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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는 멍하니 창 밖을 보고 있었다. 시간은 자정이 조금 지났지만 도심 근처에 있는 남자의 집 위 하늘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네온사인, 지상의 별은 그 지나치게 밝은 빛으로 하늘의 별들을 삼켜버렸다. 남자는 거의 자줏빛으로 보이는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보며 쓸쓸히 말했다.

"요즘은 하늘나라도 염색이 유행인가."

칙칙한 분위기를 바꿔보려 던진 재담이었지만 역시 하나도 재미있지 않았다.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일까?

"어이구..."

의미 모를 신음을 내뱉으며 남자는 몸을 움직였다. 터벅터벅 걸어가 방의 불을 끈 그는 그곳에 멈춰 서서 어둠애 잠긴 그의 집을 보았다. 방금 불을 끈 탓에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 이게 밤이지."

방바닥 아무데나 덜렁 드러누운 남자는 베개와 이불을 잡으려 아무렇게나 손을 뻗었다. 휙휙 내뻗은 손이 책상다리에라도 부딪혔는지 투웅 소리와 함께 손등에 아픔이 찾아왔다.

"아야! 아오... 뭐야?"

남자는 신경질적으로 일어서 불을 켜고 이불과 베개를 집어 누울 자리에 대충 던졌다. 그리고 다시 불을 끈 후 그곳으로 털썩 몸을 뉘였다. 남자의 눈에 창 밖 하늘이 들어왔다. 밝다. 이렇게나 밤인데 안보다 밖이 더 밝다니 어째서일까? 도시의 밝은 밤에서는 생기가 느껴졌다. 마치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한 느낌, 저 도시의 네온사인은 삶의 무대를 밝히기 위한 조명과도 같았다.
그리고 이곳은 조명이 닿지 않는 곳이다. 활기도 없고, 빛도 없고, 의미도 없다. 공간이 죽어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외로운 걸까, 아니면 외로워서 그런 걸까. 남자는 의문을 던져 보았다. 하지만 답이 뭐든 변하는 건 없기에 남자는 답을 내리는 것을 포기했다.
한참을 가만히 누워 있던 남자는 살며시 일어나 커튼을 쳤다.
밤이 너무 밝아 잠들 수가 없는 탓이었다.


 

========

예전에 다른 곳에서 썼던 걸 재탕다시 올려봅니다.

왜 새로 안 쓰고 예전에 쓴 걸 올리냐구요?

뭔가 글을 올리고는 싶은데 새로 쓸 시간이...

이제는 인강을 들으러 가야 할 시간...

Who's 애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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