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Extra Form
분류 SF

#76


당신은 이상하게 생긴 걸쭉한 식품을 섭취하고 기운을 차렸다.


"그 식품은 '김치볶음밥 페이스트버전'입니다."


"뭔소리야 그게."


"볶음밥의 일종인 김치볶음밥을 액체화 시킨 것입니다."


"갑자기 토나올 것 같아."


"이나 씨, 연구 복도는 어땠습니까?"


"별 거 없던데요. 식량이 좀 많았어요."


당신은 사실 연구 복도에서 '긴급' 방 밖에는 가지 않았다. 반성해라.


"상당히 많은데 다 맛은 없을 것 같군요."


"배고프실테니까 이거라도 드세요."


황신오는 안보이고, 최공완 혼자서 당신이 건네는 김치볶음밥 페이스트버전을 시식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맛은 있는데... 뭔가 구리네요."


"그쵸? 구리죠?"


"그 음식들은 유통기한이 500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언제 만들었는데?"


프로스펙터 오라클이 당신의 말에 답한다.


"이 음식들은 모두 정확히 2014년 8월 8일에 제작되었습니다."


"어...음..... 2014년이 언제야?"


"2014년은 서력을 뜻합니다."


"모르겠다. 배탈 안나면 되는거지 뭐."


당신들은 음식을 해치운다. 나중에 돌아온 황신오도 서둘러 당신이 건네주는 음식을 받아들었다.


대충의 식사가 끝나고, 황신오가 말했다.


"서무 복도에 있는 서류들을 좀 훑어봤는데, 대충 그 포스 필드라는 게 어디 있는지 알아냈어요."


"어디있대요?"


"강릉시 연구소. 여기서 동쪽으로 꽤 많이 가야하죠."


"큰일이네요. 길도 없어서 어떻게 가야 좋을 지 이거 원..."


"벙커에 열기구가 있습니다. 그것을 타십시오."


"열기구?"


"엄연히 말하면 비공정입니다만, 생김새가 열기구와 같기 때문에 열기구라고 일컫습니다."


"좋아. 그런데 벙커는 어디있지?"


"절 따라오십시오."


오라클은 당신들을 이끌고 건물 밖으로 향했다.



#77


오라클이 소개해 준 곳은 건물의 정문 바로 옆에 위치한 해치(hatch)였다.


"이 문을 열고 벙커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벙커는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써 사용될 예정이었습니다."


당신들은 해치를 부수고 밑으로 내려가보기로 하지만, 밑이 너무 어두워서 포기한다.


"맞다! 긴급 방에 손전등이 있었어요. 제가 가서 가져올게요."


당신은 서둘러서 건물 안에 위치한 연구 복도의 긴급 방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손전등 세 개를 챙긴 후, 당신은 급히 되돌아왔다.


"헉, 헉. 여기, 하나씩 받으세요."


"잠깐, 이거 안켜지는데요?"


"제가 충전해드리겠습니다. 이 렌즈에 건전지의 뾰족한 부분을 대어 주십시오."


당신들은 건전지의 +극을 오라클의 렌즈에 갖다댔다. 잠시 후 오라클이 말했다.


"완료되었습니다."


손전등에 건전지를 끼우자 잘 작동한다! 당신들은 벙커로 향했다.


벙커는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는데, 당신들은 이 계단을 10분동안이나 내려가야했다.


10분을 내려가고 나서야 넓은 방이 나타났고, 그게 끝이었다.


"여기에 열기구가 있다며! 어떻게 된거야?"


"세월의 흔적에 의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날 놀리다니, 10분동안 내려오느라 얼마나 고생했는 줄 알아? 죽어 이 쓸 모 없는 로봇 같으니!"


"워 워! 진정하세요 이나씨!"


황신오가 당신을 말린다. 오라클은 눈을 깜박이며 방 구석구석을 살펴본다.


"사람의 흔적이 있지만, 사람이 죽은 흔적은 없군요. 사람들이 벙커에서 탈출한 것 같습니다."


"뭐야?"


"당신들이 그들의 후손인지 아닌지를 판별하기 위해선 유전자 검사가 필요합니다."


"몰라 그런거. 열기구나 찾으라구!"


오라클은 말이 없다. 당신들은 다시 10분동안 걸어 올라간다.



#78


"그냥 우리 말 트기로 하죠. 어차피 동갑인데."


황신오의 말이 맞다. 당신들은 하나같이 20세이다.


"그럼.. 그럴까?"


"이나씨 사랑해!"


"뭐?"


"아니야, 아무것도."


최공완이 헛소리를 하자 당신들은 헤프게 웃었다. 밤이 깊었고, 당신들은 내일을 위해 자두기로 한다.



#79


"여기 열기구가 있어!"


최공완이 열기구를 찾았다. 열기구는 이상하게도 복지 복도의 수영장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다. 황신오와 최공완이 열기구를 간신히 이끌어 야구장으로 데려왔고, 남은 건 연료였다. 연료는 긴급 방에 수도 없이 많이 있었으므로, 별로 문제 될 게 없었다.


열기구의 풍선이 부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기구가 떠올랐다. 이대로 강릉까지 가면 되는 것이다.



#80


[ 예나. 네가 그 아이를 데리고 있다는 것 다 알고 있다. ]


"무슨 소립니까? 이젠 우리 언니까지 모자라서 나까지 겁탈하려고 하시는 건가요?"


[ 갑자기 그 소리가 왜 나와? 잔말말고 그 녀석이나 넘겨! ]


"미안하지만 난 카나코라는 아이 모릅니다. 내 학생이긴 했지만, 탈주한 뒤로는 보지도 못했고요."


[ 그렇게 나오시겠다? ]


전화가 끊긴다. 당신은 의외의 치료기술 덕분에, 단 이틀만에 부러진 허리까지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었다.


"카나코, 슬슬 여기도 위험하겠어."


"괜찮아요 선생님. 어차피 전 죽을테니까요. 선생님 혼자 떠나세요."


"약한 소리 하지마. 떠나야 하는 건 너니까. 잠깐만 기다려."


예나는 어떤 방으로 들어가더니, 뭔가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당신은 슬쩍 엿볼까 생각하지만, 이내 포기한다.


"뭐 하세요?"


"다됬어. 조금만 기다려."


뭔가가 급하게 식는 소리가 나더니, 예나가 뭔가를 들고 나왔다.


"그 물질좀 줘볼래?"


그 물질이란 매직 웨폰을 뜻하는 것 같다. 당신은 그녀에게 매직 웨폰을 건넨다. 그녀는 매직 웨폰을 가느다랗게 만들더니, 손잡이처럼 생긴 뭔가에 넣기 시작했다.


"다 됬다. 이거 받아."


당신은 손잡이가 달린 매직 웨폰을 획득했다! 손잡이는 소설에서 보던 검의 손잡이와 아주 흡사하게 생겼다. 간단하게 가죽으로 마무리가 되어있고, 칼받침까지 완벽하게 구현되어 있다.


"넌 알고 있을거야. 검의 형태를. 한 번 구현시켜봐."


그녀의 말에 따라, 당신은 검의 형태를 상상해본다. 매직 웨폰의 검날의 형태를 띄었다.


"그리고 손잡이 끝에 있는 버튼을 눌러. 그러면 형태가 고정돼."


그녀의 말대로 버튼을 누르자 매직 웨폰의 형태가 바뀌지 않았다. 쓸만한 도구다!


"자 그럼 이제..."


다시 한 번 전화가 걸려온다. 이번엔 당신이 받기로 한다.


[ 그쪽으로 부하를 조금 보냈다. 그 녀석들한테 카나코를 넘기던지, 아니면 그냥 죽어버려. ]


당신은 일부러 목소리를 조금 바꾸기로 한다.


"싫은데?"


[ 뭐야? 아니, 잠깐, 넌 누구냐! ]


"흐흐흐."


[ 전화를 잘못 걸었나? 여보세요? ]


"미안하지만 난 넘겨지지도, 죽지도 않을거야."


[ 너 이 녀석! ]


전화가 끊어지고, 곧바로 시장의 부하들이 쳐들어오려는지 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깽판칠 시간이다."


당신도 예나를 따라 싸울 자세를 잡는다.


문이 부숴지면서 남자들이 달려온다.



#外4


세차게 비가 내린다. 나는 그런 빗속에서 버려졌다.


"너 같은 새X는 같은 피라고 해도 못 키워줘. 미안....은 무슨, 미안할 것도 없지. 앞으로 잘 살아라."


"뭐야, 엄마, 가지마! 엄마!"


엄마라는 매정한 여자는 그렇게 가버리고, 난 혼자 비를 맞으면서, 5살이라는 나이에 버려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난 생각했다. 왜 버려졌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는 내가 귀찮았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다.


난 고아원에서 자라며 출세했다. 2014년, 35세라는 나이로 대학원에서 연구소에 발탁됬다. 대전에서 살던 나는 고아원에서 보살피던 아이들을 뒤로 하고 강릉으로 갔다.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연구소에선 포스 필드와 매직 웨폰 연구를 하고 있다. 뭘 해볼텐가?"


"포스 필드를 맡아보겠습니다. 절 뽑아주신 것을 다행으로 여기게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래, 자네만 최선을 다하는 건 아니니 힘들땐 기대면서 쉬어도 좋아."


강릉시 연구소의 사장님은 좋은 분이셨고, 나도 그런 사장님이 싫지 않았다. 6개월도 지나지 않아 포스 필드가 만들어지고, 난 연구소의 대표격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리 엄마는 그 때 나타났다.


"재원아, 엄마 기억나니? 그 땐 정말로 미안했다. 어쩔 수 없었어..."


"나도 이해해 엄마. 그리고 지금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다 알고 있어."


내가 이렇게 고생을 하는동안, 그녀는 뭘 해왔는가? 조사기관은 호쾌한 대답을 해주었다. 재혼만 5번을 한 사기꾼. 그게 우리 엄마라는 사람이었다.


"엄마 같은 사람은 같은 피라고 해도 못 도와줘. 미안...은 무슨, 미안할 것도 없지. 앞으로 혼자 잘 해보라고. 나도 혼자 컸으니까."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놈! 널 5년동안 누가 키운 줄 알아?"


"날 31년동안 키워주신 고아원장님이 없는 걸 다행으로 여겨. 그분이 여기 살아계셨다면 엄마는 짓밟혔을테니까. 커피값은 내가 낼 게."


난 그 때 그녀의 그 기가 막히다는 듯한 표정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순수하게 혈연이라는 점을 이용할 생각을 하다니, 너같은 여자는 사형을 주기에도 단두대가 아깝다. 단두대가 너의 피를 계속해서 지니고 있어야 한다니, 어휴...



#81


"여기요. 포스 필드."


자그마한 기계. 당신들은 한기산에게 그것을 건네준다.


"수고했어. 가봐."


"예? 잠깐만요, 크레딧은 어떻게 된겁니까!"


"내가 그런 약속을 했었던가? 잊어버리시게."


한기산은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 당신은 열이 뻗치기 시작한다.


"야 이 새X야! 시장이면 단 줄 알아?"


당신은 오라클을 그에게 던져버린다. 그의 이마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어휴... 당찬 여자로군. 내가 크레딧을 주기로 하지. 단 조건이 있다."


"뭔데? 아니, 그보다 크레딧이 문제인 줄 알아?"


"너희들은 여기 있는 5억 크레딧 지갑을 가져가도록. 단, 이 여자는 여기 남는다."


당신들은 갑작스러운 조건에 멈춰선다.


"날 여기 남겨서 어쩔 속셈인데?"


"모든 인류는 다 그에 맞는 쓰임새가 있지."


한기산은 손가락으로 고리를 만들고, 그 고리안에 검지를 넣는 시늉을 한다. 최공완이 발끈하며 말했다.


"닥쳐! 그런 짓은 내가 용납안해!"


"사실 너희들에게 선택권은 없었어. 경비원! 이 남자들을 끌고 가도록!"


엿듣기라도 한 것처럼 경비원들이 황신오와 최공완을 끌고 퇴장한다. 당신은 혼자 남는다.


"날, 어쩔 속셈이야."


"걱정하지마. 아까도 말했잖아? 모든 인류는 다 그에 맞는 쓰임새가 있다고."


커튼 뒤에서 남자들이 나타난다. 하나같이 유명한 사람 뿐이다. 그들은 벌거벗고 있다.


당신은 다가올 공포에 맞서기로 한다. 한기산이 오라클을 짓밟아버리자 오라클이 부숴진다.



#82


남자는 총 세 명이었고, 총을 가지고 있었다. 당신이 두 명, 예나가 한 명을 쓰러트렸다.


"어서 도망치자. 아직 더 올거야!"


당신들은 서둘러 복도로 나온다. 승강기 문이 열리면서 부하들이 수도 없이 달려온다.


"계단 쪽으로!"


당신은 앞에서 달려나가고, 예나가 뒤에서 당신을 엄호한다. 1층까지 내려온 당신들은 재빨리 수풀속에 숨는다. 바보같게도, 그들은 당신들을 찾지 못한다.


"시장님, 놓쳤습니다. 예, 조속히 귀환하겠습니다."


부하들이 사라지고나서야 당신들은 숨을 돌릴 수 있었다.


"휴우..."


"저 녀석들, 별로 끈질기진 않네요."


"그러게. 아까 말을 못해줬는데, 그걸 방패로 삼아도 돼. 매직 웨폰은 예상외로 엄청나게 단단하거든."


"아아. 참고할게요."


"이제 집에 가긴 글렀고, 어쩔래?"


"뭐, 별 게 있겠어요? 거기로 가야죠."


"어디?"


"시장관이지 어디겠어요."


"정말이야?"


"이제 죽기 아니면 살기에요. 죽으면 그걸로 후회는 없고, 살면 더 살아서 좋을 뿐이죠 뭐."


당신은 택시를 잡는다.



#83


"시청 다 왔습니다. 8000크레딧이요."


예나가 크레딧을 지불한다. 그녀는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정문에 서있는 문지기 두 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


"소음기구나~ 아싸!"


예나는 권총 소음기를 획득했다! 앞으로 총을 쏠 때마다 총성이 크게 줄어든다.


당신들은 그다지 은밀하지도 않게 대놓고 시장관으로 들어갔다. 홀에는 여러 귀빈들이 담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냥 조용히 가자. 2층까지..."


2층으로 올라가는 승강기를 타고 올라간다. 승강기 문이 열리자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미소를 짓는다.


"저 녀석들을 잡아라!"


당신은 재빨리 검을 방패로 전환시켰다. 몸을 던지는 부하들이 방패에 맞고 기절해버린다. 방패엔 총알이 박히지 않았고, 당신에게도 별다른 충격이 오지 않았다. 예나의 엄호 사격을 받으며 3분이 흐르자, 부하들은 전멸했다. 하지만 예나가 어깨에 상처를 입었다.


"난 여기까지인가봐."


"정신차리세요! 여기서 쓰러지시면..."


또 혼자가 된다는 말을, 당신은 하지 않았다.


"미안하다 카나코. 이 총을 가져가도록 해."


당신은 '이나'라는 이름이 적힌 총을 획득했다. 총에는 탄약이 네 발 들어있다.


"난 병원에 가면 살 수 있을거야. 저기 시장이 도망치고 있어! 빨리 쫓아가!"


시장실을 나온 김소원이 마구 달리고 있었다. 당신은 어쩔 수 없이 예나를 두고 혼자 가기로 한다.



#84


시장은 생각보다 체력이 좋았다. 당신은 먼저 지쳐버려서 주저앉았다.


"헉, 헉, 헉. 겁나게 빠르네."


당신과 시장은 현재 시장관의 지하에 있다. 지하의 복도는 완벽하게 일방통행형 구조였기 때문에, 당신은 그를 서서히 옥죄여만 가면 되는 것이었다.


"나와라 시장!"


시장은 말이 없었다. 그런 당신의 앞에 홍석규가 나타난다.


"그만 쉬어라 카나코."


"아저씨? 어떻게 살아계세요?"


당신은 너무 지쳐서 일어나기 힘들다.


"시장님이 날 살려주셨다. 기가 막힌 노릇이지. 그 분은 부산시 연구소에서 진행하던 불로불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어."


"설마... 강릉에서 봤던 그 사람들처럼 되신거에요?"


"난 그냥 내가 죽기를 바랬는데, 세상은 그렇게 내버려주지 않더구나. 그리고..."


그가 당신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당신은 갑작스런 습격에 반항할 수 없다.


"그만 죽어다오. 부탁이다."


"켁, 큭... 이거.... 놓으세요!"


당신의 목을 조이는 힘이 더욱 거세진다. 이대로 가다간 진짜 죽게 생겼다. 당신은 위로 들어올려진다.


"놓으....라니깐!"


하필이면 당신이 마구 휘두르던 발에 그의 중요한 부분이 맞아버렸다. 목을 조이던 손이 중요한 부분으로 옮겨진다.


"헉. 흐헉."


"뭐하시는거에요 지금? 제가 딸 같다고 하셨던게 며칠 전 일이었는데..."


"이, 약이... 사람을 미치게 해."


그는 기면서 말한다.


"부탁이다. 날 죽여줘. 머리를.... 쏴줘."


"싫어, 전 못해요. 그냥 같이 시장을 잡으러 가요. 아저씨가 말하는 혁명을, 이루러 가자고요!"


그는 말이 없다. 말이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시장의 손에 의해 부활한 뒤로, 한 시간마다 한 번씩 내 소중한 사람들이 기억속에서 사라지고 있어. 너와 함께 간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야. 언제 돌변해서 아까처럼 널 죽이려 들지 몰라. 그러니까 제발 날 죽여줘."


"싫어요, 못한다고 말했잖아요!"


당신은 당신의 허리를 잡고 있는 그를 마구 때린다. 하지만, 결국 단념할 수 밖에 없다.


당신은 그의 입술에 키스한다. 눈물이 흐른다는것만 빼면, 열기구때와 비슷하다.


"이건..."


"우리 집 관습이에요. 사랑한다는 뜻이죠."


"고마워. 카나코."


당신의 탄환이 그의 머리를 파열시켜버렸다. 당신은 그의 추한 모습을 보지 않기 위해 그냥 달려나간다.



#85


"이런, 결국 이렇게 되는군."


넓은 공간에는 거대 시험관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총은 쏴도 좋지만, 여기 있는 관들은 건드리지 말아줘. 비싸다고."


"허튼소리하지마."


"워, 긴장을 풀기 위해서 말해본 것 뿐이야."


김소원이 한 시험관 앞에 서서 말한다.


"불로불사 계획. 포스 필드 계획보다 대단한 프로젝트였지. 원정대가 부산에서 그것들을 가져왔을때,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어. 난 첫번째 실험대상으로 날 선택했고, 그 결과 죽지 않는 몸이 될 수 있었다."


"...뭐라고?"


"두번째 실험부터는 결과가 이상하더군. 머리가 파괴되면 완전히 죽었어. 재생을 하지 않았다고. 이게 무슨 소리일까?"


"설마 넌 머리를 부숴도 살아나는거냐?"


"맞아. 날 닮아서 그런지 똑똑하구만."


당신은 오른쪽에 있던 시험관을 힐끗 바라봤다. 한 여자가 눈을 감은채 물속에 들어 있다.


"그 사람이 너희 엄마다. 김시후 그 개 같은 년이 한 번 죽였지만, 다시 복구중이야."


시험관 위에 적힌 이름 '이나'가 그 사실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굉장한 명기였지. 곧바로 임신해버려서 더는 못 즐겼지만... 이봐. 뭘 그렇게 쳐다봐. 저런 가녀린 몸이 60번 연속으로 윤간을 당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이상하냐?"


"널 죽일거다. 설령 못 죽인다고 해도, 넌 죽어야돼."


당신은 매직 웨폰을 검으로 바꾸고 김소원에게 돌격했다. 검이 그의 허리를 두동강 내버렸지만, 허리에서 두 명의 김소원이 생겨났다.


"짜잔."


당신은 아예 가루가 될 때까지 그들을 베본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번 연속으로 베어넘기자 40명의 김소원이 나타났다.


"미안하지만 난 못죽여. 증식하거든! 이제 내 차례다."


맨 몸의 김소원이 당신을 중심으로 원형을 이룬다. 그리고 한 마음이 된 것처럼 마구 주먹을 난사하기 시작한다. 당신은 이 공격을 막을 재간이 없었고, 주먹 하나하나가 강력해서 정신을 차리기조차 버거웠다.


1분밖에 공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피를 토하며 주저앉고 말았다.


"콜록 콜록. 헉, 헉."


"시시하구만~"


당신은 방법을 모색하기로 한다. 그리고 방법을 찾아냈다. 일단 당신은 원형으로 김소원 무리를 베어넘기며 복제들의 방진을 벗어났다. 그 다음, 방 구석에 위치한 윤활유를 들고 잽싸게 뛰어다니며 방 안을 기름범벅으로 만들었다.


"야, 너 설마... 불을 지를 생각은 아니겠지?"


"불 지르면. 어디 덧나냐?"


입구는 이미 김소원들에 의해 막혀있다. 본체로 보이는 녀석이 말했다.


"자폭할 생각이로군..."


"그래. 잘 아네?"


당신은 매직 웨폰을 부싯돌로 만든다. 바닥을 매직 웨폰으로 약간 쳐대자 금방 불이 붙어버린다.


"이런 멍청한...!"


매직 웨폰도, 총도 버리고, 당신은 김소원의 본체에게 주먹을 날린다. 김소원 자신도 패닉상태였는지, 그의 복제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한 지 알기나 해? 정말 미친거 아니야?"


"내가 미치던 말던 네가 무슨 상관인데? 너나 나나 여기서 죽는거야!"


당신은 혼신의 힘을 다해 김소원의 얼굴을 가격했다. 그는 그대로 쓰러져 기절해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입구를 막고 있던 복제들이 녹아 없어져버리고, 당신은 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온다. 하지만 불에 의한 화상이 너무 심해서, 얼마 걷지 못하고 쓰러지게 된다.



#86


김성조 신문의 1면이 '이제 시장은 없다'라는 내용으로 채워질 것이다. 원래는 마마드 신문이었는데, 며칠 전에 이름이 바뀌었다.


당신은 할 일을 다 했다. 쓰러질 자격이 충분하다.


혁명을 이루지 못했으면 어떤가? 혁명에 한 발자국이라도 더 다가갔으니 그것으로 된 게 아닌가?


복도에 누워 불에 타고 있는 당신은, 이제 죽을 시간이 몇 분 남지 않았다.


잠깐만, 저것들은 뭐야. 뭐하는 녀석들이지?


이런... 소방관들이군. 저 녀석들은 모든 일의 근원이 되었고, 지금 벌여놓은 일을 끝내고 있다.


아무래도 소방관이 당신에게 붙은 불을 껐으니, 당신의 몸이 다시 재생할 것이다.


.....왜냐고? 당신, 강릉 벙커에서 불로불사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지 않았는가. 미안하지만 불로불사는 전염병이라고.


매일매일 24명의 사람들을 잊으면서 살아가겠지. 당신은.


하지만 앞으로 보게 될 사람들은 그것보다 훨씬 더 많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넌 이제 영웅이다.



---


김치볶음밥 페이스트 버전!


그러면 김치볶음장이 되는건가?

  • profile
    하늘바라KSND 2013.05.14 23:34
    꿈은 없지만 미약한 희망은 남은 끝이군요. 홍석규를 위시한 초기 사람들 다 쥬그뮤ㅠㅠㅠ


    그럼 카나코 피부 색도 보랏빛인가요?
    -
    Deep Dark....

    고생많으셨습니다!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분류 날짜 조회 수
공지 글쓰기 게시판 이용 안내(2015.01.04) 하늘바라KSND 해당사항없음 2015.01.04 1710
공지 당신도 '일단은' 소설을 쓸 수 있다 5 file 습작 2013.06.02 12986
장편 도시 기담 -1- 악감정 공포/미스테리/추리/스릴러 2013.06.02 1044
장편 하늘섬 환상세계 제 일 중장 ::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기묘한 일 #2 하늘바라KSND 퓨전 2013.06.01 1169
잃어버린 고향도 돌아오는가? 2 하늘바라KSND 해당사항없음 2013.05.30 1124
장편 타임슬립 로맨스!【장기일】23화 3th. 1999년 7월 18일[시계바늘] 미니♂ban♀ 연애 2013.05.30 1233
장편 한국형 판타지! 마법사짬유 판타지 2013.05.27 1406
장편 하늘섬 환상세계 제 일 중장 ::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기묘한 일 #1 하늘바라KSND 퓨전 2013.05.26 1561
장편 그들은 우리를 영웅이라 불렀다 (1) 1 마법사짬유 판타지 2013.05.24 1202
장편 비쥬얼 노벨 제작과 병행해서 연재합니다! [로이센 성전기 (Roisen Crusade) 프롤로그] 5 츠쿄 판타지 2013.05.18 1058
하늘섬 환상세계-시나리오 제 1 장 :: 하늘섬 환상세계 6 하늘바라KSND 퓨전 2013.05.16 1857
장편 하늘섬 환상세계 제 영 중장 :: 하늘섬 환상세계 하늘바라KSND 퓨전 2013.05.16 1006
장편 neo-seoul #76~86, #外4 (完) 1 미양 SF 2013.05.14 1735
장편 neo-seoul #67~75, #外3 1 미양 SF 2013.05.13 1829
장편 하늘섬 환상세계 초장 :: 중 2 병 친구가 있습니다. 2 하늘바라KSND 퓨전 2013.05.11 1416
장편 neo-seoul #64~66 1 미양 SF 2013.05.08 1737
장편 neo-seoul #55~63, #外2 1 미양 SF 2013.05.08 1739
장편 neo-seoul #48~54, #外1 1 미양 SF 2013.05.08 1973
장편 neo-seoul #44~47 1 미양 SF 2013.05.07 1631
장편 neo-seoul #30~43 1 미양 SF 2013.05.05 1969
장편 타임슬립 로맨스!【장기일】22화 2th. 1999년 7월 16일[그녀가 웃잖아..] 미니♂ban♀ 연애 2013.05.04 1244
장편 neo-seoul #17~29 2 미양 SF 2013.05.04 185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36 Next
/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