당시엔 강호에 몸담았던 시절이라

 

글이 상스럽고, 비난적이었습니다.

 

더욱 간결할 필요도 있었습니다.

 

일본게임을 깐 것은 한 점 후회가 없으나

 

당시의 태도가 늘 마음 속 회한으로 자리잡아 있네요


━━━━━━━━━━━━━━━━━━━━━━━━━━━━━━━━━━━━━━━━━━━━━━

 

 

< 일본게임이 난이도를 높이는 10가지 방법 >

 

 


1.적들의 피통과 데미지를 높임


난이도를 높이면 적들은 더욱 영리해지는 대신 더욱 튼튼해진다.
늘어난 적의 피통으로 인해 플레이타임은 아무 영양가도 없이 길어지고
게이머는 자신의 컨트롤 실력과는 상관없이 템빨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혹은 무식하게 강해진 적의 공격력으로, 주인공은 전단계 난이도보다 더 적은 가격횟수로 누워버린다.
이 방법은 서양게임에도 부분적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일본게임은 이게 전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적이 패턴화 된 채 피통과 공격력만 올라간다. 일본게임에 AI란게 있기는 한가?
이타가키 흉님의 닌가 시리즈만 빼면 뭐 다들 움직이는 시체들이나 다름이 없다

 

 
2.들고다닐 수 있는 아이템 개수를 제한시킴.


소지할 수 있는 물약의 개수를 3개 정도로 제한시켜,
더는 얻거나 구입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방법이 아니면 게이머의 물약이 어느샌가 범람해버려,
템빨로 게임을 다 깰 것 같은 걱정이라도 하고 있는 듯 하다.


 

3.랜덤 인카운터


JRPG를 망하게 만든 장본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게이머는 전투를 사전에 피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며,
언제 닥칠지 모르는 전투에 계속 시달리며 통행을 방해받고, 피통과 템을 소모한다.
실질적으로는 '난이도'를 조절한다고 표현 할 수도 없으나
게이머는 주인공 캐릭터들의 허덕거리는 피통을 보며
'불편하다, 오래걸린다'를 무의식적으로 '어렵다'라고 잘못 인식하게 된다.
게이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플레이타임은 계속 쓸데없이 길어진다.


 

4.선택분기를 여러 개 배치


요상한 선택분기들을 여러가지 만들어 미칠듯한 경우의 수를 제시한다.
물론 첫 플레이시에 선택에 따라 게임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경고나 안내따윈 없다.
아무거나 되는대로 막 골랐다간 페널티를 받거나, 영락없이 '배드엔딩'이 뜨고 만다.
한마디로 개헛수고. 공략집이 없을 경우 게임을 열댓번은 더 말아먹을 것이다.
일본게임들이 서양RPG처럼 선택분기를 뭘 찍든 여러가지 루트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닥치고 선형구조라 선택분기 한 번 잘못 고르면 미래는 없다.

 

 
5.기간 한정 이벤트를 만듦


JRPG는 단지 서브이벤트를 즐기려는 것에도 괴팍한 괴롭힘을 당해야 한다.
특정 마을을 지나고나면 다신 돌아오지 않는 서브이벤트,
특정 이벤트를 거치고나면 다신 돌아오지 않는 서브이벤트,
물론 사전에 경고나 안내같은 건 없다.
그냥 넘어가면 끝이다. 꼬우면 게임을 다시 시작하든지, 최근데이터를 로드하여 똑같은 부분을 되풀이하든지.
난 이것이 일본게임의 '공략집 시장'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젭알빠들은 이게 젭알의 전통이니 터치하지 말라고 개지롤을 떤다.

 

 
6.워프형 던전


공간지각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미로를 남들보다 빨리 풀 수 있겠지만,
워프타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거리는 워프형 던전엔 GG를 쳐야 할 것이다.
오직 개발사만이 알고 있는 잔인한 스위치놀음은,
미로를 뚫는 공간지각능력이나 퍼즐을 푸는 슬기로움과는 상관없이 닥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요구한다.
개발사가 돈 안들이고 플레이타임 늘리기 제일 좋은 방법 중 하나로,
서양에선 이런 요소를 필러(Filler)라고 부른다.
특히 워프형 던전은 벽이나 장식 문양마저 존마다 죄다 똑같이 생긴 경우가 많아 개같다.

 

 
7.세이브포인트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게이머가 세이브할 수 있는 장소를 한정시킨다.
게임오버되면 그동안 노가다를 몇 시간을 했나, 던전을 얼만큼 진행했냐에 상관없이
최근 세이브포인트에서 게임을 다시 시작한다.
과거에 액션게임에서 주인공이 한 번 죽으면 주인공을 스테이지 첫 부분으로 다시 되돌려보내던
독사같은 방식의 연장선상에 있다.
게이머는 진행분량이 아까워서 세이브포인트 만날때까지 맘대로 게임도 종료를 못 시킨다.
졸려 죽겠는데, 갑자기 외출약속이 생겼는데, 게임이나 쳐잡고 있어야 한다니.

 

 
8.컨트롤을 제한함


지난 날 유명했던 마계촌의 지롤같은 점프부터,
최근의 바이오하자드5의 무빙샷 제한까지,
시장의 트렌드는 무시한 채 부조리한 컨트롤의 제한으로 게이머가 조종하는 주인공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컨트롤상의 핸디캡으로 난이도 역시 부조리하게 높아진다.
개발사들 딴엔 '규칙'이랍시고 그러는 거겠지만
쓸만한 적AI나 레벨디자인을 만들어낼 능력이 없으니
쓸데없는 제약으로 난이도를 조절하는걸로 밖에 안 보인다.
같은 고향게임인 슈퍼마리오를 보면서 느끼는 것들이 없는 것 같다.

 

 
9.피할 수 없는 함정을 만듦


1회차 플레이시에 도저히 예측불가한 함정요소로,
주인공에게 데미지를 입히거나 아예 주인공을 죽여버린다.
갑자기 천장에서 돌이 떨어지거나, 땅속에서 예고도 없이 적이 튀어나오거나 한다.
특히 옛날 고전게임들을 보면 자비심이 없는 레벨디자인이 상당히 많다.
주인공이 가시바닥을 건너가기 위해 전방으로 점프를 뛰면
그 순간 하늘에서 새 같은게 갑자기 날아들어 주인공을 때려 이내 가시바닥에 빠뜨려 죽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10.나까마를 쳐죽임


소중히 렙업시켜 온 나까마를 스토리상으로 갑자기 쳐죽여, 게이머의 투자를 공염불로 만든다.
꼭 쳐죽이는것 뿐만 아니라, 특정이벤트에 의해 잠시 파티에서 이탈하거나, 스토리상 배신하는 경우도 있다.
해당 나까마에 투자를 많이 하면 많이 할수록,
해당 나까마가 죽어나간 이후의 게임 난이도는 높아질 것이다.
불안한 사람은 결국 공략자료를 보며 마지막 전투의 파티가 어떤 캐릭으로 구성되는지를
울며겨자먹기로 스포일링까지 감수하며 확인하게 된다.

 

 

위 10가지 난이도 상승 방법들을 3가지 특징으로 축약할 수 있다.


①공략집이 없으면 존니 처절해진다.
②게이머의 컨트롤능력이나 전술능력이 좋든, 딸리든에 상관없이 똑같은 정도로 어려워진다.

③위생요인에 의한 방법이다.

 

 

Who's Ro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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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스 2012년 우수작「악마의 안구」개발자입니다.
제 게임이 아방스 우수작에 선정되어 매우 기쁘고 감격스럽습니다.

현재 완전신작인「천사의 유실품」을 개발중이며
2013년 연내에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