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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판타지

1부


-1

 "안녕! 내 이름은 카린이야. 탐정이지."

 그녀는 그냥 평범한 부유섬 왕국의 공주다.

 "아니야! 난 특별하다고!"

 평범한 부유섬 왕국의 공주 카린은 오늘도 아주 무료하다.

 "특별하다니깐... 그래! 내가 무료하군. Sale for Free!"

 무료한 그녀는 할 일이 필요했고, 그래서 그녀는 왕에게 갔다.

 "야 왕! 니가 왕이냐? 이 뚱땡이가!"

 "어허! 공주! 난 너의 아버지이니라!"

 "아... 몰라뵈어죄송합니다 아바마마."

 "미안하면 어쩔 수 없지. 킁..."

 왕은 카린의 귀여움에 압도당했다.

 "라고 할 줄 알았지? 공주! 널 오늘부터 공주수업에 보내기로 했다!"

 "예엣!?....은 예엣!?이긴 하지만, 다 알고 있었어요."

 "뭘 알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스토리 전개가 안되니까 일부러 보내는거죠?"

 "....절대로 그렇지 않다! 평소 너의 언행이 공주라고 하기엔 너무 구려서 이번에 기회를 만든 것이니라!"

 "뭐요? 그러는 아바마마야말로 왕이면서 왜 이렇게 품행이 구리십니까!"

 "지금 이 애비한테 반항하는게냐?"

 "아니, 그건 아니지만서도..."

 "그럼 잠자코 말을 듣거라. 너와 수업을 함께할 멋진 기사도 있단다."

 그리고 텔레포트되는 한 남자. 남자는 변기에 앉아 변을 보려 하고 있었다.

 "어디보자... 오늘 주가가.....는 이게 뭐야?!"

 "꺄악! 이런 변태!"

 "어허, 기사! 어서 빨리 군장을 입지 못할까!"

 "충성!"

 남자는 벗었던 바지를 다시 고쳐매고 차렷자세가 되었다.

 "이 기사가 너의 경호원 역할을 해줄 것이다. 자기소개를 하도록."

 "충성! 공주님! 안녕하십니까! 전! 공주님의! 경호원역을! 맡은! 오! 정! 균!.... 푸헉!"

 "느낌표 너무 많잖아! 게다가 이름 너무 토속적이야!"

 시덥잖은 이유로 맞는 오정균이었다.

 그렇게 오정균이 자기소개를 마치고, 겸해서 칼춤이라던가 뭐 여러가지를 선보임으로써 기사의 자부심 레벨이 한단계 높아졌다.

 "안올라갔는데요?"

 기사의 자부심 레벨이 열단계 낮아졌다.

 "올라갔어요! 올라갔어!"

 한단계 높아졌다. 그래서 총 여덟단계 낮아졌다.

 "하아..."

 "뭐냐 넌! 그러고도 기사냐? 첫 등장부터 레벨 다운이야?"

 "죄송합니다 공주님..."

 "허허, 둘이 그만들 좀 싸우게! 일단 기사녀석의 호위도를 보기 위해서 몬스터를 준비해봤다네."

 "설마 그게 아바마마인가요?"

 "아니."

 "칫."

 "뭘 아쉬워하는게냐!"

 "그럼 몬스터가 뭔데요?"

 "몬스터는 바로... 이거다!"

 왕의 사타구니에서 슬라임이 나타났다.

 "아니 왜 사타구니인데!?"

 "게다가 색까지 하얗습니다! 조심하지 않으면..."

 오정균은 카린이 슬라임에게 야하게 당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헤에.... 조심하지 않으면..... 푸헉!"

 카린의 전투력 레벨이 50 상승했다.

 슬라임 두 마리(!)를 해치우자 왕이 말했다.

 "하하하, 대단하군. 하지만 이번엔 안될걸!"

 "아바마마, 괜히 오기부리지 마세요! 테스트잖아요! 시작부터 이렇게 하시면 플레이어들이 삐져서 끈단 말이에요."

 "하긴... 무료게임이니 그럴만도하지. 하지만 용량이 너무 많으니까 쉽사리 지우진 못할걸?"

 "요즘 세상은 1TB가 기본인데, 겨우 200메가 따위로 끄떡하겠어요?"

 "....ㅠㅠ"

 말에 이모티콘을 붙이는 왕이었다.

 몇몇 간단한 테스트가 끝나자 왕이 말했다.

 "그럼 공주수업 1교시다! 산에서 나물을 캐오너라!"

 "나물이요? 그런건 평민들에게...."

 "시끄럿! 평민들의 마음을 알아야 진정한 공주로 거듭날 수 있다. 자, 출발하여라!"

 카린은 왕에게 훡휴를 날리며 오정균과 함께 성을 나섰다.


-2

 성의 이름은 양학성이다. 이 이름은, 부유섬의 춘추전국시대에 지금 왕국의 왕이 다른 왕들을 양민이라고 일컬으며 마구 학살하고 다녔다는 것에 기초하여 만들어졌다.

 성의 이름이 이따구이기 때문에 마을의 이름도 양학마을이었다.

 "이따구라니! 얼마나 좋은 이름인데!"

 왕이 뭐라고 소리치는 것 같지만 무시하기로 하자.

 카린과 오정균은 양학마을로 나왔다.

 "그래서, 오정균 당신은 몇 살?"

 "기사 오정균! 올해로 일흔 아홉입니다!"

 "뭐?! 왜 그렇게 늙었어?!"

 오정균은 공주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나레이터인 나의 말을 듣고 있던 카린은 내 말을 듣고 오정균에게 어퍼컷을 날렸다.

 "너 진짜 맞아야 정신차리지?"

 "죄, 죄송합니다 공주님... 올해로 아흔 일곱... 푸헉!"

 "어딜 감히..."

 오정균은 97세였다. 마법의 힘을 받아 늙지 않았을 뿐이었다.

 "어? 진짜로? 네가 97살이라고?"

 "그, 그렇습, 니다. 쿨럭."

 강력한 공격을 잇따라 받은 오정균은 hp가 1밖에 남지 않았다. 참으로 불쌍하다!

 카린은 그런 오정균을 이끌고 약초가게로 향했다.

 "약초가게니까 나물도 팔겠지."

 "어서오십쇼! 아니, 공주님 아니십니까? 옆의 그 사람은..."

 약초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상인A가 카린을 반겼다.

 "이보세요, 상인A라니! 이래보여도 제 이름은 루시안 덴 카르ㅊ...."

 상인A는 탁상에 약초들을 늘어놓으며 말했다.

 "아니 제 이름은.... 에휴, 공주님, 어떤 것을 사시겠습니까?"

 "아니, 약초를 사러 온 게 아니라 나물을 사러 왔는데."

 "하하하! 나물도 팔고 있습죠!"

 그 때, 멀리서 왕의 사자후가 들려왔다.

 "네 이 놈 카린! 아버지가 너를 그렇게 가르쳤더냐! 당장 산으로 가서 나물을 캐오너라!"

 쓸 데 없이 지려버린 상인A가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하... 폐하의 말씀 들으셨죠? 죄송하지만 나물은 못 팔아드릴 것 같습니다..."

 "뭐어?! 아 짜증나! 그럼 이 놈한테 먹일 약초나 줘."

 "약초는 사셔야됩니다 공주님. 쿨럭,"

 죽어가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오정균이었다. 카린은 짜증을 내며 500원 동전을 오정균에게 던졌다.

 동전이 오정균의 이마에 맞으며 오정균은 1의 데미지를 입었다! 오정균은 쓰러졌다!

 "아, 이런... 부활초는 500원입니다요 공주님!"

 "쳇, 그럼 이거랑 HP 회복하는 약초좀 줘봐."

 "HP 회복초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요! 어떤 것을 고르시렵니까?"

 상인A가 늘어놓은 약초는 총 네 개 였다.

 '진정한 회복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지만 슈베르트의 교향곡과는 비교도 할 수 없으면서도 왜 교향곡이라는 단어를 풀에 접목시키는 지 이해가 불가'능한 풀 - 40원
 '보기만해도 회복의 기운을 풀풀 풍기는 기운넘치는 냄새나는 더러운 형용사가 네 개인데 이것까지 포함하면 다섯 개인 뷰티풀리스트 원더풀리스트 아무'튼 좋은 풀 - 35원
 '체력이란 무엇인가 좋은 것이긴 좋은 것인가 만약 이걸 먹고 체력이 회복되지 않으면 어쩌지 싶은데 막상 안먹으면 아까울 것 같고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겠는 풀 - 38원
 '회복초' - 5000원

 "아니, 아이템 이름이 너무 길어서 따옴표가 못따라가잖아! 그보다 가장 이름이 짧은 회복초는 왜 이렇게 가격이 비싼거야?"

 "회복초는 다른 소설이나 게임에도 너무 자주 쓰여서 로열티가 쬐끔 붙습니다요. 헤헤헤..."

 카린은 그냥 탁상을 부수고 건강해진 오정균과 함께 가게를 나섰다.

 둘이서 마을을 돌아다니던 도중, 오정균이 말했다.

 "공주님,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을 찾아보는게 어떻겠습니까?"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 아, 저기 있네. 머리 위에... 보여?"

 ".....네."

 한 남자의 머리 위에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이라는 문구가 또렷하게 떠올라있었다.

 "저 사람한테 가서 부탁하자."

 그들은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에게 다가갔다.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은 멀리서 보기와는 다르게 구릿빛 근육질 피부의 소유자였다.

 "저기 아저씨."

 카린이 말을 걸려는데, 근처에서 한 여자가 다가와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씨. 저랑 같이 나물캐러가요. 읏흥!"

 "나물 좋지. 자! 갑시다!"

 "어어? 이봐요 아저씨!"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은 카린을 무시한 채 다른 여자와 함께 산으로 향했다. 여자는 카린쪽을 바라보며 훡휴를 날렸다.

 "아니 저 상뇬이..."

 "아무래도 저희가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씨라고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설마... 그럼 좀 있다가 그 사람이 돌아오면 말해보자."

 그리고 두 시간정도가 지났다. 여자는 가방에 나물을 잔뜩 싣고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과 함께 돌아왔다.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은 다시 제자리에 우뚝 섰다. 카린이 말을 걸었다.

 "저기...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씨? 저기요? 여길 좀 봐 이놈아!"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 때 한 남자가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에게 다가왔다.

 "어이,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 나랑 같이 나물캐러가자. 읏흥!"

 "나물 좋지. 자! 가자구!"

 아까와 똑같이,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은 카린을 무시한 채 다른 남자와 함께 산으로 향했다. 남자는 카린쪽을 바라보며 훡휴를 날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니 이게 뭐야!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씨라고 말했잖아!"

 "아무래도 같이 나물캐러가자는 말을 안해서 그런 것 아닐까요?"

 "으으으으으.... 이건 말도 안돼! 그럼 또 기다려야 하잖아? 완전 끔찍해!"

 또 두 시간이 지났다.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멍청하게 설 때까지 카린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씨! 나랑 같이 나물캐러가요!"

 이 때, 또 다른 여자가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에게 다가왔으나 카린의 주먹으로 날아가버렸다.

 "이유가 뭐지..."

 "흠, 아무래도 마지막의 그 이상한 웃음이 키포인트가 아닐까요?"

 읏흥! 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오정균은 카린이 "읏흥! 아아, 거긴 안돼요!" 라고 말하는 것을 상상했다.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오정균은 카린에게 맞아야했다.

 "으으... 죄송합니다 공주님."

 "그런 상상 다시는 하지마! ....으 젠장! 아바마마도 너무하시다니까."

 카린은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 저기...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씨? 나랑 같이... 나무-를캐러가요! 읏흥~!"

 "우오오오오오!!!"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의 흥분도가 MAX를 찍었다.

 "나무 좋지! 가자구! 어서!"

 그 뒤 그들이 '나물'이 아닌 '나무'를 캤다는 것은 너무나도 뻔했다.

 마을로 돌아온 체력이 고갈된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은 쓰러져버렸다. 카린은 당황하고 말았다.

 "이게 뭐야...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어쩔 수 없죠. 그냥 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건 말도 안돼. 이건, 말도 안된다고..."

 멀리서 스폰지밥을 보는 왕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카린과 오정균은 랜턴을 들고 산으로 향했다.

 산에는 다채로운 생김새의 몬스터들이 많았다. '날지못하는 날다람쥐'라던지, '고려장당한 사람'등이 그 몬스터들이었다.

 (특히 사람의 형태를 한)몬스터들을 해치우며, 그들은 산 속 깊숙한 곳까지 올 수 있었다.

 "와, 완전 깊네. 산주제에!"

 "그러게요. 여기서 좀 쉴까요?"

 냇가에 앉은 그들은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그냥 더 깊은 곳으로 향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냇가에도 나물은 많았지만 이상하게도 그들은 깊은 곳으로 향했다.

 "아니, 가기 싫은데 나레이터 네가 억지로 보내는 거잖..."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은 엄청난 크기의 괴물과 마주쳤다!

 "아직 괴물은 안보이는데 괴물과 마주친 느낌이야!"

 "공주님, 저길 보세요!"

 촉수 괴물이 카린과 오정균을 보고 있었다. 오정균은 또 망상필드를 전개할까 고려하다가 그냥 안하기로 했다.

 "다행이다, hp를 보존할 수 있어서..."

 "좋아, 가라 오정균! 저 괴물을 해치워!"

 "정균 정균! 오정-균!"

 오정균은 포켓몬 흉내를 내며 검을 뽑아 괴물에게 달려갔다.

 "괴-물! 초옥-수!"

 촉수 괴물은 촉수 한 가닥을 사용해 오정균을 밀쳐냈다.

 "저엉규운-!!"

 오정균은 나로....처럼 날아와 카린의 발 앞에 착지했다.

 "공주님, 저는 이제 가망이 없습니다."

 "닥쳐. 너 머리 위에 남은 hp보이거든?

 오정균의 남은 hp는 48. 아직 죽으려면 멀었다.

 "하, 하지만 공주님은 hp가 800이나 있으시잖아요! 우왁!"

 오정균은 검을 떨군채 촉수 괴물에게 잡혀버렸다!

 "으아악! 야애니에서 봤을 땐 이렇게 지독한 냄새가 날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야이...."

 카린은 오정균이 떨군 검을 들고 촉수 괴물과 맞섰다

 "촉수, 촉수 촉수!(안녕? 내 이름은 '베가 LTE M'이야. 네 이름은 뭐니?)"

 "이야아아앗!(내 이름은 카린이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카린의 검이 오정균을 묶던 촉수를 베어버렸다! 촉수 괴물은 고통에 젖으며 소리쳤다.

 "초옥수우! 괴에무우우우울!(좋은 이름을 가지고 있구나. 난 이딴 이름을 가지고 있어서 슬퍼.)"

 "히야아아압!(개명신청은 해봤니? 나도 살면서 그렇게 쓰레기같은 이름은 처음이야.)"

 카린은 검을 휘두르며 괴물의 촉수들을 하나하나 분해시켜버렸다.

 "괴물, 괴에에무우우우울! 괴물 괴물!(아쉽게도 그게 내 모델명이라서... 개명은 안된다더라. 참, 너 그거 아니?)"

 "으아아아! 마지막이다! 이 괴물!('SKY 홈 이(가) 중지되었습니다'를 말하는거야? 그거 참 족같지.)"

 카린의 검이 괴물의 심장에 꽂혔다. 괴물은 쓰러졌다!

 "괴, 괴물..... 촉수...... 야애니..........(그래! 그거 완전 빡쳐. 아, 갈 시간이네 ㅂㅂ)"

 "후우...(ㅂㅂ)"

 카린과 (한 게 없는)오정균은 500의 경험치를 획득했다!

 카린은 3레벨이 되었다.

 오정균은 2레벨이 되었다.

 "야, 넌 기사면서 나보다 레벨이 낮으면 어떡해?"

 "죄...죄송합니다 공주님. 나중에 사냥을 좀 해놓겠습니다."

 그들은 나물대신 촉수 괴물의 촉수를 들고 하산했다. 채소보다는 고기가 더 인기있었기 때문이었다.

-4

 스O지밥을 보던 왕은 저녁이 다되어서야 돌아온 카린과 오정균을 보며 말했다.

 "그래, 공주수업은 할만하더냐?"

 "아바마마! 당장 이 기사를 데려가십시오!"

 "....기사!"

 "옙, 기사 오정균!"

 "도대체 뭐가 문제냐. 왜 공주를 만족시키지 못하는거냐!"

 "충성! ...은 저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괜시리 머리를 긁으며 웃는 오정균에게 왕이 할 말은 없었다.

 "카린... 기사 녀석도 충분히 반성하는 것 같으니 한 번만 용서하거라."

 "쳇, 촉수 괴물을 처치할때도 도움이 안되는 녀석이었어요. 앞으로도 쓸 모 없을 게 분명하죠."

 "크흑,"

 오정균의 자부심 레벨이 한단계 상승했다.

 "....왜 상승하는건데!?"

 "좋아, 한 번은 용서해주지. 하지만 다음엔 활약해야돼!"

 "감사합니다 공주님..."

 오정균은 '왜 내가 이런 철부지 공주에게 사과해야하는가' 라고 생각하던 중 카린에게 들킬까 염려되어 생각하는 것을 관두었다.

 "자, 그럼 나물을 가져오너라."

 "아바마마, 산 속에 나물은 없었습니다. 대신 괴물의 촉수를 가져왔지만서도."

 "오오오!"

 왕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오정균이 어깨 걸쳐매고있던 괴물의 촉수를 뺏어들었다.

 "이 윤기, 이 감촉, 이 냄새! 이것이 분명 나물이로다!"

 "....???? 오정균, 지금 우리 아바마마가 뭐라고 하는 것이냐?"

 "저 촉수가 아무래도 나물인듯 싶습니다."

 "너희들은 몰랐느냐? 이것이 진정한 나물이다. 첫번째 공주수업은 제대로 끝난 것 같군!"

 갑자기 천장에서 팡파레가 울려퍼졌다.

 "뭐, 뭐야?!"

 '퀘스트 완료'라는 문구가 그들 앞에 떠오르며, 경험치가 200 상승했다.

 오정균은 3레벨이 되었다.
 오정균은 '파이어볼트'를 배웠다!

 "에에? 전 기사입니다만 왜 파이어볼트입니까!"

 아무래도 제작자가 실수한 듯 싶다.

 "아니, 그보다 난 왜 그런걸 안배우는거야!"

 아무래도 제작자가 의도한 듯 싶다.

 "으아아!"

 왕이 '나물'이라는 이름의 촉수를 요리사에게 보내는 동안, 카린과 오정균도 각자의 방에 들어가 내일을 기약하며 쉬기로 했다.

 요리사가 만든 '나물' 요리를 먹고 방으로 돌아온 카린은 침대에 누워서 식사 때 부탁한 '양학산의 정보가 담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양학산의 정보가 담긴 책은 그녀에겐 너무 난해했다!

 "....아니야! 이해하고 있다고!"

 결국 카린은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지능 레벨이 낮아서 그런 것 같았다.

 "이건 말도 안돼! 무슨 책 하나도 제대로 못읽어?!"

 카린은 괜히 삐쳐서 책상 위에 책을 올려놓고는 방을 나섰다.

 복도를 걷던 그녀는 오정균과 마주쳤다.

 "앗, 공주님! 밤중에 돌아다니시면 위험합니다."

 "나보다 약한 네가 더 위험할 것 같은데?"

 "그...그런....."

 "어디가냐?"

 "전 지금 서고로 가고 있습니다만, 그런 공주님은 어딜 가고 계십니까?"

 "나도 몰라."

 그 말은 사실이었다. 막상 복도로 나왔다고해도, 갈 곳이 없는 그녀였다.

 "아! 생각났다! 생각났으니까 넌 이제 가버려도 좋아."

 "그...그런....."

 오정균은 슬퍼하며 서고로 향했다. 카린은 왕좌 뒤에 있던 문을 떠올렸다. 그 문은 아침엔 항상 경비원들이 막고 있어 공주의 자격으로도 출입이 불가능한 장소였다.

 "그냥 가지 말고 방에 있어야겠..."

 카린은 왕좌로 향했다.


-5

 왕이 항상 앉아 있는 그곳, 왕좌. 그 왕좌의 옆엔 공중파 TV가 있었고, 왕좌의 뒤엔 오래된 문이 있었다.

 오밤중이라 그런지 문엔 경비원같은게 붙어있지 않았다. 카린은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갔다.

 "들어가기 싫어, 냄새난다고 여기~"

 끝이 없을 것 같은 나선계단을 내려가자, 그녀의 앞에 또 다른 문이 나타났다.

 "뭐야 여긴. 성에 이런 곳이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나저나 냄새 참 독하다!"

 그녀는 문을 열어보았다. 녹슨 문고리가 달린 나무 문은 쉽게 열렸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하는 우렁찬 소리와 함께 방으로 들어온 그녀는 한 여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여자는 최종보스였다.

 "아니 그런거 스포일러하지마! 아무튼, 흠흠. 네가 카린이냐!"

 "목소리 까는 것좀 봐라... 그래, 내가 카린이다!"

 "그럼 죽어랏!"

 여자가 특유의 긴 손톱으로 카린을 위협했다!

 "으헛! 이것은 확실히 수준이 다르다! 나는 도망치겠다!"

 "하하하하하, 언제든지 다시 오거라...는 안돼! 너의 레벨이 높아지기 전에 해치워버리겠다!"

 "뭐어?! 설마 이 공주님을 처리하겠다는 심산이냐? 날 죽이면 소설이 끝나서 결국 너의 비중도 사라질텐데?"

 "....쳇, 그럼 살려주마."

 카린은 방문을 열고 나가면서 말했다.

 "그건 내가 주인공일때 얘기지 이 멍청아! 하하하핫!"

 여자는 당황하고 말았다. 어쩌면 여자 자신이 주인공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는데!

 "으아아악! 용서가 안돼!"

 여자는 닫힌 문을 열고 카린을 쫓아갔다. 계단을 듬성듬성 오르던 카린은 매섭게 쫓아오는 여자를 보고는 죽기살기로 도망쳤다.

 "사람 살려어! 미친 여자가 날 죽이려고해!"

 "미쳤다니! 이 몸은..."

 여자의 정체는 부유섬을 띄워주는 마력의 원천이었다.

 "야! 내가 할 말까지 뺏어서 하면 어뜩하니!"

 "사람 살려어! 부유섬을 띄워주는 마력의 원천이 되는 여자가 날 죽이려고해!"

 어찌어찌해서 카린은 왕좌까지 다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왕좌까지 나오자 여자는 쫓아오지 않았다.

 "완전 무서운 년..."

 "아니 카린! 근데 왜 내가 여기있는거지?"

 카린이 앉아서 헐떡이고 있는데, 맨 몸으로 목욕중이던 왕이 나타나 말했다.

 "카린! 너 설마 뒤에 있는 곳에 갔다온 것이냐?"

 "그...그보다 아바마마! 옷좀 입으세요!"

 "미안하구나, 갑자기 끌려와서..."

 왕은 돌아가 옷을 입고 돌아왔다.

 "딸아, 그 방은 위험하단다. 미친 여자가 살고 있어."

 "저도 알거든요?"

 "맞다, 다녀왔댔지 참. 알았으면 빨랑 방에 들어가 자거라! 내일 두번째 공주수업을 치러야하니."

 "후..."

 카린은 뭐라 할 말이 없어져서, 그냥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은 쏜살같이 찾아왔다.

 "왜 잠을 자면 시간이 이렇게 빨리가는거야?"

 미친 여자의 공포로 인해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한 카린이 왕과 알현했다.

 "아바마마, 좋은 아침입니다. 하하하."

 "뭘 쪼개느냐! 기사는 어디갔지? 마법사! 기사는 어디갔는가!"

 옆에 있던 마법사는 졸면서 말했다.

 "나! 마법사다! 어딜 감히 너 따위가..."

 "이봐 마법사!"

 "헉, 아! 충성! 마법사 김명석!"

 "기사는 어디갔냐고 물었다."

 "죄송합니다 폐하, 금방 부르겠습니다!"

 토속적이면서도 명석한 두뇌를 가진 김명석이 오정균을 소환했다.

 오정균은 어제와 같이 변기에 앉아 볼일을 보려하고 있었다.

 "날씨가 이래선... 어?!"

 "이 똥쟁아!"

 엉거주춤하게 앉아있는 오정균을 발로 차버리는 카린이었다.

 오정균이 주섬주섬 옷을 다시 걸쳐매자 왕이 말했다.

 "오늘은 공주수업 2교시다! 평민들이 장사하는 옷가게로 달려가서 옷을 사오거라! 옷 꼴이 그게 뭔가!"

 "뭐요? 그러는 아바마마야말로 지금 민소매티에 남새 줄무늬 팬티나 입고 있으..."

 "패션센스!"

 마법사는 카린과 오정균을 성 밖으로 텔레포트시켰다.

 텔레포트당한 카린이 말했다.
 
 "아-놔. 아바마마면 단 줄 알아!"

 "하하하.... 진정하십시오 공주님. 자, 옷가게로 갑시다!"

 둘은 다시 양학마을에 가야했다.

 양학마을에서 성과 가장 가까운 곳의 옷가게를 찾은 그들은 그곳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십시오! 앗, 공주님 아니십니까?"

 "그러하다. 옷내놔. 입게."

 카린은 몹시 짜증나는 말투로 말했다. 상인B가 옷장에서 카린에게 어울릴만한 옷을 들고오며 말했다.

 "공주님, 저희도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돈을 받습니다만, 적어도 2000원이 필요한데 돈은 가지고 계십니까?"

 카린은 주머니를 뒤져보기로했다. 공주에게 지갑은 사치였다. 이윽고 카린의 주머니에서 1000원이 나왔다.

 "아... 오정균, 넌 얼마있어."

 오정균은 갑옷 속에 넣어둔 지갑을 열어보았다. 지갑 속에 48000원이 있었다.

 "한 푼도 없는 것 같습니다."

 카린이 눈짓을 하자, 결국 오정균은 순순히 밝히고 말았다.

 상인B의 추천의상을 입은 카린은 겸해서 메이크업까지 받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실패했다!

 "아니 메이크업이 왜 이래?! 상인B, 너 제정신이야?"

 상인B의 메이크업은 순수하게 성인 기준이었기 때문에, 아직 앳된 얼굴의 카린에겐 소화하기가 무리였다.

 "죄, 죄송합니다 공주님..."

 "공주님, 이쪽을 한 번 봐주십시.... 푸하하하하-악!"

 마지막의 악!은 맞는 소리였다. 오정균은 웃으면서 울어야했다.

 "상인B! 당장 아세톤을 가져오도록!"

 "죄송합니다 공주님, 아세톤은 지금 없습니다..."

 "아니 뭐 이런 가게가..."

 "하지만 저쪽 탑의 꼭대기에 메이크업을 지워주는 장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 번 가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상인B는 들판에 우뚝 서있는 바벨탑을 가리켰다.

 "근데 저긴 아무도 꼭대기까지 못올라갔잖아."

 "그래서 도전할만한거죠."

 결국 오정균과 카린은 마을을 나서서 바벨탑에 가보기로 했다. 오정균은 웃다가 계속 얻어맞는 바람에, 어제와 같이 hp 1의 상태를 피해갈 수 없었다.

 마을에서 40분은 걸었을까, 겨우겨우 그들은 바벨탑에 도착했다.

 바벨탑의 문 위엔 팻말이 적혀있었는데, 내용이 이러했다.

 -웃으면 격하게 아파지는 탑-

 오정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망했다..."

 "뭐가 망해?"

 "아닙니다 공주님, 푸훗!"

 "너 hp가 1이니까 산 줄 알어."

 "곧 죽을 것 같습니다..."

 카린은 오정균을 끌고 탑으로 들어갔다.


-6

 바벨탑 안은 아주 청결했다....는 구석진곳에 시체가 좀 많이 쌓여있었다.

 "우와, 시체가 저렇게 많은데 썩은내가 안나네."

 물론 썩은내도 진동했다.

 "우웁! 나 토할 것 같아... 나레이터 이 사악한 것..."

 "하.하.하.하.하. 악! 토하긴 이르다."

 검은 갑옷의 남자가 웃으면서 나타났다! 남자는 웃다가 그만 최대 체력의 60%에 육박하는 데미지를 입었다.

 "뭐냐 넌! 싸울거냐?"

 "그래. 여긴 웃으면.... 푸하하하하하! 얼굴이 그게 뭐... 쿨럭."

 검은 갑옷의 남자는 웃다가 결국 죽었다. 카린은 당황하고 말았다.

 카린과 오정균이 공격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험치는 없었다!

 "오정균."

 "예?"

 "내 얼굴이 그렇게 웃겨?"

 "비유를 하자면, 늑대와 사자와 독수리를 합한 형상의 몬스터가 덤벼도 웃다가 질식할 정도의 위력입니다."

 "....더러운 상인B. 설마 이걸 다 노린건가."

 둘은 맞은편 문으로 나간뒤, 바깥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 2층으로 향했다. 2층은 시체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우와. 1층보단 조금 좁아진 것 같네. 다음 상대는 누구냐!"

 "바로 나다!....는 대단한 얼굴이군."

 늑대와 사자와 독수리를 합한 형상의 몬스터가 나타났다!

 "닥치고 덤벼랏!"

 카린은 성에서 훔쳐온 검을 뽑아들며 말했다.

 "오정균, 파이어 볼트를 날려!"

 "알겠습니다 공주님! ....근데 어떻게 하죠?"

 "야, 너 스킬 배웠잖아? 못쓰는거야?"

 오정균은 그새 까먹은 것 같았다!

 "이런 도움안되는 것 같으니... 그냥 멀찌감치서 보고나 있어!"

 카린은 검을 고쳐매며 말했다.

 "덤비라니까? 이 늑대와 사자와 독수리를 합한 형상의 몬스터 녀석아! ...뭐야, 죽었잖아?"

 "어지간히 웃긴가봅니다. 그 얼굴."

 둘은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은 2층보다 조금 좁아졌지, 다른건 똑같았다.

 "하하하하, 악! 용케도 3층까지 올라왔군."

 최대 체력의 60%가 깎인 붉은 갑옷의 전사가 나타났다!

 "왜 이 녀석들은 등장할때마다 이유없이 웃으면서 등장하는거야?"

 "적이 우리를 기만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제시하는 예일거에요 아마."

 "복잡해- 아무튼 덤벼라, 붉은 갑옷!"

 "푸,푸흡, 좋아, 간다!"

 붉은 갑옷의 전사는 웃긴 것을 겨우 참으며 카린에게 덤벼들었다! 붉은 갑옷의 전사의 대검과 힘 레벨은 카린의 것을 훨씬 상회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카린이 불리한 전투였다.

 "젠장, 파이어 볼트를 날릴수만 있다면!"

 오정균은 어제 퀘스트를 클리어했을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 때 얻은 주문이 뭐였던가!

 그런건 사실 없었다! 그냥 파이어 볼트라고 외치면 발사되는게 전부였다.

 "으아아! 파이어 볼트!"

 오정균은 오른손을 내밀며 외쳤다. 그의 오른손에서 파이어 볼트가 날아갔지만 어째선지 카린에게 맞았다!

 "으아아, 뜨거워엇! 야 오정균, 제대로 안맞출래?"

 "죄송합니다 공주님! 파이어 볼트! 파이어 볼트!"

 파이어 볼트는 계속해서 빗나갔다.

 "하하하하하하하, 이것으로 끝이다!"

 붉은 갑옷의 전사가 대검을 위로 치켜들다가 죽고 말았다. 그새 웃으면 데미지를 입는다는 사실을 까먹은 것 같았다.

 "이런 멍청한 것 같으니..."

 카린의 경험치가 800 상승했다!

 카린은 5레벨이 되었다.

 "와우! 강해진 느낌이야!"

 사실상 스테이터스 상의 변화는 없었다.

 "...이게 뭐야..."

 그들은 4층으로 향했다. 앞으로 4층과 5층, 두개만 공략하면 메이크업을 한 번에 지울 수 있는 장비를 얻을 수 있었다.


-7

 4층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심각한 얼굴의 남자였다.

 "어서오시게...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가 많았, 푸하하하하하하! 얼굴좀 보소! ...쿨럭."

 심각한 얼굴의 남자는 웃어버리더니, 하늘로 승천했다.

 "고맙네... 덕분에 웃으면서 잠들 수 있었구만..."

 "이...이봐?!"

 "그럼 이 몸은 이만 가보겠네."

 심각했던 얼굴의 남자는 그렇게 가버렸다.

 "지, 진짜 죽은거야?!"

 "공주님, 어서 빨리 5층으로 가시죠."

 둘은 그대로 5층으로 향했다.

 5층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눈과 코, 귀가 없이 입만 달려있는 형태의 여자였다.

 "어서와. 5층까지 용케도 올라왔군. 하지만 나에게 시각, 청각적인 형태의 트릭은 통하지 않는... 으헉!"

 카린은 여자의 목을 그냥 베어버렸다. 여자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렸다.

 "아, 아니 공주님... 탑의 보스일텐데..."

 "알 게 뭐야. 지금 중요한 건 메이크업 처리장비라고."

 카린의 경험치가 1200 상승했다!

 카린은 7레벨이 되었다.

 그들은 꼭대기 층인 6층으로 향했다.

 6층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장비조차도 없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후후후후후. 수고하셨습니다. 이 장비는 제가 가져가도록하죠."

 "역시 저 녀석이 흑막이었어요!"

 괴도 상인B가 장비를 들고 달아나려고 하고 있었다! 카린은 당황한 채 상인B을 불렀다.

 "상인B!"

 "그런 수작은 안통합니다! 이미 당신의 얼굴이 웃긴 것 쯤은 알고 있으니까요. 상상만 해도....푸훕, 억!?"

 상인B는 상상하다가 웃겨서 죽고 말았다. 카린은 화장을 한 번에 지우는 장비 '화지장'을 획득했다!

 "가소롭군."

 그들은 천천히 바벨탑을 내려갔다. 오정균은 다행히도 웃지 않은 것에 안도하며 내려가다가 1층에서 그만 카린의 얼굴을 보고 웃고 말았다. 그 때문에 카린은 약초가게에서 부활초를 사서 다시 바벨탑까지 가는 수고를 해야만 했다.

 성에 돌아오자, 왕이 오지 말라는 손짓을 했다. TV에서 축구를 하고 있었다.

 "골, 골! 골! 고오오오올! 골이에요 골!"

 "아바...마마?"

 "아, 흠흠. 어서오너라! 오늘은 조금 일찍 왔구나."

 나물을 볼 줄 아는 사람같은 시간을 잡아 먹는 것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어제보다 5시간 일찍 성에 돌아왔다.

 "아니...그것은 화지장?!"

 "아바마마는 별 것을 가지고 놀라시는군요."

 "당연하지. 그 물건을 이리 줘보겠느냐?"

 카린은 호기심 반 의심 반으로 왕에게 화지장을 내밀었다. 왕은 화지장을 얼굴에 가져다대더니, 잠시후 왕의 얼굴이 바뀌었다.

 "아, 아바마마! 지금까지 몰라뵈어 죄송합니다!"

 "기사 오정균! 지금까지 폐하를 업신 여긴 것에 용서를 구합니다!"

 왕은 70대의 엄청나게 늙어보이던 얼굴에서 20대의 꽃미남이 되어있었다.

 "허허허. 마녀의 저주가 이것으로 풀렸군."

 왕은 격하게 만족했다.

 팡파레가 울려퍼지며, 카린과 오정균의 경험치가 500 상승했다!

 카린은 8레벨이 되었다.
 카린은 패시브 스킬 '마력 회복' 을 배웠다!

 오정균은 4레벨이 되었다.
 오정균은 '아이스 볼트' 를 배웠다!

 "아니, 난 스킬도 없는데 마력 회복이 웬말이야. 이런 건 오정균을 줘야지!"

 "그 전에 전 기사입니다만..."

 배우면 좋지 뭐.


-8

 마왕이 탄생했다!

 마왕의 경험치가 900000000000 상승했다!

 마왕은 99레벨이 되었다.


-9

 왕은 아침부터 심각한 뉴스를 접해야했다. 그것도 TV로.

 "허허... 마왕이 나타났군."

 화장실에서 변을 보던 오정균도 그 소식을 신문으로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카린 만큼은 그것이 힘들었다.

 늦잠을 잔 카린은 눈을 뜨자마자 아름다운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공주님, 오늘부터 공주님의 의상을 맡은 세레나라고 합니다."

 "필요 없어. 가서 밥이나 먹어."

 "알겠습니다 공주님."

 세레나는 아까 먹었던 아침식사를 또 먹기 위해 방을 나갔다. 카린은 옷장에서 어제 산 노란 원피스를 갖춰입고는 왕좌를 향해 출발했다.

 "카린!"

 "아바마마!"

 "오정균!"

 카린과 왕의 인사에 오정균이 끼어들었다. 오정균은 hp를 꽉 채워놓자마자 빈사상태가 되었다.

 "공주와 기사. 둘 다 소식은 들었겠지? 마왕이 나타났다!"

 "마왕이라니, 사악한 놈이겠죠?"

 "공주 너는 걱정할 필요가 없도다! 내 이미 용사를 불러 마왕에게 보냈으니."

 "아아~ 빠르기도하다.."

 "넌 어서 시집갈 준비나 하거라."

 "예엣?! ...은 설마...."

 "그래! 용사가 마왕을 물리치고 오면 그 녀석과 결혼해야하지 않겠느냐?"

 "그런 건 있을수가 없어요. 난 연애결혼할거야!"

 "안된다 공주! 공주란 참으로 조신해야하거늘... 이번 공주수업을 마치게 되면 너도 생각이 달라지겠지."

 "뭔데요?"

 공주수업 3교시는 '체력', '기품'에 이어 '성품'이었다.

 "오늘 오정균은 방에 들어가 쉬도록! 공주 너만 마을로 보낼 것이다."

 "헐, 제가 어떻게 되도 상관 없으세요? 나 완전 타락할건데?"

 "이미 공주님은 타락... 푸헉!"

 오정균은 괜한 소리를 했다가 마법사 김명석의 힘으로 부활했다.

 "오늘은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오너라. 혼자서 말이다."

 "체, 알았어요 알았어. 갔다오면 될 거 아냐."

 라고 말하자마자, 마법사는 카린을 성 밖으로 내보냈다.

 "웬지 버려진 느낌인데?! 아무튼 오늘은 혼자인가~"

 카린은 양학마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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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머지 내용이 엄~~~~~~~~~~~~~~청 많지만 수위가 높아서 게재는 안하겠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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