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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 자기 지금 어디야? ]


"나 지금 일터인데. 왜?"


[ 오늘 저녁 먹기로 했잖아. ]


"아까전에 문자했으면서..."


수화기를 틀어막고, 당신은 한숨을 내뱉는다.


[ 그럼 우리 '솜사탕 정식'에서 만나자. 알겠지? ]


"엉. 지금 바쁘니까 끊어."


전화가 끊어지고, 당신은 거칠게 휴대전화를 가방속으로 집어넣었다. 불타버린 공장 앞에서 황신오와 그의 친구가 가만히 앉아 있다. 때마침 근처에서 서성이던 소방사 한 명이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실직하셨군요. 직장을 얻고 싶으시면 다시 시청으로 가보세요. 제 친구도 그런 식으로 직장을 다시 얻어서 열심히 일하고 있거든요."


"아... 예. 들었지 최공완."


"어. 내일 보자."


그들은 그렇게 헤어졌다. 당신도 불탄 공장이 찍힌 사진을 들고 택시를 잡아 신문사로 향했다.



#68


-불타버린 공장, 사상자 300명, 잃어버린 공업의 긍지-


어제 당신이 마마드와 함께 먹었던 식사는 최악이었다. 그리고 오늘 당연한 것처럼 당신의 기사가 1면으로 올라갔다.


"이나, 이나, 이나, 이나, 이나!"


"앗, 옙!"


"시장님에게서 전화야."


당신은 떨리는 손으로 동료 직원이 건네주는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여... 여보세요?"


[ 지금 정신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


"예?"


[ 오늘 올라온 기사말일세! 뭐? 잃어버린 공업의 긍지? 지금 우리 정부를 바보로 아는건가? ]


"아, 그건..."


[ 됬고, 아무래도 반성을 위해서 여기로 오는 게 좋겠군. 아, 그건 여기에 놔줘요. 오후 4시까지 오지 않는다면, 넌 영원히 해고야! ]


"네..."


당신은 풀이 죽은 채 가방에 짐을 넣는다. 오늘은 빠른 퇴근이다. 당신은 편집장에게 간다.


"저, 편집장님. 제가 오늘 소환발령이 나서 일찍 퇴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소환발령이라고? 뭐 잘못했나? 오늘 기사가 문제인건가?"


"그런 것 같습니다."


"흠... 너무 수위가 높았나. 알았어. 가봐."


이상하게도 편집장은 당신의 얼굴이 아니라 당신의 몸매를 음흉한 시선으로 훑어보고 있다. 당신은 귀가한다.



#69


시청. 시청은 시장관이라고도 불리운다. 이 건물은 서울의 정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시청의 건물 가운데엔 이상한 깔때기모양의 기둥이 있는데, 시력이 좋아야 약간 흐릿하게 보일 정도다.


"소환발령 받고 왔습니다."


"아, 이나 씨 입니까? 이쪽으로 오십시오."


당신은 보안요원들의 안내를 따라 2층으로 향한다.


-시장실-


"저희가 안내해드릴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


보안요원들이 돌아가고, 당신은 문을 연다. 시장 한기산이 의자에 앉아서 두 남자에게 역정을 내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너희한테 줄 직장은 없어! 그러니까 좀 꺼지라고!"


"그러지 마시고 한 번만 더 생각해주십시오 시장님. 분명 저희들이 쓰일 데가 있을겁니다."


"저기..."


세 남자의 시선이 당신에게 박힌다.


"이나라고 합니다. 반성 때문에 왔습니다."


"아, 너로군. 너희 둘은 저기 앉아있던지 좀 꺼져! 이쪽으로 오시게."


당신은 시장에게 다가간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당신은 시장과 대치했다.


"넌 시장이 누구라고 생각하지?"


"도시의 총 책임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총 책임자가 내리는 운영방식은 어떻다고 생각하지?"


"총 책임자가 직접 지휘하는만큼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데 오늘 올라온 이 기사는 뭐지? 뭐냐고!"


시장이 당신의 면전에 신문을 집어 던진다.


"직원들의 실수로 화재가 난 것인데, 왜 정부탓으로 되돌려서 말했지?"


"저... 그건 정부에서의 안전 대책이 미흡하다고 생각...."


"그만! 그건 그냥 너의 기사를 변호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변명일 뿐이지. 너희 마마드 신문 녀석들은 그냥 까대는 걸 좋아하는 녀석들이니까. 천하의, 미개하고, 쓸모없는 놈들이야. 신문사가 그거 하나밖에 없어서 없애버릴 수도 없고."


"절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그냥 이 자리에서 콱 죽여줄까?"


이 때 누군가가 한 명 더 시장실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당신은 그를 알지 못한다.


"여어 형님."


"기선이군. 무슨 볼일이지?"


"돈이 좀 필요해서요. 아니, 그보다 이 아가씨는 누굽니까? 아따, 거 참 참하게 생겼구먼."


기선이라는 남자가 당신 옆으로 온다.


"패션 감각도 있고, 몸매도 좋고... 모델인가?"


"기, 기자입니다!"


그는 갑작스럽게 당신의 가슴을 만져대기 시작했다. 당신은 당황해서 뒤로 물러났다.


"왜 이러시는지 이유를 모르겠군요! 더 다가오면 성추행 혐의로 신고하겠어요!"


"할테면 해봐. 판사는 내편이니까."


그가 당신의 가슴을 다시 만져댄다. 당신은 이 광경이 상당히 역겹다.


"꺄악!"


"되려 니가 유죄라고 니가. 누가 이렇게 큰 가슴을 가지고 태어나랬냐? 우억!"


한기산이 기선에게 크레딧 지갑을 던진다.


"한기선! 그냥 이 돈이나 가지고 냉큼 꺼져라!"


"쳇, 알겠수."


한기선은 투덜대며 돌아가려다가, 구석에 박혀있는 두 남자를 보고 말한다.


"저 녀석들, 스트레스좀 풀게 데려가면 안됩니까?"


"좋을대로 해라."


두 남자는 당신이 어제 봤던 황신오와 최공완이다. 당신은 그들 앞으로 달려가 말한다.


"데려가기만 해보세요."


"워, 워. 아주 당찬 아가씨로구만. 그냥 내가 참는다. 다음에 걸리면 넌 가슴으로 안 끝날 줄 알아."


한기선은 굉장한 변태인 것 같다. 그는 문을 열고 퇴장했다. 또 다른 남자가 들어온다.


"후, 저 동생놈때문에..."


"시장님, 큰일입니다."


"왜 그런가."


"포스 필드가 망가지려하고 있습니다만."


"뭐?"


"몇몇 사원들이 수트를 입고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3일째 연락이 없습니다."


"정말 미쳐버리겠군. 제 2 원정대는 준비했는가?"


"그게, 방사능이 두려워선지 대부분 숨어버렸습니다."


"숨은 녀석들은 전부 사살시키도록. 너희 셋은 여기로 와 봐."


남자가 돌아가고, 당신과 황신오, 최공완이 시장 앞에 나란히 선다.


"솔직히 너희들을 고용해선 안되지만... 그냥 쓰도록 하지. 서울 밖에서 포스 필드를 찾아와. 실패하면 끝이고, 성공하면 5억 크레딧. 끝."


"뭔데요 그게."


"경비원! 이 사람들 데려가!"


당신들은 시청에서 쫓겨났다.



#70


"죄송합니다. 아까 못 지켜드려서. 내가 한기선 그 놈을 그냥..."


"아니에요, 직업 특성상 이런 일은 자주 겪거든요."


최공완이라는 남자가 아까부터 당신을 바라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저기...? 이봐요?"


당신이 그의 앞에서 손을 흔들어보이자 그는 그때서야 정신을 차렸다.


"아무리 봐도 미인이시군요... 남자들이 줄줄 따라다니겠어요."


"그렇지도 않아요."


"그나저나, 포스 필드라는 걸 어떻게 찾죠?"


"모든 지식은 도서관에 있다고 하잖아요. 도서관으로 가보죠."


당신들은 시청 옆에 위치한 대도서관으로 향한다.



#71


"여기 있다."


당신이 찾은 책은 너무 오래된 책이라 재판을 60번이나 했다.


-포스 필드 개론-


당신들은 포스 필드 개론을 읽었다. 대충의 내용은, 포스 필드가 기계에 의해 움직이고 그 기계가 현재 구리시 연구소에서 개발중이라는 것이었다.


"흠흠. 근데 강릉이 어디죠?"


"글쎄요. 생활지구인가."


당신들은 한국 지도에서 구리를 발견했다. 별로 멀지도 않은 곳이다. 당신들은 택시를 잡아 도시의 최동단으로 향했다.



#72


"그런..."


"이 쓰레기 같은 년. 꼴도 보기 싫으니까 이제 꺼져."


당신은 망연자실해서 일어나지 못한다. 아니, 시장의 주먹이 당신의 허리를 분질러버려 허리 밑의 감각이 없다고 보는 게 옳다. 경호원 두 명이 당신을 이끌고 시장관 밖으로 나간다. 당신은 시장관 밖에 버려진다.


"불쌍하군. 시장한테 맞은건가."


"조용히 해!"


시장관 밖에 피투성이가 된 채로 쓰러진 당신을 보안요원들이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아...으....으.."


당신은 길거리를 기어간다. 아까도 말했듯이, 설 수가 없다.


"너, 카나코니?"


"선...생......"


그러던 중, 미술 선생이 당신을 발견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이내 당신을 업고 자신의 집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죽지마라 카나코. 제발..."



#73


"이 밖으로는 못나가지 말입니다."


"우린 시장님의 권한을 얻고 나가는 건데요?"


"어이구! 그러면 얘기가 달라지죠. 나가셔도 좋습니다."


당신들의 이마에 시장의 도장이 낙인되어있다. 이 도장자국만 있으면 대부분의 허락되지 않은 일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우와, 나무가 새하얘!"


"그렇네요. 잠깐... 이건 나무가 아닌데요?"


황신오가 나무를 매만져보더니, 나무 껍질을 뜯어본다.


"이건 나무라기보다는... 버섯이라고 보는 게 맞겠어요."


"버섯이요?"


"예. 버섯."


이 때 한 나무에서 퐁-하고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나무를 중심으로 흰색 가루가 퍼져나간다. 확실히 버섯이었다.


"대단하다..."


당신들은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구리시 연구소로 보이는 건물이 나타난다.


-구...시 연구소-


"들어가보죠."


당신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74


당신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넓은 홀과 네 개의 문이 달린 복도. 그리고 홀의 중심에 놓인 이상한 구형 구조물까지 모든 게 당신들에겐 신선했다.


"뭐지 이게?"


그 중 당신의 시선을 사로잡은 게 구형 구조물이었다. 구조물은 강철로 만들어져 있다.


"가-동- P-O-3177 부르르르-"


당신의 손길이 닿자마자 구조물에서 소리가 새어나온다.


"뭐, 뭐야 이게...?!"


"부팅 완료. 운영체제는 테스트3 을 사용합니다. 당신이 제 주인이시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P-O-3177이 2초만에 말했다.


"전 프로스펙터 오라클, 줄여서 오라클이라고 합니다. 인공지능 로봇이지만 걸을 수 없습니다."


오라클을 구성하는 구형 구조물에서 갑자기 동그란 카메라가 나타났다. 당신은 놀라서 오라클을 떨어트린다.


"진정하십시오. 이것은 제 눈입니다. 현재 치마 속에 있는 팬티를 발견했습니다. 분-홍-"


당신은 오라클을 발로 차버렸다.


"뭐 저런 게 다 있담?"


"죄송합니다 주인님. 저를 거두어주십시오. 플리------즈."


당신은 마지막의 플리------즈가 무슨 소리인지는 몰랐으나, 그를 거두어주기로 했다. 다시 품안에 안긴 오라클이 말한다.


"저분들과 주인님의 이름을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75


"콜록 콜록."


"몸은 좀 괜찮니?"


"네... 어느 정도는."


당신은 주머니에서 매직 웨폰을 꺼냈다.


"이건...."


"이게 뭔지 아세요?"


"응. 우리 언니도 이걸 가지고 있었지."


"설마 그 분 이름이..."


"이나인데. 내 이름은 알지? 예나. 그나저나 우리 언니를 알고 있니?"


"네. 시장님이 저희 어머니가 그 분이라셨어요."


"...그렇구나. 그럼 난 이제 네 이모겠네?"


"그렇게 되는 건가요?"


예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선생님은 선생님인걸요."


"편할대로 불러. 그나저나 배고프지 않아? 뭐 먹고 싶은거 없니?"


"흠. 딱히 없는데요. 전 좀 더 잘게요. 그래도 되죠?"


"얼마든지."


당신은 침대에 누워 있는 그 상태 그대로 다시 잠들었다.



#外3


"뭡니까 이 똥통 기계는."


"예전에 포탈이라는 게임에서 봤던 기계인데, 너무 인상적이어서 만들어봤어."


구형의 형태를 띄고 있는 기계가 말했다.


"스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스"


"너무 시끄럽잖아! 꺼!"


카메라의 렌즈 색이 바뀌며 기계 전원이 꺼졌다.


"이 기계의 이름을 프로스펙터 오라클이라고 지을거야."


"그냥 버리면 안 돼?"


"귀엽잖아! 좀 봐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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