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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연애

제 29화
2012년 8월 31일[Reverse]

 

8월의 마지막 날 31일, 퇴원을 앞두고 회색의 긴 바지와 검은색 줄무늬 흰색 반팔티를 입고 병원 화장실 거울 앞에 세수를 하곤 바라보고 서있다.

 

‘46일이라.. 내가 그동안 정말로 과거로 그렇게 긴 시간동안 갔다가 온 건가..?’

 

세면대 위엔 면도기와 비누 칫솔 치약등이 구석으로 널브러져 있다.
마치 자신의 모습이 어색하기라도 한 듯 손바닥을 펴보며 자신의 몸 이곳저곳을 살핀다.

 

“난데.. 왜, 어색한 거지..?”

 

갑자기 화장실의 형광등이 깜박거리더니 공한의 등 뒤에서 기일이 나타나서..

 

“사람은 인생의 어느 기점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지.. 사람들은 보통 그러잖아..”

 

『예전의 나는 죽었다. 지금부터 난 다시 태어나는 거야..』

 

“과거가 바뀐 만큼 지금의 네 모습이 조금 바뀐 거야..”

 

공한이 뒤돌아보며 말을 꺼내려던 찰나 누군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서고 어느 샌가 기일은 사라진 뒤였다.
사람 몸집만한 화장실 거울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과거로 간 게.. 아주 손해본건 아니였던 거야..’

 

공한이 화장실을 빠져 나오자 석준과 입구에서 코앞에서 마주치자 둘 다 흠칫 놀라며..

 

“너 여기 있었냐..?”

 

“으응..”

 

서로 지나치려 하자 약속이라도 한 듯 돌아보며..

 

“우리 이야기 좀..!”

 

텔레파시라도 통한 게 어색한 건지 살며시 미소만 띄었다.
자판기가 있는 밖으로 나가 나무벤치에 나란히 앉아선 캔 커피를 뽑아들고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거 그런 거 맞지..? 어떡해 된 거야..? 둘이 어떻게..?”

 

“그전에 말이야..”

 

석준은 다리를 꼬곤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공한을 바라보며..

 

“너 13년전, 그때 너 지금의 너가 맞지..?”

 

“13년전.. 그때..?”

 

석준과 공한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때 말이야.. 마트 앞에서 나랑 수재가 니가 미래에서 왔다고 했을 때..”

 

지난날을 회상하고는 그제야 기억이 난 듯 공한은 탄성을 자아내며..

 

“아! 그때..”

 

“그래서 일거야.. 수재랑 나랑 결혼사진까지 있는 이유가..”

 

공한이 병원 복도에서 보고 놀란 건 다름 아닌, 빨강 파랑 체크무늬 커플티로 다소 심플한옷을 차려입은 석준과 수재였다.
생생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내가 과거로 간걸 믿는 자만이 영향을 받는다..?’

 

한편, 트인이는 공한의 점심쯤 퇴원을 위해 병원으로 향하던 중 근처 성당에 들려 맨 앞자리에서 고개 숙여 기도를 드리고 있다.
뒤에서 조용히 기일이 걸어와서는 말을 건네는데..

 

“왜..? 공한이 일어난 게 고맙다고 하늘에 기도라도 드리는 거야..?”

 

갑작스런 기일의 등장에 자신의 귀와 눈을 의심이라도 한 듯 눈을 비비며..

 

“기일.. 선배..?”

 

기일은 가운데 길 옆에 자리한 트인이 옆 나무의자에 앉으며..

 

“내가 알고 있는 스크루지 영감이 하나 있는데 말이야..”

 

“정말 기일이 선배에요..? 아니, 그것보다..!”

 

기일은 트인이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신의 말만 이어나갔다.

 

“그 녀석은 사랑? 우정..? 그런 거 전혀 몰라.. 아는 거라고는 딱 한 가지..”

 

“딱.. 한가지..?”

 

기일의 기억으로 하여금 시간은 공한이 17살, 기일이가 친해지겠답시고 무작정 공한을 따라 집까지 쫒아갔다.
예고 없이 찾아든 기일이의 행동에 귀찮았던지 집 앞에서 공한은 기일이의 발을 걷어 차버렸다.
문 앞에서 기일은 공한의 엄마 길자를 만나 거실에서 발목에 난 멍을 치료하고 있다.

 

“학생도 참 대단하네.. 집에 놀러가도 되냐고 물어보지.. 무작정 몰래 쫒아오니..!?”

 

“동질감이 느껴져서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에 그만..”

 

머쓱함에 머리를 긁적이던 기일은 뭔가가 생각이 난 듯 공한의 어머니 길자를 바라보며..

 

“아! 공한이 뭐 좋아해요..?”

 

길자는 기일을 보며 미소를 지어보이며..

 

“뭐, 좋아하냐구..? 돈!”

 

어이가 없다는 듯 실 웃음을 터트리며..

 

“에..?”

 

“걔가 그런 녀석이야.. 몇 번을 뭐 좋아하냐? 뭐가 되고 싶냐 물어보면.. 좋아하는 건 돈이고 되고 싶은 건 스크루지라잖아..”

 

저만치 위에 걸린 INRI라 적힌 진갈색 예수 나무 십자가를 올려다보며 기일은 미소를 띠운다.

 

“걔가 그런놈이야.. 그래서 그런놈 정신 좀 차리라고 크리스마스 캐롤의 스크루지 영감처럼 친구가 찾아갔어.. 과거를 여행하면서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고.. 과연, 현재로 돌아온 지금 그는 많이 바뀌어 있을까..?”

 

“기일선배 맞죠..?”

 

트인이 자신도 모르는 그 순간 몸이 희미해지려고 하고 있었다.

 

‘아저씨가 드디어 과거여행을 시작하신건가..?’

 

“지금 너희 아버지가 공한이랑 똑같은 일을 하려고 해.. 공한이한테 전해줘.. 아직, 끝난게 아니라고..”

 

뜻을 이해하지 못한 트인은 뒤돌아 걸어가며 사라지는 기일을 애써 잡으려 하며..

 

“저, 저기 서.. 선배..!”

 

몇 걸음 걸어가더니 콧방귀를 뀌고는..

 

“허! 딱 자기 할 말만 하고 가네.. 뭔 소리래..?”

 

공한은 트인이와 병원 입구를 빠져 나오며 생각에 잠겨있다.
사실상 공한이 2012년으로 돌아와도 바뀐 거라고는 석준이 예지가 아닌 수재와 결혼해 있다는 것, 물어보진 않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트인이와 공한의 사이는 달라진 게 없었다.
그저 석준의 예식장에서 트인이를 만난 건 바뀌지 않은 것일까..?

 

“무슨 생각을 그리해요..?”

 

“내가 갔다.. 아니, 자고 있는 동안 왠지 세상이 낯설어서..”

 

빨래며 세안도구등을 검은 봉지에 한 짐 뺏어 들고는.. 트인은 뒷짐 지듯 걸어가며..

 

“오빠 잠들어 있을 때 병수발 든다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해보지도 않는 면도랑 세수 시키는 것도..”

 

“알았어..! 맛있는 거 사주면 될 거 아냐..”

 

딴 곳을 바라보며 콧방귀를 끼듯..

 

“피! 며칠이나 했는데 꼴랑 맛있는 걸로 때울려구..”

 

“야! 꼴랑이라니..!?”

 

이제 막 코너를 돌아 인도에 발을 내딛었을 때 트인이는 나지막하게 말을 꺼내며..

 

“사실, 오빠 과거여행 한 거 알고 있었어요.”

 

트인이와 발맞추어서 앞으로 걸어가던 공한은 흠칫 놀라며 트인이를 고개 돌려 바라보고는..

 

“언제부터..!?”

 

말해주기 싫은 듯 괜스레 능청을 떨며 살며시 혓바닥을 내민다.

 

“글쎄요.. 언제부터 였더라..?”

 

“저 능청 떠는것 좀 봐..! 빨리 말해봐 언제부터 안건데..?”

 

앞장서며 걸어가던 트인이는 뭔가 생각난 듯 돌아보며..

 

“아! 아까 이상한일 있었어요. 죽은 기일선배를 봤거든요.”

 

어처구니가 없는 듯 고개를 돌려 실 웃음 터트리는데..

 

“니가 기일이를 어떻게 봐..?”

 

“그러니까요. 신기하죠? 글쎄..”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 공한은 바뀐 게 없을까..? 얻은 건 무엇이며 잃은 건 무엇일까..?
공한은 트인이의 뒤에 이어질 말을 듣고는 크게 놀라며 트인이의 집으로 뛰어 가는데..
과연, 공한의 아직 끝나지 않는 시련의 끝은 어디까지 인가..?
가픈숨을 내몰아쉬며 도착한곳은 트인이의 집 안방, 은색의 벽지로 도배되어 저만치 창문 밑으로 낡은 책상에 누군가 의자에 앉아 쓰러져 잠들어 있는게 보였다.

“젠장, 늦은건가..?”

 

트인이는 달려가 책상에 쓰러져 잠들어있는 주식을 흔들어 깨우려는데..

 

“아빠..! 아빠..!?”

 

‘잘못 하다간..’

 

방금 전 길거리에서 트인이가 한말이 떠오른다.

 

“그러니까요. 신기하죠? 글쎄, 연기처럼 사라지면서 우리 아빠를 막지 않으면 내가 사라질 수도 있다잖아요.”

 

지금 공한은 알지도 못하는 길을 어디론가 뛰어가고 있다.

 

“젠장! 다 끝난줄 알았는데.. 또 이런 고생을 해야하니..”

 

시간여행을 마치고 이제 곧 행복이 찾아올 거라 믿었던 공한에게 아직 끝나지 않는 시간여행의 업보라는 시련이 찾아왔다.

만약 그때 내가 이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 했다면 지금 내 인생은 조금 바뀌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나요..?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그땐 왜 지금처럼 하지 못했을까 후회하고 있나요..?
지금 당장 아끼는 비싼 옷 꺼내 입고 한껏 멋 부려 길거리로 나가 보자고요!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지인을 통해 길게 이어져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 있을 수 있으니까요.

 

공한이 달리다 도착한곳은 트인이와 어린시절 입맞춤하게 되는 담벼락 근처이다.
1987년 7월 17일 오후 2시경, 저만치 트인이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어린 트인이가 걸어오고 있었다.
트인이 아버지는 딸과 손잡고 주위를 둘러보며 생각에 잠기는데..

 

‘현지를 만나려면 조금 더 과거로 갔어야 했는데.. 이번엔 실패인가..?’

 

공한은 다가가서 어린 트인이를 내려다보며..

 

“아이가 참 귀엽네요. 몇 살이죠..?”

 

그제야 주식은 정신을 차리고 공한을 바라보며..

 

“아! 이제.. .. .. 5살 됐어요.”

 

노란색 유치원 가방을 흘겨보며 어린 트인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니 이름이 트인이니..? 아저씨말 잘 들어.. 앞으로 좋아하는 녀석이 생기거든 대놓고 말하거라..”

 

몸을 일으켜 새워 가볍게 트인이 부모에게 목인사를 건네고는..

 

“아저씨 같은 사람 만나지 말고..”

 

공한이 스쳐 지나가자 트인이 가족은 멀어져가는 공한을 바라보고는..

 

“저 친구 낯설지가 않아.. 설마..”

 

“당신도 그래요..? 나도 왠지 그런데..”

 

어린 트인이는 엄마 아빠 손을 맞잡고 서로 번갈아 바라보고는 환한 미소를 띠며..

 

“나도 그래 아빠, 나 크면 저 아저씨랑 결혼할래..”

 

트인이 엄마 유전희는 그런 어린 트인이 말이 귀엽기라도 한 듯 씨익! 웃으며..

 

“그럴까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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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결혼식장에서 축가를 불러주는 미모의 연인..

"돌 위에 꽃이 피었어요." "오빠를 좋아했어요."

그녀는 주인공에겐 천명.. 아니, 지나가는 만 명중에 한 사람이였다.
기억나지 않는 과거와 자신도 모르게 그녀에게 상처준말들..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녀석과 결혼하게 둘순 없어!
기억나지 않는 과거를 되살리고 그로인해 생겨나는 사랑을 감정을 키워나가는
한남자의 고군분투 인생역전 타임슬립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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