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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당신의 손을 묶던 수갑이 어째서인지 풀려졌다. 잠깐 잠을 자던 사이에 누가 와서 풀어놓고 가기라도 한 것일까? 당신은 의자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한 번 켠다. 오랫동안 앉아 있었기 때문에, 엉덩이가 아플 것이다.


당신은 철창에 얼굴을 가져다대며 바깥 상황을 확인한다. 복도엔 아무도 없는 것 같다. 철창의 건너편에 한 버튼이 있는데, 아무리 봐도 저 버튼은 철창을 여는 버튼이라고 당신은 생각했다.


권총을 들어 버튼에 대고 조준한다. 철창이 그렇게 빽빽하진 않았기 때문에 탄환이 지나가기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다. 방아쇠를 당기자, 버튼이 파열되어버리지만 철창은 다행히도 열렸다.


아마 이 복도엔 당신 혼자만이 갇혀 있는 것 같다. 당신은 복도를 빠져나와 계단을 타고 올라가기로 한다. 상당히 외롭게도, 당신은 사람 얼굴을 못본지가 3일은 되어간다.



#18


당신은 연구 방에서 하얀 면장갑을 발견했다. 에이미가 하얀 가운까지 발견했으니, 같이 입으면 완벽한 조화다.


메모지에 쓰인대로, 당신은 spore-011과 regen-309라는 시약을 찾아보았다. 메모지의 다음 내용은 '섞으면 어찌어찌된다'뭐 그런 식으로 쓰여 있을 게 뻔했다. 당신은 뭔지 모를 호기심으로 인해 시약을 섞는다.


"카나코, 그게 뭔지도 모르는 데 섞으면..."


"음.."


섞인 시약은 거품이 일고 있는 녹색의 투명한 색깔을 띄고 있었다. 마땅한 실험체가 없었기 때문에, 이 시약을 실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때 누군가가 문을 벅차고 들어온다. 난생 처음 보는 옷에 처음 보는 체형, 처음 보는 총을 가지고 있다. 경찰이다.


"꼼짝마라. 너희들은 포위됬다. 난 너희들을 책임지고 인도할 의무가 있으니, 협조해주길 바란다."


"이, 이런..."


당신은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며 시약을 경찰에게 뿌려버린다.


"뭐, 뭐하는 짓이야! 지금 내가 하류 경찰이라고 무시하...."


시약이 경찰의 피부에 닿고 얼마 지나지않아 경찰의 입에서 뭔가 흘러나온다. 거품이다. 경찰은 무기를 떨어트리고 가슴을 움켜쥐며 고통스러워 하더니, 이내 복도로 나가버렸다.


잠시 후 경찰의 몸이 강력한 파열음과 함께 터져버렸다. 경찰이 있던 곳엔 흰색의 물컹물컹한 포자가 가득했다.


"뭐야 저게..."


"카나코, 도망치자!"


하지만 에이미의 소망을 제지하듯, 포자가 엄청난 속도로 증식하며 여기저기에 뿌려지고 있었다.


"큰일났네.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저 빌어먹을 포자가 여기까지 안오기만을 빌어야지..."


멀리에서 다른 경찰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칸! 으, 으아악! 도망쳐!"


그리고 들려오는 총성, 그리고 경찰들의 비명. 당신은 눈앞이 막막해져감을 느꼈다. 하지만 포자의 증식이 멈추고, 이내 포자는 천장과 바닥에 거미줄같은 흔적을 남긴채 서서히 줄어들어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포자가 완전히 제 기능을 멈춰버렸다.


"휴..."


당신들은 조심스레 맞은 편 방인 휴식 방으로 향하려한다. 하지만 포자에 의해 막혀있어 진입할 수 없다. 하는 수 없이 포자를 제거해야하는데, 포자는 예상 외로 굉장히 단단하다. 에이미가 포자의 흔적이라도 부숴보려 했으나 너무 단단해 포기한다.


"나래가 위험한데..."



#19


"아무도 없어요? 저기요!"


외상을 회복하고 일어난 당신은 열리지 않는 문을 마구 차대며 화풀이한다. 밖엔 아무도 없고, 당신은 여기가 어딘지 모른다.


"아, 완전 짜증."


당신이 있는 방 천장에는 환풍구가 있고, 벽에는 방범창이 박힌 창문이 있다. 당신은 침대를 수직으로 세울 정도의 힘이 있기 때문에, 침대를 발판 삼아 환풍구를 열어보려한다. 하지만 환풍구 뚜껑이 알 수 없는 못으로 고정되어 있어 열기가 쉽지 않다.


"아, 대박 짜증."


정말 무섭게도, 밤이 깊어간다. 여긴 빛이 없기 때문에 방은 자연스레 어두워진다. 당신은 더 어두워지기 전에 환풍구 뚜껑을 열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당신이 찾은 것은, 누군가가 놓고 간 손전등 뿐이었다.



#20


당신은 에이미와 함께 홀로 나온다. 홀에는 아무도 없었고, 건물 밖에도 사람이 있는 것 같진 않다. 다만 불을 켜고 깜빡대는 차량이 한 대 있을 뿐이다.


"저걸 이용해서 경찰인 척 하고 도시로 들어갈 수 있겠어. 복장을 얻으려면 좀 고생해야겠지만..."


"찾아보면 포자를 태울 뭔가가 있겠죠."


태운다. 마지막 수단이었다. 당신들은 지금 불을 피울 수단이 없었지만, 이런 넓은 건물에선 충분히 찾을 수 있었다.


당신은 카운터에 있는 서랍이 잠겨있음을 확인했다. 에이미를 불러 손전등으로 서랍을 마구 때리자, 잠금쇠가 풀려버린다.


서랍 안에서 열쇠가 두 개 나타났다. '실무', '실적보고'. 당신들은 실무소부터 가보기로한다.


서무 복도의 실무소 방. 열쇠를 넣고 돌리자 아주 자연스럽게 문이 열렸다. 실무소 방엔 카운터와 비슷한 크기의 우람한 책상, 그 책상에 걸맞는 푹신한 의자가 있었고, 책상 위엔 모니터와 컴퓨터, 여러가지 책들이 비치되어 있다. 책상의 앞엔 유리로 만들어진 고급스러운 테이블이 있었고, 그 테이블을 기점으로 긴 소파가 두 개 설치되어 있다.


아무리봐도 당신들은 저 쓸 데 없이 큰 책상을 뒤져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컴퓨터, 킬 수 있는 것 같아."


에이미가 컴퓨터의 전원을 눌러본다. 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책상의 서랍은 잠겨있었지만, 아까와 같은 원시적인 방법을 이용하자 서랍은 금세 열렸다. 서랍안엔 여러 서류들이 즐비했다. 당신은 그 중 하나를 읽어본다.


-연구 콘테스트 관련-

-현재 ... 연구소의 ...이 .....-

-.... 연구원의 Sporegen-1이 아주 위험....-

-......하시어 ....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게.... 니다.-

-그 시약은 ....-


아까 전 사용했던 시약에 관한 위험성에 대해 얘기하는 내용이다. 에이미는 뭔가 흰 가루가 있는 봉투를 집어들었다.


-methamphetamine-


"..."


에이미는 그 알지도 못하는 봉투를 주머니에 넣고, 당신에겐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이 서류들은 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어요."


"하지만 군데군데 지워져서 읽기가 쉽지 않아. 나중에 다시 오기로 하고, 실적보고 방에도 가보자."


당신은 서류들을 제자리에 둔 뒤 에이미를 따라 관리 복도로 향했다. 아직도 홍석규는 오지 않는다.



#21


당신은 잠깐 화장실에 와 있다. 서둘러 주머니에 숨겨둔 봉투를 연다.


-methamphetamine-


당신은 이 욕구를 참고 있느라 굉장히 힘들었다. 당신은 가루를 먹지 않고, 코로 마신다. 예전인 손톱만큼만 마셔도 상관이 없었는데, 오랫동안 참고 있었더니 그새 흡연량이 늘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오는 짜릿한 쾌감이 당신의 전신을 마구 자극한다. 당신은 이게 견딜 수 없이 좋다.


"저기, 에이미 씨?"


이런, 방해꾼이다. 당신은 서둘러 연기를 취한다.


"어, 어, 응. 왜, 그래?"


하지만 몸이 떨려서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추우세요? 아니 전 그냥, 좀 오래걸린다 싶어서..."


"미안, 갑자기, 배, 배가 좀 아파서..."


"네 그럼, 편히 볼 일 보고 오세요."


당신의 영원할 방해꾼이 나간 것 같다. 문이 닫히고 당신은 다시 가루를 흡입한다. 눈이 돌아갈 만큼 행복하다.



#22


"아싸! 성공!"


당신은 손전등으로 환풍구에 박힌 못을 그냥 부숴버렸다. 못은 굉장히 녹이 슬어있어서, 쉽게 부서지고 말았다.


환풍구로 들어간 당신은 탐험을 시작한다. 그렇게 기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무슨 목소리가 들린다.


"하아... 준비는 됬겠지? 죽을 준비말이야."


당신은 조용히 환풍구 뚜껑을 찾아 밑을 내려다본다. 틀림없다. 차에서 홍석규라는 남자 오른쪽에 타고 있던 여자였다.


그 여자는 뭔가를 쉴 새 없이 맛보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자제력을 찾은 건지 주머니에 그것을 넣는다. 그녀는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당신은 그녀를 쫓아가본다.


그녀는 카나코와 같이 있었다.


"배가 아프셨으면 말을 하시지... 아무튼, 가보죠."


지금 당신의 정체를 들킬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당신은 좀 더 미행을 감행하기로 한다.



#23


탄환은 이제 13발 남았다. 당신은 맨홀을 통해서 도시로 탈출했다. 도시에서는 다행히도 사람들이 보인다.



#24


실적보고 방은 완전한 공터였다. 바닥에 붉은 원이 그려져 있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여기선 뭐 조사할 게 없네요."


"그러게."


결국 당신들은 전력 방으로 향했다.


"결국 얻은 건 면장갑이 전부네요."


"내가 한 번 올려볼게. 저 스위치."


에이미가 스위치들을 작동한다.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더니, 천장에 붙어있던 길다란 원통형의 무언가에서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역시 여긴 전기를 흘리는 곳이었군. 다시 실무소로 가보자."


당신들은 실무소로 가서 컴퓨터를 틀어본다. 컴퓨터도 제대로 작동했고, 손전등이 필요없을 만큼 엄청난 량의 빛이 건물을 환하게 밝혀주었다.


"다행이네. 비밀번호가 없어서."


에이미의 표정이 음흉하게 바뀐다. 당신은 뭔가를 느끼며 말한다.


"저, 전 이만 홀로 돌아가볼게요."


"어딜 가려고?"


"으, 윽!"


당신은 에이미에게서 등을 보이지 말았어야했다. 에이미가 당신을 배신하고 당신의 목을 조른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어, 아가씨."


당신이 숨이 막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이 때 한나래가 환풍구 뚜껑에서 나타났다!


"한나래 등장!"


"뭐, 뭐?! 네가 어떻게..."


에이미는 당신을 조이던 자세를 거두고 한나래를 바라보다가, 그만 한나래의 손전등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는다.


"휴... 괜찮아 카나코?"


"콜록 콜록. 난 괜찮아."


"으, 이 꼬맹이들이!"


기다렸다는듯이 에이미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든다. 단검이다! 당신들은 서둘러 도망친다.



#25


꼬맹이들이 당신을 우롱한다. 하지만 전력소에서 건물 정문을 잠궈버렸기 때문에, 당신의 꼬맹이들은 당신의 단검에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거기 서!"


꼬맹이들은 문이 잠긴 걸 아는 건지, 연구 복도로 도망친다. 하지만 당신은 methamphetamine을 복용한 사람이었다. 운동신경에서 절대로 뒤질 수가 없다.


꼬맹이 1인 카나코보다, 꼬맹이 2에 슈퍼 초특급 메가 울트라 방해꾼인 한나래가 당신에겐 더 짜증나는 존재다. 그 가녀린 손으로 당신은 한나래의 멱살을 잡고, 딱딱한 포자 기둥에 그녀를 내다 꽂는다.


"히히히히. 저승에 계신 너희 어머니에게 안부나 전해드려라!"


"안돼!"


카나코가 당신의 복부에 박치기를 가한다. 당신은 칼을 꽂다말고 뒤로 나자빠진다.


정신이 혼미하지만, 싸울 기력은 있다. 당신은 다시 일어나 칼을 마구 휘두르며 위협한다. 카나코와 한나래가 다시 포자에 기대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


일단, 당신의 타겟은 한나래다. 카나코는 활용가치가 있었지만 한나래는 전혀 그렇지 않다. 당신은 단검을 타겟의 심장을 향해 박아넣는다.


타겟은 미동도 하지 않고 죽었다. 당신은 카나코를 살리기로 한다.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26


탄환은 이제 11발 남았다. 당신은 또 다른 택시를 이끌고 어렵사리 그 장소에 도착했다. 문지기는 아직도 없다.


당신은 크레딧 지갑이 없다. 따라서 차만 이끌고 그곳으로 향해야만 한다. 그들이 보기에 당신은 3일동안 아무것도 못 한 얼간이였다. 그럴 순 없었기에 당신은 물건을 훔치기로한다.


예전에 식품들을 마구 사대던 마트로 들어가자 예상대로 먹을 것들은 많이 있었다. 당신은 대충 양이 많은 것들을 바구니에 담은 뒤 마트에서 마구 도망쳤다. 경보음이 울렸지만 신경 쓸 바가 아니었다.


허겁지겁 택시 뒷칸에 바구니를 처넣고, 당신은 택시의 시동을 걸어 도시를 빠져나왔다. 경비원들은 더 이상 당신을 쫓아오지 못했다. 그들의 허술한 보안에 당신은 코웃음을 쳤다.



#27


건물로 돌아왔지만 유리로 된 문이 잠겨있다. 당신은 이상함을 느낀다. 게다가 홀의 벽엔 붉은 글씨로 '난 행복해'가 크게 쓰여있다. 당신은 괜히 섬뜩함을 느끼고는, 문을 부숴버린다. 다행히도 유리는 동글동글한 파편이 되어 당신에게 상처를 입히지 못했다.


"누구 없습니까?"


"아, 오셨군요."


당신이 사장을 죽이고, 가장 처음으로 동행했던 여자가 나타났다. 그녀는 어째선지 흰색 가운을 입고 있다.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난겁니까?"


"많은 일들이 있었죠. 석규 씨는 그동안 어떠셨나요?"


이 여자는 눈이 반쯤 풀려있다. 당신은 회사에서 눈이 항상 풀려있던 사원을 기억해낸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사원은 엄청난 마약중독자였고, 도대체 어디서 얻은건지 모를 그 흰색 가루를 하루에 다섯 번씩이나 복용하며 일을 했다고 한다.. 당신은 그 사원과 지금 보는 이 여자를 절대로 다르게 볼 수가 없었다.


"당신, 마약하셨군요."


"그걸 어떻게..."


"사람도 죽이셨네요. 카나코입니까? 아니면, 그 때 그 친구?"


"글쎄요. 누굴까요?"


당신은 주머니에 넣어뒀던 총을 꺼내들어 그녀에게 조준한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는 듯이 겸허하게 기다린다.


"당신을 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누군가를 죽이긴 죽였군요."


당신은 그녀를 카운터에 있는 의자로 인도한 뒤, 택시에서 밧줄을 가져와 그녀를 묶어버렸다. 그 뒤, 당신은 건물을 조사한다. 네 개의 복도. 그 중 카운터에서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연구 복도부터 시작해서 가장 왼쪽에 위치한 서무 복도까지.


연구 복도엔 흰색의 기둥이 나무처럼 뻗어있었다. 기둥 중간에 피가 묻어 있지만 당신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기둥이 방 하나를 못들어가게 막고 있었는데, 그 방이 휴식 방이었다.


복지 복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관리 복도는 전력 방의 문이 어째선지 부숴져있다. 그리고 실적보고 방에 시체 하나가 놓여있다. 심하게 훼손되어 있어서 누군지 알아볼 수 없다.


서무 복도는 복지 복도처럼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실무소 방에서 카나코가 양손이 묶인 채 누워 있다. 목에 상처가 있는데, 일단은 피딱지가 생겨 심한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다.


당신은 다시 홀로 돌아왔다.


"한나래를 어떻게 한 겁니까."


"그냥 방해가 되서 죽였을 뿐인데요? 문제라도 있나요?"


"네."


당신과 에이미 사이에서 정적이 흐른다.


"이건 전부 계획의 일부일 뿐."


에이미가 정적을 깬다.


"뭐라고요?"


"도망치는 게 좋아요. 나도 한나래도, 그 녀석의 지휘 아래에서 행동했던거니까..."


"무슨 소리입니까 그게."


"시간이 얼마 없어요. 카나코를 데리고 도망치세요."


에이미는 주머니에서 흰색 봉투와 종이쪼가리 하나를 당신에게 건넨다. 종이쪼가리는 한국의 지도였다.


"이건 도대체..."


이 때, 연구 복도에서 뭔가 알 수 없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포자가 증식하고 있었다.


"서두르세요. 곧 있으면 포자가 건물을 장악할테니...."


당신은 서물러 실무소에 있는 카나코를 업고 홀로 돌아온다.


"같이 갑시다. 밧줄을 풀어줄테니."


당신은 묶어놓은 밧줄을 다시 풀어주고 건물을 나선다. 하지만 에이미는 나갈 생각이 없어보인다.


"빨리 오세요!"


"전 이제 글러먹었으니까, 먼저들 가세요."


에이미가 당신을 바라보며 손을 흔든다. 포자가 빠르게 증식해 그녀를 덮쳤다. 당신은 비명도 소리도 지르지 않고 곧장 조수석에 카나코를 태운 뒤 택시를 이끌었다. 당신은 목적지를 지도에게 맡기기로 한다.



#28


당신은 한나래다. 17살이고, 예전엔 왕따였다.


"한나래. 교장 선생님이 부르신다."


당신은 우수생이다. 교장 선생님이 부른다는 건 상장을 받는다는 뜻이고, 상장은 개당 5만 크레딧의 가치를 가진다.


"나래니? 선생님이 오늘 부른건 다름이 아니라... 이분 때문이란다."


당신의 앞에 시장이 나타난다. 시장은 당신을 보며 말한다.


"다시 살 수 있게 해줄게. 네 인생은 비참하니까. 대신 조건이 있단다."


시장의 계획에 당신은 눈을 반짝이며 그렇게 하겠노라고 말한다.



#29


당신은 에이미다. 34살이고, 사장의 비서다.


"일을 또 이 따위로 할텐가? 그리고 이번에 입학생이 적으니까, 학생부에서 한 명 정리해고 시키시게."


"알겠습니다 시장님. 그리고 정말 죄송하게됬습니다."


"그리고 너, 이름이 에이미라고 했나? 넌 잠깐 나를 따라오도록."


"예, 시장님."


사장이 머리를 싸매고 당신에게 가보라는 손짓을 한다. 당신은 시장을 따라 사장실에서 나온다.


"다시 살 수 있게 해주지."


"무슨 소리가 하고 싶으신 겁니까?"


"네가 비서 생활을 하면서 마약을 상당히 즐기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3일에 한 번씩은 사장 비위 맞추느라 별 짓을 다하고 있던데."


"그, 그걸 도대체 어떻게 아신거죠?"


시장 이 녀석은 징그러운 녀석이다.


"그런 피폐한 삶을 살면서, 한번도 리로드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나?"


"그...그건...."


"내 말만 잘 들어준다면, 네가 좋아하는 마약도,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권한도 쥐어줄 수 있어. 그냥 시키는대로 하면 된다."


당신은 그에게 순응한다.


"걱정하지마라, 저 오물같은 사장은 금방 없애줄테니까. 너희들은 모두 정해진 변수에 의해서 움직이거든."


당신의 입가에 미소가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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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볼 재밌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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