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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판타지,게임,공포/미스테리/추리/스릴러
리프튼 감옥 안, 고양이 한 마리의 손이 책위에서 깃털과 함께 움직였다. 그러니까... 그는 자신의 생애를 다루는 자서전을 쓰고 있다. 정말 오래전 부터 시작한 일이지만 그는 아직도 반절도 쓰지 못했다.

철장 밖은 조용했다. 솔직히 뚜벅거리고 죄수들이 소란을 피우고 있었지만 어디 하루이틀 듣는 소리인가. 그는 그저 글자하나하나를 새기기위해 바삐 움직일 뿐이었다.

"안녕하신가, 이니고. 이것 참 오랫만이군."

정말 오래간만에 듣는 목소리다. 그러나 이니고는 전혀 반가운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를 향한 목소리는 그의 손을 잠시 멈추기에 충분했다.

이니고가 잠시 뜸들이고 있자 사내는 다시 입을 열었다.

"친구가 말하는데 왜 대답이 없나? 어디 아픈가?"

이니고는 조용히 말했다.

"여기서 나가주게. 제발 부탁이니까, 친구여."

"오 미안하지만. 안되겠는걸."

이니고는 사내를 애써 무시하려고 다시 그의 깃털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도 그 유치한 책을 쓰고 있는 건가? 자네 나이가 몇살인지는 알고 있나?"

'이건 단순한 일기가 아니란 말일세!'

라고 오래전의 자신처럼 외치고 싶지만 그는 꾹 참았다. 그저... 일종의 시련이라고 생각하며 그의 손을 바삐 움직였다.

"왜 아직도 말이 없는 건가? 말귀가 막힌것도 아닌데."

사내의 말은 차분했으나 분명 이니고의 태도에 흥분한 것같았다.

"좋아, 내가 한번 그 책에 들어갈 자네의 호칭을 맞춰보지. 위대한 이니고. 잘생긴 이니고. 활의 명수 이니고."

잠시 사내의 말이 멈췄다. 하지만 곧 이어졌다.

"수많은 이름들이 자네를 거쳐갔지, 하지만 나는 이렇게 불러주고 싶네. 용자, 용자 이니고, 둘도 없는 형제이자 친구를 죽인 용자. 친구의 눈을 피눈물 흐르는 눈으로 만들어준 용자 이니고, 고작 감옥에 처박혀있는다고 자신이 속죄한다고 믿는 용자 이니고!"

사내의 속사포처럼 튀어나오던 말이 이내 차분해졌다.

"안 그런가? 내 친구 이니고여. 어디 나를 즐겁게 해주던 그 주둥이으로 말이라도 해보는 것이 어떤가? 그 주둥아리로 말이라도 해보라고."

그래, 기억났다. 불미스러운 사건. 유감이라는 단어로도 표현하지 못할 그런 감정이었다.

"뭐라고 말을 좀 해봐 고양이 새끼야!"

이니고는 그저 눈을 감았다. 정말 잊고 싶은 일이었다. 그런 일은 일어나면 안되었는데...

"후... 그래, 자네가 좋아하는 스쿠마 이야기로 넘어가지, 아무리 화가나도 스쿠마 한 병이면 아주 좋아했잖나."

곧 사내가 이니고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그래서 말야 용자 이니고씨, 나를 엿먹이고 얻은 스쿠마가 총 몇번인지 알 수 있겠습니까?"

이니고의 동공이 확대됬다.

"한병도 얻지 못했어. 지난일 보수를 받으러 갔지만 자네에게 말해줄 수 없는 이유로 받질 못했네."

이니고는 떨리는 목소리를 최대한 억제하며 말했지만 목소리는 마구 떨려왔다.

"오, 그러니까 자기가 둘도 없는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죽이고 얻은 스쿠마가 한병도 없다라. 킥킥킥"

사내가 웃었다. 그러나 이 상황이 웃겨서 웃은 웃음은 아닐것 이다.

"잘했어요, 이니고씨."

사내가 박수치며 말했다.

"잘했다구, 이니고."

어느세 이니고의 목전에는 단검이 번쩍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곧 사내는 그 단검을 목에서 땠다.

"이건 지금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자 상이야."

이니고의 귀에 차가운 숨소리가 들렸다.

"용자 이니고, 가끔 나를 보면 꺼지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경비병을 부르고는 햇지. 하지만 이니고, 자네도 잘 알지 않는가, 내가... 사라지지 않는 다는 걸 말야. 내가 이렇게 해골이 되어도 자네는 할일을 절대 잊지 못할거야. 자네가 죽는 그날에도 말야."

이니고는 고개를 떨구었다.

"난 더 오랫동안 죗값을 치러야겠구만... 친구"

이니고가 말했다. 그러나 곧 사내가 받아쳤다.

"친구가 아니고, 죽은 친구겠지 이니고."

사내의 얼굴이 싹 바뀌며 이니고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마치 목으로 파고든 사내의 손이 이니고의 머리속을 휘집는 것 같았다. 소리를 지르고 싶어도 지를 수가 없었다. 그러나 눈을 동그랗게 뜬채 입을 벌려 소리를 지르기위해 애쓸 뿐이었다.

.

.

.

"파란고양이! 소리 좀 그만 지르고 일어나! 젠장할 검문소에서 돈좀 털어 먹으려 했더니만..."

경비병이 이니고를 소리쳐 깨우고는 혼잣말을 하며 다음 감방으로 갔다. 이니고는 그저 악몽이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사실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죽었다면 마음은 편할지도 모르겠다. 죽은 자는 마음이란 것이 없으니까 말이다.


엘더스크롤카페의 bAtt님 스크린샷 글 참고해서 베껴썻습니다. http://cafe.naver.com/elderscrolls7/743138
중학교중2병때 이후로 글을 안써서 개판이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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