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 책..!

 전반적으로 도시에 대해 다루는 책이다. 기본 소양을 기르기 위해서는 한 번쯤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적어도 도시에 살면서 도시에 대해서는 알아야 하지는 않겠는가. 다만 이것을 읽을 때 염두에 두어야하는 것은 작가가 공업도시를 숭배하는 덕에 도시 외의 지역을 꿈도 희망도 없는 지역으로 묘사해놨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인간이 신체를 개조하지 않는 이상 1차 산업으로 먹고 사는 동네를 버리고 살 순 없다. 이 부분만 염두에 둔다면 나머지 부분은 상당히 알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다.

 기억에 남는 것은 그린벨트하고 도시 미화운동, 도시의 구조 등이 있는데, 우선 그린벨트에 대해서 떠올려보겠다.

 그린벨트. 이 그린벨트에서 GREEN에 집중하면 마치 그린벨트가 국립공원처럼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린벨트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개발제한구역이다. 이 말이 처음 들어올 때는 학자들이 제법 잘 번역해놨는데, 어째서인지 그린벨트란 말을 많이 써서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지.. 어쨌거나 이 그린벨트의 역할에 대해서 저자는 도시의 스프롤 현상을 막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한다. 스프롤 현상은 쉽게 말해 도시가 확장을 하는 것이다. 도시가 확장하는 것이 어떻냐 싶지만, 교외지역에 가장 먼저 들어서는 것은 주거지역이다. 여기에 사는 사람도 직장에 나가고, 상점가에 가야하는데, 문제는 주변에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차를 타고 다녀야하고, 이렇게 늘어난 교통은 정체를 유발하고 환경에도 안 좋고, 시간은 시간대로 걸리고.. 이것을 막기 위해 그린벨트가 있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냐? 저자가 제시한 대안은 더 높은 건축물을 짓는 것이다.

 요새 누가 열심히 외치는 규제 풀이 중에 그린벨트 해제가 있는데, 여러가지 의미에서 이건 궁극적으로 도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우리나라 그린벨트는 당시 근대화를 강하게 주장했던 박정희 대통령이 만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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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는 필연적으로 가난한 사람을 필요로한다. 도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도시에 돈과 꿈을 위해 노오력을 할 노예.. 아니 사람들이 필요한데, 이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일부는 정말로 성공하고, 이 성공한 사람이 도시에 편입하면서 도시가 좀 더 성장하고.. 이 사람들을 보고 다시 다른 곳에서 사람들이 이 도시로 모여들면서 성장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이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비싼 집 말고 싼 집이 있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여러가지 요소에 의해서 사람들이 기피하는 장소에 이러한 사람들이 들어서게 된다. 물론 일부 도시에서는 이 사람들이 꼴보기 싫다고 싹 밀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성향을 띈 운동이 도시미화운동인데, 대표적으로 프랑스 파리와 미국의 시카고가 있다. 파리는 여기에 넣기 미묘하긴 한데, 설명하자면 지금의 경치 좋은 파리는 어떤 왕 시절에 상당한 권력을 위임받은 신하가 힘으로 건물을 다 밀어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도시 중심에 개발 제한을 걸어둔 덕분에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돈 좀 있는 사람들이나 사는 부띠끄 도시라고 한다. 시카고도 마찬가지로 대화재 이후에 파리를 본따서 도시 계획을 한 동넨데, 그덕에 완전 부띠끄 동네가 되었다. 엄밀히 말해서 더 이상 성장하기는 쉽지 않은 도시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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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틀면, 도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집값과 산업이 필요하다. 집값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간단하다. 집을 적절하게 지으면 된다. 하지만 산업은 조금 다른데, 저자는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제대로된 대학교가 있는 동네 근처에 제대로된 산업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자는 이 책 내내 외치는 '높은 인구 밀도->높은 시너지' 때문이라고 말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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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틀어서, 도시를 받치는 산업이 망하면 그 도시는 황폐화된다. 그치만 아직 기회는 있다. 지자체에서 열심히 산업 기반을 마련하면 되는 것이다! 쇠퇴기에 있던 많은 도시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면서 다시 재도약하게 되는 예시는 이 책에 많이 나온다. 다만 문제가 있는데, 지자체에서 뻘짓을 하는 경우이다. 이 극단적인 예가 미국의 디트로이트이다. 디트로이트의 쇠퇴가 분명 자동차 산업의 쇠퇴에서 온 것은 확실하지만, 그 쇠퇴에 도장을 찍은 것은 바로 지자체의 뻘짓이다. 산업이 쇠퇴하면서 도시가 내리막길을 걷는 것을, 높은 건물을 짓고 막 트램 같은 것을 만든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집값이 지나치게 싸지게 되자 중산층이 빨리 집을 팔고 나가면서 도시가 더 텅 비게 되고 가난하게 되버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될 뿐..

 이런 의미에서 도시 재생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 도시 재생의 요새 트랜드는 '예술가를 돈주고 모은다->집값이 오른다->예술가들을 내보낸다->profit!' 인 것 같은데, 이런 건 진짜 일시적인 대책이고, 좀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는 대안도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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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외에도 시내 통행세라든가, 많은 정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꼭 한 번쯤 읽어뒀으면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