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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2013.07.18 23:11

MHGU 2

조회 수 1280 추천 수 0 댓글 3
Extra Form
분류 게임

#10


 2013.12.10 AM 13:02


 "아무리 봐도 멍청한 생각이라니까요!"


 제 1 교무실이 시끄럽다. 내부를 살펴보면, 칸막이가 되어 있는 커다란 책상부터 보인다. 이런 책상이 총 세 개 있고, 책상마다 7개의 의자와 컴퓨터들, 그리고 수업에 필요한 자료들이 즐비하다. 그런 교무실의 끝부분엔 넓은 책상이 있고, 책상은 고급스럽게도 윗면이 유리로 덮여있다. 그리고 올려져있는 명패.


 -교감 박경현-


 그리고 그런 고급스러운 책상에 웬 거무튀튀한 손이 둘 올려져있다. 겨울이라는 계절에 걸맞게 적절한 녹색 가디건을 입고, 갈색 면바지와 적절하게 위협적인 얼굴와 몸매를 가진 남자가, 늙은이에게 대들고 있다.


 만구 고등학교로 전근하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교사 한경호. 그가 그 남자였다.


 "아무리 졸업 시험이라고는 하지만, 이게 말이 되는 소립니까? 시험이면 시험답게, 시험지를 주고 조용한 환경에서 학생들에게 문제를 풀게 해야죠!"


 교감은 화를 내는 그의 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키보드를 두드릴 뿐이었다.


 "교감 선생님, 제 말 듣고 계십니까?"


 "신임 교사가 보기엔 이런 풍경은 확실히 웃길만도 하겠지. 하지만말야..."


 의자에서 일어난 교감이 교무실을 나가며 그에게 말했다.


 "이건 교장 선생이 선택한 일일세. 나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정 그렇게 못마땅하면 교장실로 가보게. 난 이만 퇴근하겠네."


 미닫이 문이 조용히 닫히고, 교무실에 정적이 맴돌았다. 그는 애꿎은 주먹을 불끈 쥐고 노여워할 뿐이었다.


 "한쌤, 괜찮아요? 점심 안드셨죠?"


 그런 그의 곁에 어린 아이가 다가왔다. 자세히 보니 생물2를 맡고 있는 손혜랑 선생이었다.


 "아... 네."


 "저랑 같이 나가서 먹고 올래요?"


 생긴건 어린애지만 텀블러에 담긴, 검고 투명한 커피를 마시며 조숙하게 말하는 특유의 어조는 그녀가 어린애가 아님을 새삼 일깨워주게 했다.


 "그러죠, 뭐."


 "아싸 좋구나! 그럼 어여 준비하세여!"


 그래봤자, 기분이 좋아지면 어김없이 어린애처럼 돌아오는 그녀를, 한경호는 좋아하고 있었다.


 한경호는 금세 지갑과 핸드폰만을 가지고 교무실 밖에 있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흰색 가운은 방금 전 팀에 차여서 그런건지, 약간 젖어있었다.


 "자, 그럼 출발!"



#11


 2013.12.10 AM 13:02


 'STUPID TEST...'


 선우진은 오늘 있었던 멍청한 시험을 곱씹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는 한소민과 버스에서 헤어지고, 혼자서 집에 돌아가는 중이었다.


 원카드. 유래는 불확실한 게임이며, 아마도 기원은 '페이지 원'이나 '크레이지 에이츠'에서 유래했을거라고 보는, 매우 한국스러운 게임. 만든 녀석이 확실히 정신상태가 이상하다고 밖에는 보여지지 않는 게임.


 "하아. 진짜 돌게생겼군."


 대학은 이미 Y대에 진학한 그였지만, 성적표 마지막에 '5등급'이라는 게 붙기라도 했다가는 큰일날 게 뻔했다. 대학을 잘가도 취업이 안되는 공포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부모의 바램대로 그는 우등생→그 상태로 꼴통고→명문대→샘숭or헬쥐라는 인생 테크트리를 밟고 있었다. 하지만 꼴통고의 반란으로 인해 그는 부모님의 소원을 이뤄줄 수 없게 되고 있었다.


 "저 왔어요."


 "오늘 졸업고사 시간표 나왔다며? 제대로 적어왔지?"


 집에 들어온 그는 점심을 차리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가슴이 턱 막히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의 아버지는 폴란드로 출장을 가셨고, 그의 어머니는 남편이 돈을 벌어올동안 집에서 가사를 맡는다. 그는 어머니의 지지를 통해서 우수한 학업성적을 얻어온다. 그게 이 집의 순환구조였다.


 "니네 아빠 내일 오신대. 적어도 사흘 정도는 있다가 다시 가신다더구나."


 "흐음. 요즘들어 오시는 주기가 짧아지신 것 같네요."


 그의 어머니는 당근을 썰던 손을 멈추더니,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아무튼. 시간표 줘봐."


 "없어요 그런거."


 "뭐? 너 지금 졸업고사라고 대충대충한다는거야?"


 "그게 아니라..."


 그는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어머니에게 보여드렸다. 노트엔 팀 원카드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시험이 이래요. 게임이라니까요."


 10년을 교수로 생활해오던 그녀에게, 아들의 말은 청천벽력과도 같았을 것이다.


 "뭐...니 이게?"


 "시험 성적을 원카드 순위로 매기겠대요. 누가 꼴통학교 아니랄까봐..."


 갑자기 그녀가 방으로 들어가더니, 곧 방 안에서 이상한 괴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녀가 화가 났을때만 나오는 소리였다. 선우진은 그대로 자기 방에 들어갔다.



#12


 2013.12.10 AM 13:17


 "엄마 나 왔음."


 "어. 씻어라."


 항상 학교에 갔다 오면,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손부터 씻으라고 하셨다. 못사는 집이기 때문에 병이라도 걸렸다간 큰일난다며, 그녀의 어머니는 그것을 강조하셨다.


 한소민은 화장실 겸 욕실로 들어갔다. 천장에 곰팡이가 덕지덕지 피어있어 보는 순간 공포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 나버린다. 그녀는 입은 옷을 전부 벗고 샤워기를 틀었다. 얼음보다도 찬 물이 그녀의 몸을 구석구석 훑어나갔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샤워를 시작한다. 포니테일을 유지해주던 고무줄까지 풀어제끼면, 머리를 감을 준비가 끝난다.


 샤워가 끝나고, 그녀는 속옷만을 걸친채 화장실에서 나왔다.


 "얘는! 속옷만 입고 나오면 어뜩하니! 대학도 좋은 곳도 못간게."


 "선생님이 그 정도 대학이면 잘 간거랬어."


 "그건 늬 수준에서 잘 간거지."


 더 얘기를 했다간 괜한 싸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녀는 말을 그만두고, 탁상에 앉아 차려놓은 밥이나 먹기로 했다.


 "학교에서 졸업고사 본대."


 "그거라도 잘봐라."


 "근데 시험 아니야."


 "뭔 소리여. 고사라매."


 "게임으로 등급매긴대."


 "뭐?"


 "게임! 게임해서 등급매긴다고!"


 그녀의 어머니가 밥먹던 손을 멈춘다.


 "참말로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나부다."



#13


 2013.12.10 AM 15:20


 -ㅋㅋㅋㅋ 그래서 팀은 정하셨어요?-

 -조금 특이하긴 한데....-

 -뭐, 상관 없을 것 같아요.-

 -부럽다~ 졸업고사를 게임으로 보고~ 우리 학교는 그런 것도 없는뎅 ㅠㅠ-

 -막상 현실이 되면 상당히 기분이 좋지 못할겁니다 허허-


 인터넷으로 만난 지인 한 명과 대화를 하던 선우진은, 문에다가 귀를 가져다대고 조용히 있어보았다. 밖에서 그의 어머니가 혼잣말을 하고 있다.


 "좋아, 침착하자. 게임에다가 원카드이긴 하지만 이길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있어. 그래! 상대가 카드 한 장이 남을때 재빨리 원카드라고 말하게 교육시키는거야, 좋아! 그렇게 하면 1등은 금방 할 수 있다구! 하하하하하하!"


 "엄마가 미쳐간다."


 그는 약간 오싹함을 느꼈다.


 -밖에서 엄마가 원카드를 빨리 외치도록 교육시키려고 하는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호러-

 -이거 분위기가 장난이 아님-

 -좀만 버텨보세욬ㅋㅋㅋㅋ-


 인터넷 채팅이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 그는, 그냥 작별인사를 남기고 채팅방에서 나갔다.


 "아아으아으아아-"


 "아들!"


 "으아악!"


 갑작스레 그의 어머니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카드 있니?"


 "없...다고 하면 때리려나...네."


 그는 가방에서 플레잉 카드를 꺼내들었다.


 "일단 원카드는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지? 그치?"


 "원카드야 뭐... 중학생때 시도때도없이 했으니까 잘 알죠."


 "그럼 됬어. 엄마랑 한 번 해볼까?"


 그 때 초인종이 울렸다.



#14


 2013.12.10 AM 14:00


 "저 퇴근이요~ 다들 빠잉~"


 "오, 혜랑쌤 조심해서가요. 이거... 보호자가 같이 가줘야하는거 아닌가."


 제 1 교무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손혜랑은 분위기에 묻히며 조심스레 교무실을 나섰다.


 흰색 가운, 갈색 텀블러, 혼자서 들기엔 무거워보일 정도의 무게를 가진 검은색 가죽 가방. 그 가방 안에는 그녀가 좋아하는 PXP 바이타 게임기와 몇 개의 게임팩이 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서류가 있겠지만 무시한다. 그녀는 핸드폰을 켜고 몇 분 전에 저장해놓은 학생의 정보를 확인한다.


 -선우 진-


 여기서 중요한 정보는 주소지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선우진의 집으로 침략할 생각이었다.



#15


 2013.12.10 AM 15:20


 "뭐...뭐여. 선생님이 왜 저희집에?!"

 "뭐야. 오면 안돼? 부모님 계시니?"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선우진의 집에 들어섰다.

 "연습해야지 연습! 1등을 하려면 언제나 어디서나 연습을 게을리하면 안돼!"

 "진아, 밖에 누구니?"

 "에... 선생님이요."

 "그냥 애처럼 보이는데?"

 "안녕하세요, 생물을 가르치고 있는 손혜랑이라고 합니다."

 "흐음.... 그러세요. 일단 들어오세요. 안 그래도 원카드를 하려고 했었는데."

 "그, 그러신가요?"

 선우진의 어머니가 그녀를 안으로 들여보냈다. 세 명은 나란히 테이블에 앉았다.

 "그래도 선생님이 룰을 더 잘 알 것 같으니까, 엄마는 그냥 보고만 있을게."

 "알겠어요. 근데 카드가 부족할 것 같은데..."

 그녀는 가방에서 플레잉 카드를 꺼내보이며 말했다.

 "선생님도 하나 가지고 있다구!"

 "하아. 알겠어요. 어디 그럼 한 번 해보죠 뭐."

 그렇게 플레잉 카드 두 뭉치가 한 곳에 섞였다. 그녀는 선우진과 마주보고 앉아 게임을 준비했다.


#16

 2013.12.10 AM 15:35

 "감사합니다."

 선우진은 멀뚱히 앉아 패를 섞기 시작했다.

 "내 팀 서포트는 내가 다 할게. 네 팀 서포트는 네가 다 해야돼."

 "네..."

 패를 한장씩 돌려가며, 6장의 패가 되도록 돌린다. 그렇게 106장의 카드집에서 36장이 전달되었다.

 그 뒤, 뒤집어진 카드집을 테이블 가운데에 놓고 거기서 한 장을 뒤집는다.

 "클로버...라."

 그리고 나타난 문양은 클로버 7. 이렇게 문양이 되는 카드는 게임의 시작이 된다. 즉, 클로버 카드를 내야한다는 소리다.

 "뭐, 어차피 1인 3역이니까 별로 효과는 없지만 말야."

 "그건 그렇죠.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건... 패를 공유한다는거 아니겠어요."

 "뭐... 일단 나부터 시작할게. 괜찮지?"

 "네네."

 손혜랑은 서포터에게 하트 3을 주었다. 이렇게 준 하트 3은 퍼블릭 카드로 보여지게 된다.

 "이제 제 턴이네요. 서포터로 하면 되죠?"

 "엉."

 선우진은 서포터 위치의 패를 가져왔다. 패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양쪽 서포터의 패를 가져와야 했다.

 손혜랑의 왼쪽 서포터는 스페이드 2, 하트 2,5와 다이아몬드 7, 클로버 6,K 를 가지고 있었고, 오른쪽 서포터는 스페이드 9,10, 하트 8,A, 클로버 5,3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보기 쉽게 정리하기로 했다.

 왼쪽 서포터가 스페이드 2,9,10과 하트 2,5,8,A를, 오른쪽 서포터가 다이아몬드 7과 클로버 3,5,6,K를 지니게 했다.

 그리고 그가 낸 카드는 간단하게 클로버 3였다. 손혜랑은 가볍게 받은 뒤, 가지고 있던 카드 중에서 클로버 3을 냈다.

 "똑같은 카드를 내다니..."

 "왜 그래? 여기선 카드집을 두 개 쓰는거 벌써 잊었어?"

 "아뇨, 그건 아니고..."

 다음은 선우진의 차례였다. 그는 리더의 카드를 살펴보았다.

 ♠ 8 ♥ 4, 6 ♣ J ◆ 10, J

 선우진은 당황하고 말았다. 너무 일반적인 패였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특징적인 것은 J가 두 개 있다는 것이었다.

 "퍼블릭 카드는 무조건 내야하죠?"

 "엉. 어여 내."

 선우진은 하트 4를 퍼블릭 카드로 내놓았다. 그 다음, 손혜랑의 차례가 되었다. 그녀는 클로버 2를 내보였다.

 "첫 공격이군요."

 "당황하지마, 공격카드는 많아~"

 선우진은 결국 카드를 두 장 뽑아야 했다. 카드를 뽑은 경우엔 내는 일 없이 바로 순서가 넘어간다. 뽑은 카드는 각각 클로버 8, 스페이드 6이었다.

 "후."

 곧바로 퍼블릭 카드를 내놓는 그녀였다. 그녀의 두번째 퍼블릭 카드는 다이아몬드 4였다.

 "이제 제 차례죠?"

 선우진은 클로버 K와 6을 냈다. 두 장을 먹었으니 두 장을 빼겠다는 심보였다.

 "이런! 앞으로 좀 힘들텐데~"

 그 다음 손혜랑이 낸 카드는 클로버 9였다. 다시 선우진의 리더 차례가 되었고, 선우진은 클로버 J를 퍼블릭 카드로 내놓았다.

 그 다음 다시 손혜랑의 차례, 그녀는 클로버 Q를 내며 순서를 뒤엎었다. 곧바로 선우진은 퍼블릭 카드를 하나 더 내야했다.

 특수 카드는 재빨리 쓰자는 마음이 앞선 그는 다이아몬드 J를 퍼블릭 카드로 내놓았다. 이제 선우진의 퍼블릭 카드는 하트 4, 클로버 J, 다이아몬드 J가 되었다.

 "흠흠~"

 손혜랑은 다시 스페이드 Q를 냈다. 선우진이 스페이드 8을 내놓자마자, 곧바로 하트 Q가 나와 선우진은 다이아몬드 10을 내놓았다. 이제 선우진의 남은 리더 카드는 하트 6 하나였다.

 순서는 반시계방향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손혜랑은 퍼블릭 카드로 보여지던 하트 3을 지긋이 올려놓았다.

 "어여 해."

 그의 서포터의 차례였다. 카드는 오지게 많았지만, 쓸만한 카드가 없어보였다. 그는 퍼블릭 카드이던 하트 4를 내기로 했다.

 손혜랑 팀의 리더가 스페이드 A를 내놓자, 선우진은 저절로 긴장하게 되었다. 스페이드 A가 퍼블릭 카드라면, 조커를 절대로 내서는 안되는 상황이었다.

 "미리 수를 쓰시는군요."

 "혹시 모르니까~"

 그리고 바로 선우진의 차례가 되었다. 선우진은 하트 2를 꺼내들었다.

 "잘했어."

 손혜랑은 기다렸다는듯이, 다이아몬드 2를 떡하니 내놓았다.

 선우진은 어쩔 수 없이 카드 네 장을 카드집에서 뽑았다.


#17

 2013.12.10 AM 15:45

 현재 선우진의 패

리더 : ♠ ♥ 6 ♣  ◆

서포터 1 : ♠ 2,6,9,10 ♥ 5,8,A  ♣ 8 ◆

서포터 2 : ♠  ♥  ♣ 3,5 ◆ 7

퍼블릭 : ♠ 8 ♥  ♣ J ◆ 10,J


손혜랑 팀의 퍼블릭 : ♠ A ♥  ♣  ◆ 4


 여러모로 난처한 순간이었다. 그가 뽑은 카드엔 하트만 잔뜩 있었다. 하트 3,7,10,K. 공포의 배치였다.


 "이게 대체..."


 "나쁜 패라도 걸렸나보네?"


 하트만 있는 리더패라니, 크게 충격적이었다.


 "...망했다..."


 손혜랑이 다이아몬드 4를 내놓고, 다시 선우진의 차례가 되었다. 지금 상황에서 선우진은 공격할 수 있는 카드가 다이아몬드 문양엔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그는 퍼블릭 카드인 다이아몬드 10을 내고 바로 넘겨버렸다. 손혜랑이 공개한 퍼블릭 카드는 다이아몬드 3이었고, 그녀는 계속 다이아몬드로 전세를 이어나갈 생각인 것 같았다.


 '그럴 순 없지.'


 그는 곧바로 다이아몬드 7을 내며 말했다.


 "스페이드로 바꿀게요."


 "맘대로 해."


 이제 차례는 손혜랑에게 넘어갔다. 단순하게 스페이드 8이 나오고, 선우진도 하트 7을 퍼블릭 카드로 내놓았다. 이제 선우진의 퍼블릭 카드엔 모든 문양이 다 들어가 있었다.


 손혜랑이 스페이드 5를 내놓자, 이제 손혜랑의 서포터는 패가 5장밖에 남지 않았다. 11장인 선우진의 패에 비하면 많이 발전한 셈이었다.


 하는 수 없이 선우진은 그녀를 조금 당황시켜보기로 했다. 스페이드 2를 내놓았고, 손혜랑은 리더의 위치에서 그대로 받아버렸다.


 그리고 그녀의 표정이 달라졌다.


 선우진은 스페이드 10을 냈고, 손혜랑이 곧바로 스페이드 8을 냈다. 다시 리더의 위치에 선 그는 하트 K를 퍼블릭 카드로 내놓았다.


 "흠흠. 계속 그렇게 내놓고 있으면, 패에 뭘 가지고 있는지 단박에 알아챌 수 있어. 너, 지금 공격카드 하나도 없구나?"


 그 말은 대부분 사실이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카드 중 공격이 가능한 건 서포터의 하트 A가 전부였다.


 손혜랑은 덤덤히 스페이드 4를 냈고 이제 패는 3장이 남았다.


 "압살시켜주지."


 "뭔 뜻이에요 그게... 괜히 무서운데요?"


 "이런거지 뭐."


 선우진은 스페이드 9를 냈다. 손혜랑이 리더의 위치에 서서, 퍼블릭 카드를 내놓았다.


 카드는 색깔 조커였다.



#17

 2013.12.10 AM 15:55

 현재 선우진의 패

리더 : ♠ ♥ 3, 6, 10 ♣  ◆

서포터 1 : ♠ 6 ♥ 5,8,A  ♣ 8 ◆

서포터 2 : ♠  ♥  ♣ 3,5 ◆ 7

퍼블릭 : ♠ 8 ♥ 7, K ♣ J ◆ J


손혜랑 팀의 퍼블릭 : ♠ A ♥  ♣  ◆ 3 '색깔 조커'


 그는 게임을 이기는 게 거의 불가능해보였다.


 "기권할래?"


 "계속 하시죠."


 마지막으로 낸 카드는 선우진의 스페이드 9. 선우진은 일단 패부터 소비하기로 하고, 스페이드 6을 냈다.


 "일단 받아랏!"


 손혜랑은 그대로 조커를 날려버렸다.


 게임은 거기서 끝났다. 선우진의 리더패는 3장이었고, 10장이 넘으면 파산하는 룰이 있었기에, 색깔 조커로 8장을 추가하게 된 그는 어쩔 수 없이 파산하고 말았다.


 "패가 너무 사기적으로 나오셨어요..."


 "그 맛에 하는거지."


 그녀는 패를 카드집에 잘 넣고 카드를 분류하기 시작했다. 패를 두 개로 나눠야하기 때문이었다.


 "그보다, 팀 이름은 정했니?"


 "팀 이름도 필요해요?!"


 "당연하지! 내일까지 생각하렴. 그리고 교감 선생님한테 여쭤봤는데, 선생님도 학생들 사이로 참가가 된대! 꺆!"


 "그렇게 좋은 것 같진 않은데요..."


 마치 솔리테어를 하듯, 그녀는 곧잘 정리해나가고 있었다. 패 정리가 끝나고 그녀가 말했다.


 "이제 소민이네 집에 가봐야겠다. 중요한 건 팀원간의 결속력이거등!"


 "꽤 빨리 가시네요."


 "당연하지! 선생님도 할 일이 얼마나 많은 줄 아니?"


 그녀는 가죽 가방을 어깨에 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머니! 저 가볼게요!"


 예상외로 선우진의 어머니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상하네. 주무시나? 어맛!"


 대신 그녀를 카메라로 은밀히 촬영하고 있을 뿐이었다.


 "ㅎㅎㅎㅎ. 블로그에 올리면 꽤 잘되겠다."


 "아, 안되욧 어머니!"


 "농담이에요, 그냥 가지고 있어도 되죠?"


 "그거야 뭐... 아무튼 절대로 블로그에 올리지 마세요! 절대!"


 계속해서 쪼개는 어머니를 놔두고, 그녀는 집을 나섰다.


 그리고 선우진은 의자 밑에서 게임기를 발견했다. 그녀의 PXP 바이타 게임기와 여러 게임 팩들이었다.


 "뭐야 이게. 두고 가셨나."


 그는 게임기를 들고 서둘러 밖으로 나가보았다. 하지만 손혜랑은 이미 가고 없었다.


 -두근두근 나와 그 남자의 교환일기-


 "뭐여 이게..."


 그는 코웃음을 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 패배는 좀 더 생각해봐야할 문제였다. 막상 시험이 닥쳐오면 이런 식으로 패배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


 이런 걸 소설로 쓴다는 건 할 게 못되네여

  • ?
    미양님 축하합니다.^^ 2013.07.18 23:11
    포인트 팡팡!에 당첨되셨습니다.
    미양님은 6포인트를 보너스로 받으셨습니다.
  • profile
    하늘바라KSND 2013.07.22 10:03
    멋진 전투씬이네요.ㅎㅎㅋㅋㅋ
  • ?
    미양 2013.07.25 11:27
    ????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멋지진 못한덧...
    만화로 그렸으면 괜찮았을텐뎅 아쉽게도 그림을 또 못그리니 Oh My H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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