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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SF

#2


 넌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내가 이렇게 묻는다고 해도, 넌 대답할 수 없겠지.


 당신은 컴퓨터를 하고 있다. 컴퓨터는 600년이라는 시간동안 나아진 게 거의 없었다.


 -ID : Yina-

 -Password : ****-


 비밀번호가 이름과 같다는 걸 들키기라도 한다면, 당신의 개인정보는 싸그리 소멸해버릴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그런 것을 개의치 않는다. 그러니까 비밀번호도 안바꾸지.


 -599년 12월 31일-

 -30개의 기사가 있습니다.-


 당신은 무직이다. 회사를 자동으로 구해주는 친절한 시스템은 이제 없어졌다. 당신은 당신의 삶을 위해서 열심히 일을 찾고, 그 뒤엔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 말이 쉬울 뿐, 실제로 당신은 변변찮은 직장 하나 구하지 못하고 있다. 옆집에 있는 편의점에서 변변찮은 돈을 벌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뿐이다.


 오늘은 12월 31일이고, 내일이 되면 '600년의 행사'가 펼쳐진다. 모든 음식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물건 값은 모두 반값으로 인하하며, 모든 도시가 축제를 벌이는 그런 행사였다.


 -신종 이레귤러 또 발생... 이레귤러 실험, 이대로 괜찮은가?-

 -빈부격차의 심화, 대통령은 놀고 있다.-

 -카나코력 600년 행사, 500년 행사 때와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

 -도시 곳곳에서 바이러스 기승... 항상 중무장하세요-

 -제 3 도시 동쪽에서 이레귤러 폭주... 40명 사망 300명 부상-

 -1/6 page-


 "변변찮구만~"


 당신은 뉴스페이지를 닫았다. 언제나처럼 광고페이지가 나타난다.


 -단 돈 5000 크레딧! 당신은 선택 받으셨습니다!-


 별 다른 사진이나 효과도 없이 딸랑 문장 하나만 올라와있는 이상한 광고. 당신은 그것이 너무 궁금했기 때문에 눌러보기로 한다.


 -Yina님, 지금 당장 제 2 도시 66번 지구 20호 4층에 5000 크레딧을 붙여주세요, 자세한 사항은 그 때부터 알려드립니다!-


 "뭐야, 구걸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잖아...-


 당신이 그 말을 마치자마자 문구가 또 하나 뜬다.


 -혹시 거지같은 짓을 한다고 의심하고 계십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거짓말을 한다면, 고소하셔도 좋습니다!-


 "...오올. 그럼 속는 셈 치고 보내볼까..."


 당신은 크레딧 지갑을 모니터에 갖다댄다. 지갑에 저장된 크레딧이 자동으로 컴퓨터에 전송되어 광고주가 있는 곳으로 보내졌다. 이제 당신의 크레딧은 60000에서 55000으로 줄어들었다.


 "지각이잖아. 뭐 어때, 천천히 가자."


 혼잣말을 밥먹듯이 하는 당신, 지금 시간엔 점원들을 상대하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야 하건만 지금의 당신은 어째선지 샤워조차 하지 못해서 부스스하다. 빨리 씻고 편의점으로 달려라.



#3


 "늦어서 죄송함니다아~"


 "야, 너 진짜 미쳤니? 미루고 미뤄서 9시 30분까지만 와달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왜 안 오고 G랄이야!"


 "이상하게 늦잠을 자네요 히히."


 당신은 젖은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온 이래로 이상하게 손님들이 많아졌다.


 "앞으로는 지각하는 일 없도록 해. 나 간다."


 "네 사장님, 좋은 하루 되세여~"


 사장이 편의점을 나가고, 당신은 방에서 옷을 갖춰 입고 나온뒤 카운터에 서서 손님을 기다린다.


 "6000 크레딧입니다."


 손님들은 이상하게 당신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간다. 뭐라도 묻었나 싶어 거울을 보지만 당신의 얼굴에 뭐가 묻지는 않았다. 늘 있는 일이니 당신은 그냥 넘어간다.


 "4700 크레딧입니다. 안녕히가세요-"


 손님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자, 편의점 안은 금세 조용해졌다. 당신은 노트북을 꺼내 인터넷을 돌아다니기로 한다.


 주소를 쓸 때 맨 앞에 www를 써서는 안되는 게 이 도시의 법이다. 따라서 당신은 www가 들어간 모든 주소를 열람할 수 없다. 하는 수 없이 wtf.eureka 로 들어가기로 한다. 이 주소는 유레카라는 검색 사이트로, 대부분의 자료들이 있는 곳이었다.


 엄청난 호기심에, 당신은 이런 것을 검색했다.


 -www를 쓰면 안되는 이유-


 사이트엔 많은 질문과 답변의 흔적이 있었고, 당신은 그것들 중 하나를 보기로 한다.


 -Q : 왜 www가 들어간 주소는 쓸 수 없는건가요?-

 - 제곧내 -

 -A : 왜 www가 들어간 주소는 쓸 수 없는건가요?-

 - 이유는 간단합니다. www가 들어간 주소는 모두 수천년 전의 구형 인터넷 체제를 쓰고 있기 때문에, 현재 쓰고 있는 컴퓨터에서 이 주소들을 불러오면 인터넷 체계가 전체적으로 불안정해지기 때문이죠. 아무튼 쓰면 잡혀감 ㅅㄱ -


 "그렇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당신은 주소창에 www를 친다.


 -www.eureka.kr-


 답변과는 다르게, 인터넷은 정상적으로 구동됬다. 유레카라는 이름을 가진 옛 주소가 모니터에 떠올랐다.


 -無-


 하지만 홈페이지의 가운데에 無라는 글자가 적혀있을 뿐이다.


 "뭐야 이게..."


 당신은 닫기 버튼을 눌렀다. 인터넷이 닫힌다. 갑자기 노트북의 DVD 디스크 드라이브가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했다. 모니터에 문구가 떠오른다.


 -공 DVD를 넣어주세요.-


 이 이상한 문구에 호기심을 가진 당신은, 편의점에서 파는 공 DVD를 몰래 뜯어 노트북에 넣었다. 노트북이 DVD를 읽는 소리가 새차게 들려왔다.


 -작성 완료.-


 당신은 구워진 DVD를 얻었다. 구워진 DVD는 앞면에 이상한 무늬가 씌여 있었다. 당신은 DVD를 다시 넣었다.


 -DVD를 작동시키기 위해서 컴퓨터를 재시작해야 합니다. 재시작하시겠습니까?-


 당신은 '예'를 눌렀다.


 잠시 후, 노트북이 재시작된다. 검은 화면에서 문구가 뜬다.


 -DVD를 작동합니까? Y/N-


 당신은 'Y'를 눌렀다. 잠시 후 붉은 점자들이 모니터에 나타나며 노트북이 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eureka virus system operating...-


 잠시 후, 노트북이 '펑'하는 소리를 내며 멈춰버렸다. 본체에서 연기가 나면서 모니터에 문구가 또 떠올랐다.


 -이 컴퓨터를 통해서 바이러스가 퍼지게 됩니다. 당신이 노트북을 끄고, 부수고, 아예 소멸시켜도 바이러스는 그대로 남습니다.-

 -숙주님 감사요 ^^-


 당신의 컴퓨터가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었다. 이걸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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