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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공포/미스테리/추리/스릴러


 화면이 밝아오고 첫 장면이 나타났습니다. 주위는 아직 밝고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소란스럽게 떠들고 있습니다. 굉장히 기쁜 듯 혹은 왠지 몰를 떨림이 전해져 저마다 웃고 떠들며 그 상황을 즐겁게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서로 자기소개를 주고받고 카메라는 사람들이 이번 모임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 혹은 그들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을 찍습니다. 어찌보면 인터뷰 같았고 어찌보면 그들 나름대로의 기분좋은 첫 인사 같습니다. 그렇게 밝고 기분좋은 첫 장면에서 카메라의 화면은 잠시, 꺼지고 검은 화면으로 계속 시간이 흘러갑니다.


  영상이 다시 시작 되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한 남성이 무선 마이크를 몸에 차고 나타났습니다. 그는 어떤 집에 대해서 떠들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는 어떤 오래되고 낡은 주택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손에 든 스마트폰 사진은 낡고 노후된 주택과 주위에 수풀이 자라 엉망이 된 주택과 그 집터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속 주택은 3층 건물 이었습니다. 단독 주택이 아니라 여러 세대같이 지내던 소형 아파트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젠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시끄럽게 계속 떠들어 댑니다. 대충 하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집은 OO도에서 가장 위험한 흉가라고 네티즌들에게 여러번 소개되었으며 그간 이 주택에서 벌어졌던 미스테리 같은 이야기를 설명하자면...'


 그 집을 거쳐간 사람들의 사고만 10번이 넘었고 여러명이 그 집을 살면서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무시무시한 설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재밌다는 식으로 떠들어대던 사내는 자신이 지금 몇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그 흉가로 들어가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에게 카메라가 슬쩍 돌아갔습니다. 아무도 카메라를 바로보지 않으려 합니다. 몇몇 여성 참가자들은 마음이 변해서 가고 싶지않다며 떼를 씁니다. 사회자로 보였던 사내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무시하고 다시 자신에게 카메라를 집중시키고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저희들 모두 곧 저 안에서 만납시다...!'


 카메라 화면은 다시 검어지고, 시간이 흐릅니다.


 마침내 카메라 불이 들어왔을 때는 정말 어둑어둑해진 저녁시간 이었습니다.  아직은 완전히 해가 넘어가지 않았는지 저멀리 저녁 노을이 슬쩍 비치지만 건물에 가려 빛나지 않습니다. 주위는 남색으로 물들고 참가자들은 저마다 편한 복장을 하고 있지만 어쩐지 계속 바닥만 살피고 있습니다. 저벅저벅 발걸음 소리가 계속되고, 참가자들은 슬쩍슬쩍 자신들이 올라온 길을 내려다 봅니다. 아무래도 다시 내려가고 싶은 모양입니다.


 그러나 이제와서 돌아가고 싶다고 해도 돌아 갈 수 없겠지요. 이미 몇몇 참가자들은 도저히 올라갈 수 없다면서 아래서 기다리기로 하고 보이지 않았습니다.  꽤 높다란 길입니다. 누가 이 위에 주택단지를 지었을까요... 그런데 그때.


 일행들 뒤를 따라걷던 남자가 잠깐 일행이 멈춰보라고 말합니다. 이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는데 어쩐일인지 영문을 몰라 사람들은 그에게 왜 그러냐고 말합니다. 그는 잠깐 만 조용히 하며 멈춰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저벅 저벅...


 별 달리 이상할 것 없었습니다. 주위는 아직 완전히 어두워진 것도 아니었고, 무슨 이상한 일이 발생할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이상하다는 듯이 여전히 고개를 갸웃입니다. 그러더니 다시 올라가자고 합니다. 사람들은 화를 내며 놀리지 말라고 합니다. 너털웃음을 짓는 사람들도 있지만 몇몇은 진짜 화가 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또 서로서로 서먹해져서 말없이 올라가던 사람들, 그중에 이번에 다른 사람이 갑자기 멈추라고 말합니다.


 주위에 사람들 이번엔 짜증을 내며 모두 멈췄습니다. 그 사람은 조용히 해보라면서 오히려 화를 냅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모두 걷다가 멈추라고 할때 조용히 발만 멈추라고 이야기하며 다시 걸어올라 가라고 말합니다. 대장도 아니면서, 모두 참가자 일 뿐인데 지시하는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궁시렁걸릴 뿐 그의 말을 따라 천천히 다시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러던 그때.


'이제 다들 멈춰봐요.'


 그말에 모두 다같이 걸음 멈췄습니다. 자꾸 멈추라고 하는 사람에게 눈쌀을 찌푸리며 쳐다보긴했지만 이번엔 정말 다들 조용히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그런데 왜 일까요...


 저벅, 저벅...


 모두가 서있는데... 그들에게서 한발 늦게 멈추는 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해가 많이 저물긴했어도 주위 열기는 가시지 않았는데, 그들 주위는 찬바람이라도 불어온듯 쌔해졌습니다. 몇몇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고 자꾸 뒤를 쳐다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 곳 어딘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분명하게 들은 것 같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은 그냥 조용하게 서로를 마주 볼 뿐이었습니다.


 그 중 사회자 처럼 굴던 사람이 애써 분위기를 올려보려합니다. 아직 위에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다들 너무 예민해져서 이상한 것을 들었다고 하는게 아니냐고, 자긴 못들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그의 말에 잘못들은게 맞는 것 같다고 하면서도 자꾸 신경이 가는지 뒤를 쳐다보았습니다. 그 소리를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들었던 것입니다. 사회자가 앞장 서서 걷자 사람들은 무언가에 쫒기듯이 우르르 따라갑니다. 자꾸 그러면서 뒤쳐지기 싫은지 걸음이 빨라집니다.


 올라와서 보는 주택 주위는 그 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언제 버렸는지 모를 쓰레기로 가득했고 휴지, 과자봉지, 깨진 전구, 심지어 청바지, 윗도리 같은 옷가지도 널려있었습니다. 정말 그곳에 예전에 누가 살았던 것인지 아니면 최근 까지도 누가 올라와서 그렇게 어질러 놓았는지 알 수 없지만 주위는 쓰레기 장 같았습니다. 사회자는 여기서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를 합니다.


'둘로 나뉘어서 이 주변을 둘러보죠.'


 이렇게 무서운데 나뉘어서 행동하자니 다들 싫다면서 손사래를 치지만 그 중에는 재밌을 것 같다면서 그렇게 하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하자면서 둘로 사람들을 나눕니다. 사람들은 흉가에서 그날 그저 담력테스트 같은 것을 하러 온게 아니라 귀신이 출몰하는지 알고 싶어서 모인 체험단 이었으니까요. 그렇습니다.

 그들이 방금전에 들었던 발걸음 소리는 잘못들었던 것 뿐이니까요. 한 팀은 시계방향으로 다른 팀은 반 시계방향으로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꽤 커다란 공용 주택 입니다. 몇 가구나 살았을까요. 둘러볼만한 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조용히 그렇게 나뉘어 걸었습니다.


  주택 우측에 들어 섰을 때 그들은 꽤 놀랐습니다. 주위는 정면과 달리 꽤 깔끔한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화단이었을 곳은 물망초와 이름모를 풀들이 무성했지만,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보도가 깔려있었습니다. 깨진 보도들이 대부분이었어도 충분히 지나다닐 만한 곳이었습니다. 카메라는 주택 주위 전체를 담을 수 있게 멀리 떨어져서 촬영하였습니다. 그런데 지붕에 누렇게 칠이 바랜 곳에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일행은 이상한 점을 못 느낀 듯 계속 걸었지만 카메라맨은 아닌 듯했습니다.


 옥상 위로 하얀 천자락이 보입니다. 난간 위로 흰 물체가 펄럭입니다. 그 펄럭이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한 카메라맨은 앞으로 나가는 일행을 무시한 채 카메라를 돌려 난간으로 줌인 했습니다. 그곳에는 하얀 손이 휘적거립니다. 그 대상은 키가 아주 작은 듯 하네요. 얼굴은 보이지 않고 손만 보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순간 화면이 크게 일렁이었습니다. 아마도 카메라를 들고 있던 사람이 크게 놀란 듯합니다. 카메라가 밑으로 내려가더니 괴성이 들리면서 거칠게 흔들리는 깨진 보도 바닥이 보입니다. 그리고 촬영이 잠시 중단 되었습니다.


 잠시 뒤에 다시 카메라에 앞서가던 일행이 잡혔습니다. 일행들은 카메라에 다가와 진정하라는 듯이 어깨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카메라는 잠시 바닥에 치워 놓은 듯 했지만 정확하게 카메라 맨의 모습과 주위 당황한 사람들을 찍고 있었습니다. 좁은 화단 난간에 앉은 카메라 맨은 거칠게 숨을 쉬면서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코에서 붉은 피가 주르륵 흘렀습니다. 몹시 흥분했던 탓인지 남자는 코에서 피를 흘리는 것 이었습니다.


 그의 코피 때문에 다시 주위가 어수선해졌습니다. 남자 옆으로 여성이 뛰어와 손수건을 건네주었습니다. 여성이 건네준 손수건으로 남자는 코를 틀어막았고 일행은 안절부절 못했습니다. 그러나 카메라는 계속해서 촬영됩니다.


코피가 멈추지 않아 고생입니다. 다시 일행은 발을 움직였지만  생각보다 늦게 주택 후문에서 사람들은 다시 모일 수 있었습니다. 사회자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한명의 낙오자도 없다고 이야기 했지만 사람들은 약간 불안해하는 듯 했습니다. 사회자는 애써 그런 사람들의 표정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서로 무엇을 특별히 본것이 있냐고 물어보는데 코를 틀어막고 하얗게 질려있던 남자가 번쩍 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것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습니다. 입밖으로 내기에는 정신이 없었습니다. 코피는 멈추지 않았고 뜻밖이지만 그는 그곳에 더이상 합류 하지 못하고 내려가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그가 그곳에서 내려가겠다고 하자 예상외로 사회자는 아무말 없이 그가 내려갈 것을 동의했습니다. 여성 참가자들 중 한명도 내려가겠다고 하였고 둘은 같이 그 주택에서 멀어져 내려갑니다. 어쩌면 다같이 그때 내려갔어야 할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은 4명, 그들은 다들 그 흉가에 들어갈 것을 약속합니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습니다. 밤이 늦은 시간인데다가 하늘에 구름 끼어 가득하여 달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잠시 카메라가 흔들리는 듯 했지만 주택을 향해 화면이 잡힙니다. 후문쪽에서 바라본 주택인 듯 한데 아파트 배란다들이 보입니다. 창문은 모조리 깨져있고 커튼인지 블라인드인지 모를 것들이 찢어져 너풀거립니다. 이런 기분나쁜 곳을 사람들은 아무 말없이 들어갑니다. 복도식 현관 바닥은 초록색 고무로 된 바닥입니다. 냄새는 나지 않지만 오래된 터라 밟을 때마다 찌익찌익... 기분 나쁜 장판 소리가 납니다. 벽에 칠해진 하얀 패인트는 벗겨져 시멘트가 보이고 계단의 난간은 잔뜩 녹슬어 제구실을 못하는 상태입니다. 사회자가 앞 서서 들어가면서 이런 저런 풍경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사람들은 그저  그를 따라 걷습니다.

'오래전 건물이지만 전에 사람이 살았다는 흔적이 보입니다. 현관에 낡은 우체통은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 세대수 만큼 있고 이 복도를 가로지르는 계단은 아파트 옥상까지 이어져 있을 것입니다!'

 1층의 세대 현관문이 보입니다. 사회자는 그 앞에서 잠시 말을 잊지 못하다가 사람들에게 들어가 볼것을 제안합니다. 남학생 한명이 그말에 현관문을 잡아 돌립니다.

101호

 101호 문이 조심스럽게 열립니다. 반대쪽 102호 문을 여자 한명이 열어보려했지만 열리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곳 까지 들어가야겠냐고 잠깐 소란이 었습니다. 하지만, 들어오자마자 그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거실, 닫혀진 방문 둘 짐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곳에 누군가 살았으리라 생각되는 오싹함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계속 들어가려는데...

 쿵!

'히익!'

 사회자가 놀라 잔뜩 고개를 수그렸습니다. 그저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였음에도 그는 매우 놀란 듯 합니다. 물론 그 뿐만 아니라 다들 놀라 현관 쪽을 보았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집안으로 들어온 그들은 거실을 둘러봅니다. 이때 부터 잔뜩 얼어이는 사회자는 앞으로 나서서 떠벌리기 시작합니다. 방금의 자신의 모습이 창피했는지 하지 않아도 될 실황 중계를 하면서 앞서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이 쪽이 바로 거실입니다! 사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보기 힘들 정도로 깔끔하군요!'

거실은 잔뜩 쓸어있는 곰팡이와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납니다. 사실 이상할 것 없는 빈집이지만, 사회자는 곰팡이나 벽지의 상태까지 세세하게 떠벌리면서 먼저 앞서 나갑니다. 당연히 카메라를 들고 있던 사람도 그를 쫒아갔습니다. 그가 방으로 들어가려고 닫혀있는 방 문고리를 돌리지만

 문고리가 헛도는 소리만 날 뿐.

 방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별수 없이 그는 다른 문을 열어보자며 카메라를 데리고 다른 쪽 문에 다가가 잡고 문고리를 열어봅니다. 나무가 무너지는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문이 열립니다. 열린 문 앞에 드러나는 안의 모습은 화장실 이었습니다. 그는 그저 화장실이라면서 별것 없다고 말하지만 어두운 화장실에는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회를 보던 그는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핸드폰 조명으로 화장실을 비췄습니다.

'으아아!'

 갑자기 소란스러운 일에 부엌을 둘러보던 다른 사람들도 화장실의 사회자에게 다가왔습니다. 뒤로 고꾸라지 듯이 넘어진 사회자는 하얗게 질려있었습니다. 그가 무엇을 보았는지 다시 한번 다 같이 보기 위해 핸드폰을 가져다 비췄습니다.

 거울.

 그냥 거울이 었습니다. 거울이 비친 자신을 보고 사회자는 아무래도 놀라 엉덩방아를 찧은듯 싶습니다. 그는 아무런 말을 잇지 못하면서도 정신이 들었는지 일어나서 자신의 떨어트린 핸드폰을 주섬주섬 챙겼습니다. 그러면서 이만 이 집에서 나가자고 말했습니다. 다들 그가 포기하고 주택을 나가자는 줄 알았지만 그는 곧 다른 곳도 둘러보자면서 서둘러서 101호를 빠져나갑니다.

 쩌억 쩌억 고무 장판이 발에 붙었다 떨어지는 소리는 내며 그는 서둘러서 다음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그의 발걸음이 빨랐습니다.그런데 2층으로 올라가버리는 그와 카메라맨을 뒤로 남아있던 두사람은 그의 뒤만 쳐다보고 따라 올라가지 않습니다. 왜 일까요? 참가자 중 한 여성이 화장실 안을 검지로 가리킵니다. 남학생은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 눈을 돌렸습니다. 거울의 유리에 무엇인가 써있습니다. 붉은 립스틱 같은 것으로 써놓은 것인지 새빨간 그 글씨는...

 

[나는 여기에 있어.]

 

 남자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여성 참가자는 그 글씨를 보고 담담한 듯 보였지만 얼굴을 남자와 마찮가지로 새하얗게 질려있습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핸드폰 조명을 치우고는 남자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 합니다.

 

'저 둘은 별 수 없지만, 우리 여기서 나가는게 좋을 것 같아요.'

 

 남학생은 당연히 찬성하고 있었지만 그 둘을 내버려두고 나가는 것은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하지만 곧 그녀가 하는 말 때문에 남학생은 금방 나가고자하는 생각을 다시 굳힐 수 있었습니다.

 

'여기 통화가 안돼요. 사실 아까 부터 말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핸드폰을 보여줬습니다. 그녀의 핸드폰에는 통화권을 벗어났다는 글씨가 써있습니다. 남학생과 그녀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집안에서 빠져나와 계단 위를 향해 소리쳤습니다. 그만 나가보겠으니 그렇게 알아달라고요. 하지만 위에선 그 어떤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발자국이 장판에 달라붙었다 떨어지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습니다. 남학생과 여성 참가자는 주택 밖으로 빠져나와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며 자신들이 따라올라 왔던 정문 앞 오솔길을 향해 걸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이상한 벨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들이 언덕을 내려가려하자 가까이서 벨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전화가 되는 것일까요. 남학생과 여성 참가자는 잠시 멈춰서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서로를 바라만 보면서 가만히 서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상한 눈으로 서로를 쳐다보던 남학생과 여성 참가자의 얼굴이 점점 새파랗게 질려갑니다. 둘은 서로의 전화벨 소리를 모르고 있었습니다만, 이번에는 그 낯선 소리에 비명을 지르며 오솔길을 뛰어 내려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카메라가 흔들립니다. 밖에서 저멀리 먼저 가겠다던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게 때문입니다. 2층에 올라와 수다를 떨던 사회자도 카메라 앞에서 살살 웃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위에 무엇이 있는지 설명하다가 갑자기 정색을 하며 얼굴을 굳힙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계속 설명을 해야겠는지 손을 휘저으면서 무엇인가 말하려하지만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들은 아직 2층 그 어떤 집도 들어가지 못한듯 현관문이 보입니다. 201호와 202호 그 앞에서 자꾸만 자꾸만 떠듬떠듬 없는소릴 지어내가며 시간을 끌고 있는 듯 합니다. 보다 못한 카메라를 들고 있던 사람이 먼저 나서서 현관문 쪽으로 갑니다.

 

 사회자 처럼 나서던 남자는 그의 그런 행동에 단말마를 내며 저지하려하지만 결국 현문 문이 열립니다. 문은 202호. 1층과 달리 2호 수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안을 카메라 맨이 먼저 들어갑니다. 그러면서 현관, 거실, 역시나 닫혀있는 여러 방문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그런데 그때...

 

[지직...]

 

 카메라가 노이즈 소리를 내면서 흔들립니다. 화면이 일그러지면서 잠깐 멈추는가 싶더니 금방 원상태로 돌아오지만 그 짧은 순간에 그는 어느새 방안에 있습니다. 화면이 약간 어둡습니다. 사회자라고 했던 남자는 이번에 핸드폰을 들고 그 조명을 주위에 비추고만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주위를 그렇게 둘러보던 남자는 무엇인가 발견했는지 그 곳에 카메라를 비추라고 손짓합니다.

 

 그곳에는 1층과 마찮가지로 글이 써있습니다.

 

[나는 여기에도 있어]

 

 알 수 없는 오싹한 글자가 써있었습니다. 카메라는 그 글을 줌인하여 당겨서 크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가만히 글을 보고 있는데...

 

 쿵!

 

 나무가 크게 일그러지는 소리는 내면서 안방문이 잠깁니다. 안방문이 닫히자 마자 사람들은 혼비백산이 됩니다. 나가려고 아우성인 소리가 드립니다. 핸드폰 조명과 카메라도 마찮가지로 크게 흔들리고 그들의 거친 숨소리만 한동안 들리다가 다시 카메라가 꺼지고 켜지길 반복합니다. 그러던 중에 다신 진정 되었는지 카메라에 불이 들어옵니다. 약간 진정이 되었는지 주위에 큰 떨림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기기에 이상이 생겼는지 카메라가 크게 일렁입니다. 사회자의 하얗게 질린 얼굴로 무섭게 보입니다. 말없이 침묵하고 있는 모습이 넋이 나간듯 보입니다. 가만히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있던 갑작스레 고개를 떨구고는 흐느끼듯 심정을 토로하기 시작합니다.

 

 괜히 들어왔다면서, 내가 왜 여기있는지 모르겠다면서 그는 알수 없는 소릴 계속해서 중얼거립니다. 카메라는 정신이 나간 그를 무시하고 일어서서 천천히 걸어 올라갑니다. 잠시 2층 복도에 있던 그는 그를 아래층에 내버려두고 작게 떨리는 숨을 내쉬면서 3층으로 올라갑니다.

 

 3층에 올라온 카메라는 천천히 화면을 회전해가면서 3층의 양쪽 현관 문 번갈아 가면서 찍습니다. 잔뜩 녹슨 현관문과 벗겨진 회색 페인트, 그런데 2층에서 처럼 현관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할 수 없었습니다. 현관문에는 1층과 2층에서 처럼 이상한 글들이 조그맣게 써있었습니다.

 

301호

 

[왼쪽 다리는 이쪽]

 

 

302 호

 

[오른 쪽 다리는 이쪽]

 그걸 본 순간 갑작스레 카메라 뒤에서 큰 비명이 들리면서 계단이 크게 울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때문에 또 한번 카메라는 매우 심하고 크게 흔들리면서 계단을 향해 카메라를 당깁니다. 뛰쳐내려가는 남자의 모습이 보이는데 아무래도 지금까지 잘 참으면서 사회를 보던 사람이 무서움을 못이겨 계단을 뛰쳐내려가는 모습인 듯 합니다.

 
 카메라는 다시 3층의 양쪽 문에 써있는 글을 잡았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 옥상을 향해 올라가려는 듯 거친 숨소리와 함께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카메라가 잡는데 그 올라가는 계단에 무엇인가 글이 또 써있습니다.

 

[내 상반신은 이 위에 있어]

 

 카메라를 들고 있던 사람의 숨소리가 전보다 더 커집니다. 헉헉대는 그의 숨 소리가 카메라가 점점 커지면서 들려옵니다. 그는 금방 올라가는 것을 포기하려는 듯이 카메라를 돌려 밑으로 몸을 돌리지만, 순간 카메라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는 멈칫하며 다시 위를 봅니다.

 

 '지익, 쓰윽. 지익. 쓱.' 

 

 옥상에서 바닥에 무엇인가 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방금전에 보지 못했던 층간 벽에 커다랗게 써있는 붉은 글씨가 보입니다. 

 

 .

 

 .

 

 .

 

 .

 

 .

 

 .

 

 . 

 

 .

 

[그곳으로 상반신이 내려가고 있어, 기다려.]

 글자를 확인한 카메라는 미친듯이 뛰어내려갑니다. 그는 뒤도 바라보지 않고 미친 듯이 뛰어내려가면서도 카메라를 끄지 않았습니다. 그의 발자국이 장판에 달라붙었다가 떨어지는 소리 외에 다른 소리도 들려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카메라는 잡지 못했지만, 그 소리는 계속 카메라 맨의 발소리와 겹쳐져 들려옵니다. 그는 주택을 빠져나와 오솔길을 향해 달리면서도 단한번도 카메라를 들어 뒤를 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달리고 또 달리고 있었습니다. 카메라가 바닥에 부딪치기도 하고 그의 허벅지에 계속 맞고 튕겨나가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는 카메라를 신경쓸 여유가 없어보입니다.

 

 그리고 심하게 다뤄 진 카메라는 결국 망가졌는지 그 영상이 종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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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2ch 공포 소재료 모음집




간단히 손풀기로 쓰는 글이라 퇴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러나 하루 한편 꾸준히 뵙겠습니다. -글쓴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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