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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판타지

 "아! 숙녀를 이렇게 막 다뤄도 되는거에요? 이봐요! 어디가! 야!"


 병사의 투박한 손에 붙잡혀, 성문 밖까지 끌려나와버린 그녀는 돌아가는 병사를 보며 소리쳤다.


 "거 실수 한 번 했다고 더럽게 구네!"


 아무리 소리쳐봐도 병사가 뒤를 돌아보는 일 따위는 없었다. 예상외의 무반응에 황당함을 느끼자, 그녀는 같이 딸려온 한 남자를 보았다. 남자는 흰머리가 날대로 난, 흔한 늙은이의 모습을 한 상태였다.


 "이게 뭐야... 이봐 당신, 일어설 수 있어요?"


 "허흠, 좀 도와주슈..."


 남자는 헛기침을 하며 그녀의 손을 붙잡고 일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는 허리춤에 찬 검을 뽑아들더니, 그것을 지팡이삼아 땅에 꽂고 몸을 지탱했다. 남자의 검은 계속해서 피를 갈망한다는 전설의 검 '블러드써스터'. 하지만 지금, 이 늙은이에게 피를 갈망한다던가 누군가를 죽인다던가 할 의욕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해자가 올라갔다. 그들이 다시 왕성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워보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오밤중에 쫓아내는게 어딨담..."


 "폐하가 우릴 쫓아낸거였는가?"


 "네. 보면 모르겠어요?"


 "아니, 분명 저녁을 먹고나서 디저트를 안먹었다고..."


 "으으으으으으... 두통이 몰려온다."


 저런 답답한 노인네를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그녀였다.


 "세실리아, 너무 낙담하지 마시구려. 분명 모든 것을 되돌릴 때가 올것이오."


 "타임리프가 되는 포션이 있었더라면 그랬겠죠! 지금 당장 만든다고쳐도, 레시피도 없는데다가 돈도 하나도 없고... 그냥 난, 아니 우린 망한거라구요."


 "괜찮소. 그래도 이렇게 살아있는게 어디오? 마을에서 용병 노릇이라도 하면 돈은 벌 수 있을테고, 집도 사고 물건도 팔다보면 언젠가 그 포션을 사는 날이 오겠지. 시간은 많소~"


 "그건 쓸 데 없이 긍정적인거 아니에요?!"


 "어차피 상황이 이렇게 됬는데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겠소? 자, 갑시다."


 "에휴... 그래요. 근데 이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이 어디에요?"


 "간단 마을이라는 곳이 있소. 여기서 한.... 9만 발자국만 걸으면 될것이오."


 "그냥 죽죠 우리. 너무 멀어서 가기 싫다."


 "어허! 긍정을 잃어서는 안되오! 어서 갑시다!"


 둘은 간단 마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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