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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판타지

제 말은 짧게 하고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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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륙력 1024년, 대륙의 패자로 떠오르고 있는 샤프라흐 제국에선, 선왕 때부터 내려오는 거대한 숙명인 대륙 정복의 일환으로 서부 3왕국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였다. 언젠가 처할 운명이란 것을 알았던 3개 왕국, 제르디움, 판트라키아, 센트레크는 그동안의 모든 일을 급히 청산하고 연합한다. 그러나, 제국의 1차 침략에서 최전방 지역이던 제르디움은 결국 멸망을 피하지 못했다. 그래도 그로 인한 타격이 컸는지, 제국측에서 판트라키아와 센트레크에 휴전 협정을 제의했다. 판트라키아에선 내부 사정을 무시한 채 계속 전쟁을 추진해야 한다는 왕족파에 대항한 귀족파의 쿠데타로 인해 귀족정으로 정치체계 자체가 바뀌어버렸다. 그러나 센트레크는 별다른 이의 없이 휴전협정을 완벽히 무시해버렸다.

 물론, 그로 인해 반년 후 샤프라흐와 센트레크 간의 2차 전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제국의 대군에 대항한 센트레크는 패왕 카를로스의 무시무시한 전략전술과 기사단 카발리에로의 전투능력으로 샤프라흐의 군을 차례차례 격파해 나갔다. 이대로라면 센트레크의 승리는 거의 기정사실화 된 듯했다. 하지만 2차 전쟁의 막바지, 한번의 전투에서 이름조차 모르는 어떤 지휘관의 전술에 의해 패왕 카를로스의 사망과 센트레크 군의 반파라는 엄청난 타격을 입은 이후, 별다른 조약은 없었으나 사실상 휴전 협정이 체결된 것과 같은 수준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그 긴장감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 심지어 2년이 다 되도록 전쟁을 끝내지 못하자 샤프라흐의 황제 루시안 M. 발렌시아는 결국 서부 3왕국으로 통하는 모든 무역로에 대한 봉쇄령을 내려버린다.

 

 세로로 길게 나 있는, 복도같기도 하고 강당 같기도 한 사각형의 공간. 수많은 기둥들의 위쪽 3/4 지점엔 모두 다수의 촛불이 걸려 있어, 공간 자체는 굉장히 밝았다. 그 곳에 있는 12은 단 두 람을 빼고 좌우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한명은 그 곳의 가장 안쪽, 그리고 가장 높은 곳의 의자에 앉아, 나머지 10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머지 한명은, 좌우에 정렬한 사람들 사이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 그렇군. 그래서, 카발리에로의 충원은 아직인가? "

 

 " 그렇습니다. 너무 서두르시기보단 조금 여유를 가지시는 것이... "

 

 가장 위쪽, 거대한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보고를 올리는 사람을 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투르타 라스 센트레크. 현재 센트레크의 임시 국왕이며, 선대왕인 "패왕" 카를로스 알 센트레크의 동생이었다. 그는 새카만 색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푸른 눈동자로 주변을 둘러봤다. 그 순간,

 

 " 안될 말이오! 샤프라흐의 야만인들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판에 여유는 무슨 얼어죽을 여유란 말이오! "

 

 " 스타인 크루세이드 공작, 인재라는 게 그렇게 하루아침에 길러지는 게 아닌 것을 전 단장인 공작께서도 아시지 않으십니까? 서두르면 결국 일만 그르칠 뿐입니다. "

 

 " 서둘러도 일을 그르치는 법이지만 너무 여유를 부려도 역시 일을 그르치는 법이오, 콜드 공작! "

 

 " 그러는 크루세이드 공작이야말로, 너무 앞서갔다가 불필요한 희생을 낸 적이 있는 걸로 기억합니다만? "

 

 비교적 앞에 있는 두 사람의 의견 충돌이 일어났다. 왼쪽에서 일어난 노인, 스타인 크루세이드 공작은 푸른 눈에 열기를 띈 채로, 백발을 휘날리며 열변을 토했고, 그런 그를 따끔하게 지적한 노인, 아이언 콜드 공작은 붉은 눈으로 크루세이드 공작을 응시했다. 그런 두 사람 사이에 있는 청년, 피터 피터슨 백작은 푸른 머리를 쓸어넘기며 작게 " 또 시작이군... " 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평정을 되찾은 그의 청록색 눈엔 오른쪽의,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청년이 들어왔다.

 

 " 자 자, 크루세이드 공작도 콜드 공작도, 모두들 진정 좀 합시다. 지금 우린 회의를 하는 거지 설전을 하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

 

 " 하... 하지만 대공...! "

 

 아이언 공작을 지적한, 왕좌에 앉은 사람과 같은 흑발에 벽안을 지닌 청년은 라파엘 반 센트레크. 수도 근처의 팔란티아 평원의 영주이기 때문에 센트레크 정계에선 팔란티아 대공으로 불리기도 한다. 성을 보면 짐작이 가겠지만, 그는 선대왕 카를로스의 아들이다.

 

 " 대공이 옳은 소리도 할 줄 아는군. 경들도 알겠지만 지금 우린 어전회의를 하는 것이다. 모두들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국가적인 손실을 바라는 것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

 

 투르타의 한 마디로 더 커질 뻔한 상황은 어느정도 정리되었다. 임시라 해도 역시 국왕은 국왕이었다. 그의 카리스마는 왕좌에 오르기에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정치적 계략으로 자신의 형, 카를로스 왕을 사지로 몰아넣을 만큼 권력욕이 강하고, 장례식에서조차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을 만큼 냉철했다.

 

 " 좋다, 그럼 오늘 회의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지. 피터슨 백작은 조금만 카발리에로 부대의 충원을 서둘러주게. 해산! "

 

 

 

 대신들이 회의장을 벗어나 각자 흩어지는 중, 피터슨 백작의 어께를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뒤를 돌아보자, 팔란티아 대공이 서 있었다.

 

 " 피터슨 백작? "

 

 " 전 작위가 있다 하나 아직 기사입니다. "

 

 " 하하, 역시 자네다운 대답이군. 그래 피터슨 경. "

 

 " 무슨 일이신지요? "

 

 피터 피터슨 백작. 그는 센트레크의 기사단인 "센트레크 카발리에로"의 단장이다. 그의 검술 실력은 고작 타국의 일반 기사 수준이지만, 궁술만은 대륙 전체에서 3위 안에 들 정도로 무서운 실력자다. 그의 활에는 각각 스스로 붙인 이름이 있는데, 롱보우는 풀룩스, 숏보우는 카스토르라 한다. 그는 샤프라흐 제국의 2차 침략 당시 끝까지 패왕 카를로스의 곁을 지키려 한 기사로써, 카를로스가 숨이 끊어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내린 명령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남은 기사단 전원을 이끌고 성공적으로 후퇴하였으며, 자신의 주군의 주검을 안전하게 수도까지 이송하는 일까지 해낸 사람이다.

 

 " 하하하, 뭘 또 그렇게 본론부터 얘기하자고 그러나? "

 

 " 상황이 급박한 건 맞지 않습니까? "

 

 " 하하, 역시 자넨 못 당하겠군... 그래, 자네에게 단독적으로 임무를 하나 맡기고 싶은데... "

 

 " 단독...? 투르타 폐하의 명입니까? "

 

 " 그렇다네. 자네가 판트라키아를 통해서 샤프라흐 쪽에 잠입을 좀 해줘야겠어. "

 

 " 잠입... 그렇다면 주 목적은...암살? 저격? "

 

 " 아닐세. "

 

 " 그렇다면 정보수집이군요. "

 

 " 그것도 아닐세... "

 

 " ......? "

 

 " 용병단 수색일세. "

 

 물론 피터슨 백작은 이 말을 듣고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좌측 45도 각도로 기울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일개 용병단을 찾는 일이라면 자신 정도의 인물이 나설 필요도 없으며, 그도 모자라 국왕이 직접 명령을 내렸다니... 뭔가 앞뒤가 전혀 맞지 않으니까 말이다.

 

 " 이해가 가지 않는단 표정이군. 당연한 걸세. 하지만, 그들은 확실히 뭔가 달라. "

 

 " 뭐가... 다르단 겁니까? "

 

 " 지금까지 자네 말고도 다른 용병단이나 첩보원 등을 시켜 알아봤지. 근데 어느 날 이후론 완전히 연락이 두절됐어. 무슨 뜻인지 알겠는가? "

 

 " 일반 용병단 수준이 아니군요. 근데 용병단은 왜 찾아야 한다는 겁니까? "

 

 " 자네 소문이 느리군. 다크엠페러를 모른단 말인가? "

 

 " 다크...엠페러... 설마!? "

 

 다크엠페러 용병단. 아니, 사실상의 정식 명칭은 다크엠페러 용병기사단일 것이다. 그들은 언제, 어디서 생겨났는지 모르나, 전체 단원은 50명 안쪽으로 추정된다. 샤프라흐의 1차 침략 당시 샤프라흐 군이 당시 제르디움 영토였던 브릿지 숲으로 정찰부대를 보낸 적이 있는데, 완전히 연락이 두절된 적이 있었다. 이를 이상히 여겨 계속해서 2번 더 정찰대를 보냈으나, 그들 역시 완전히 연락 두절. 보통 상황이 아니라 여긴 샤프라흐 군은 브릿지 숲에 천명 가량의 군사를 파견했으나, 지휘관을 포함, 10명 내외만이 근방의 도시인 포니아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들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만큼 고생한 흔적이 역력했다고 한다. 그리고 판트라키아의 무역상 등을 통해 이 소식이 센트레크까지 흘러든 것.

 

 " 이전까지의 사태를 볼 때, 샤프라흐 군에 적대적인 것만은 거의 기정사실화 되어 있네. 그들이 용병단이란 것 역시 그때 살아돌아온 10여명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일이긴 하지만. "

 

 " 후우... 그러니까, 제가 제 발로 사지일 지도 모르는 곳을 걸어들어가야 한단 말씀이군요... "

 

 " 미안하게 됐네. 하지만 지금 나로써도 어떻게 할 방법은 없다네. "

 

 " 괜찮습니다. 어차피 제가 백작위가 어쩌고 해도 결국 이 나라의 기사이니까 말입니다. 그럼 출발은 오늘 새벽에 하겠습니다. "

 

 그 말을 남기고 그는 목례 후 그의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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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으, 1편 쓰는것도 왜이리 힘든걸까요... ㅠㅠ

여튼 매주 2편씩 연재할 예정입니다! 너무 큰 기대는 안하셔도 조금은 기대해주세요!

 

(Assisted by, Q.beast, Tily L. Laicy. Written by Pres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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