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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섬 환상세계
제 일 중장 ::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기묘한 일#5
2013.09.03 ; 하늘바라KSND ; 하늘섬 환상세계

 

 하늘은 답도 없을 만큼 청명해서, 가림막 없이 내리쬐는 햇살이 뜨끈뜨끈을 넘어 따끔따끔할 수준이었지만 그나마 꼬시리한 공기와, 걸으니 부는 신선한 바람 덕에 제법 견딜만한 날씨였다. 그러나 그런 산뜻한 공기 한편으론 휘휘한 거리, 그 거리를 한층 꽉 막쿠는 굳게 닫힌 덧창, 그리고 바로 옆에서 걱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소녀가 모여 이룬 시너지가 온전한 산뜻함을 만끽하는 것을 방해했다.
 
 "여전히 이 사람들, 집 속에 갇혀 사는구나."
 
 "뭐…. 년단위로 끊어지는 기간동안 무시무시한 힘 앞에서 수그리고 있었어야 했으니까요. 당장 그 힘이 사라졌다고 원상복귀하길 기대하는 건 너무 지나친 거겠죠. 설상가상으로 그 힘을 없엔 주체가 그들 자신도 아니고요."
 
 "덧붙히자면 이 일이 일종의 트라우마가 되어 최소한 한 세대가 지나기 전까진 상당히 배타적인 성격을 띄는 마을이 되버릴 수도 있고 말이야."
 
 "흠-."
 
 처음과는 다르게 거리엔 세 명의 소년소녀가 가로로 늘어서서 길따라 직진하고 있었다. 몇 마디 이야기가 물수제비처럼 퐁퐁퐁 뛰었다가 상인 위에서 삐끗하고는 하늘로 표류하고, 어디론가로 두둥실 떠가는 이야기를 라뮐은 달리 무슨 궁리를 계속하느라, 자신을 아이디스 알토라 소개했던 나머지보다 한 살 연상의 소녀는 한 구석에 찜찜함이 멍울져 있는지 이따금 고개를 뒤로 돌리곤 하느라, 상인은 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색하게 톡 튀어나온 존재감을 애써 숨기고자 양 옆을 조용히 따르느라 신경쓰지 못했다. 무관심 속에 표류하던 이야기는 저 멀리 달나라까지 휩쓸렸다가 조수를 타고 서서히 본 궤도를 향해 다가왔다. 세 머리 위를 빙빙돌던 이야기는 아주 노랗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금빛은 아닌 애매한 머리칼 색을 가진 소녀 위에 살포시 앉았다.
 
 "아버지는 괜찮을까요?"
 
 "괜찮아. 내 힘을 믿어."
 
 '뭐, 결국 지 힘이 아니라 그 이상한 기운의 부작용에 가까운 형태로 그분의 상태가 직전과 같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던 거지만 말이야.'
 
 상인이 슬쩍 라뮐을 보았다. 다행히도 세계의 법칙에는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조항이 없는 듯했다.
 
 "하지만 라뮬."
 
 "라뮬이라니? 내 이름은 라뮐이야. 라뮈이이이일!"
 
 "아니, 그보다도-"
 
 "흥. 내 이름도 아직 못외웠다니, 실망인데, 아이디스 알토 언!니!"
 
 그 흐름에 상인이 풋 웃었다. 분명 이번에도 라뮐은 그의 마음을 못 읽었음에 틀림없었지만, 풋이 문제였다. 나오다 만 웃음소리가 꽤나 컸는지, 그만 라뮐의 관심을 끌고, 비위를 거스르고 말았다. 그 결과 라뮐의 시선이 아이디스 알토에서 그에게로 옮겨졌다.

 

 "풋? 너는 그때 뭐라고 했더라?"

 

 "엣흠. 흠흠. 앗, 여기 반짝이는 게 있네?"

 

 상인이 수천 줄에 달하는 고에너지 초고속 레일건을 간발의 차, 그야말로 찰나의 틈으로 아슬아슬하게 몸을 숙여 피함과 동시에 흙 속에 반 쯤 매장된 길다라고 얇은 쇠조각을 집어들었다.
 
 "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 그거!"
 
 라뮐이 좀 더 엄청난 에너지를 담은 목소리를 뿜어내려 했으나, 마침 꿍짝 맞게 내지른 아이디스의 탄성에 에너지가 제대로 모이지도 못하고 산산히 흩어졌다. 자신이 지금 누굴 방해했던 건지 아는 지 모르는 지, 아이디스는 쫓아 달려가 상인의 손에 쥐어진 쇠빛 길다란 직사각형에, 길다란 가로에 이가 나간건지 부러 홈을 파놓은 건지 들쭉날뜩한 경계를 가진 물체를 잡아챘다. 그러고는 앞, 뒤, 옆으로 두루두루 돌려보며 면밀히 살피던 그가 역시! 하며 고개를 주억거리고 망설임 없이 그대로 자신의 가방에 집어넣었다. 돌풍처럼 지나간 그의 어이없는 행동에서 비롯된 호기심에 먼저 굴복한 것은 둘 중에서 상인이었다.
 
 "그거라니? 그게 뭔데…요?"
 
 "이건 열쇠에요. 몇 일 전에 하트씨가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하셨는데, 이게 그 열쇠에요. 아마 다니시다가 주머니에서 흘린게 아닐까 싶네요. 제가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돌려드리지요, 뭐."
 
 "흠? 그게 그 열쇤지 어떻게 아는 거냐…가 아니라 에요?"
 
 "마을의 이장으로서 각 호마다 숟가락 몇 갠지 정도까진 알아야 안 하겠어요?"
 
 "흐음-."
 
 "생각만큼 어려운 것도 아니에요. 어릴적부터 같이 지낸 사람들인데요."

 

 말을 마친 아이디스의 얼굴에 다시금 그들이 졌다. 그러나 이내 성글게 마주서있는 집들에 조금씩 시선을 주며 알듯 말듯한 표정을 지었다. 걸음에 전체적으로 힘이 빠진 느낌이었다.

 

 "괜찮겠죠. 다들, 좋으신 분들이니."

 

 "응? 뭐라고?"
 
 "아뇨, 아니에요."
 
 "칫. 싱겁긴."
 
 한 소녀가 미소지었다. 소년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갔다. 또다른 한 소녀는 둘을 보며 심드렁한 척 했다. 인적이 그들 뒤로 자꾸만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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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안녕하세요 하늘바라 KSND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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