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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SF


 "현재 지구를 향해서 오고 있는 D-914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행성 D-914로 인해 시민들이 난리부르스를 추던 그 날의 일은, 국회의원인 그도 몸서리를 칠만큼 잊고 싶은 것이었다.


 "대기권으로 접근하면서 자연소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또 문제가 있는것이..."


 "뭔가? 또 뭐가 문제야!"


 그의 앞에서 A4용지를 읊조리던 사원의 몸이 약간 움츠러들더니, 작은 입에서 다시 말문이 열렸다.


 "새로 발견된 소행성인 E-474입니다. 지름은 26.4킬로미터로, 얼마 전에 발견되었습니다."


 "그 소행성이 뭘 어쨌지? 지구에 박혀버리기라도 하나?"


 "아....예."


 사원의 말이 멎고, 그는 멍청하게 사원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사원은 타이밍을 잡았다는 듯이 말했다.


 "E-474의 충돌 예정지는 평양입니다."


 "매스컴에 보도는 했나?"


 "아직입니다."


 "절대로 보고하지 말도록. 자네도 어서 빨리 여길 떠나게."


 "예, 그럼 이만."


 사원은 그가 있던 자리를 떠났고, 사원이 남겨 놓고간 서류를 그가 훑어보기 시작했다.


 "이, 이건..."


 소행성 충돌, 진도 9.4의 대형 지진, 마지막을 장식할 흑점 폭팔. 이 모든 게 열흘도 안되어 차례차례 이루어진다는 내용을 본 그는 떠는 손을 진정시키며 전화기로 손을 옮겼다.


 "구, 국장님입니까? 예 접니다. 기억나시죠?"


 전화는 단선되어 있는건지, 어떤 소리도 나지 않고 있었다.


 먼 곳에서 굉장한 크기의 폭팔음이 들려왔고, 그의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빠르게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폭팔음의 근원지에서 날아온 그것들이 건물을 마구 덮쳐들었고, 그는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한채 파편들에 맞아 숨을 거둘 수 밖에 없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뜨겁게 불이 붙은 파편들은 건물을 서서히 불태워가기 시작했고, 그것은 비단 그의 건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한반도를 덮던 녹색의 숲이 붉게 승화하고, 군데군데 피어난 도시들은 형편없이 으스러져갔다.


 이번 사태를 알고 있었으나 매스컴에 공개는 하지 않던 세계의 정상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보였지만, 그들은 이 사건을 단 한마디로 일축해버렸다.


 "하느님의 계시입니다."


 그 말에 당황한 기자들은 더 이상 질문을 할 수가 없었고, 그렇게 일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그 다음 날 태양에서의 흑점 폭팔로 인한 열폭풍이 다가와 전세계의 전자망이 끊겨버리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잔여 운석들이 지구 곳곳을 강타하며, 호주에선 대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삽시간에 생지옥으로 변한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었다.


 그리고 8년이 지난 지금, 지구에 남은 도시는 네오-서울, 단 하나 뿐이었다.


---


 생각해보면 진짜 개 말도 안되는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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