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에게 이끌려 도착한 학교는

 

산골에 있으면서도 어마어마한 크기와

 

깔끔한 외관, 공원처럼 조성해둔 뒷뜰로 인해 오히려 사립같아보였다.

 

 

"이 학교 왜 이렇게 넓은겁니까:;"

 

 

"훈련장이 있어서 그렇다네~ 참, 방학때만 나올 수 있대. 아들, 수고해♥"

 

 

'엄마 미워!!! 아빠 미워!!! 촌구석에 제발 박아두지 마요!!!'

 

 

하진의 마음속 외침은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엄마에겐 들렸지만,

 

엄마는 아무래도 아버지와의 달콤한 데이트를 생각하는지 무시하고 가버렸다.

 

교무실로 들어왔더니 그곳은 정말로 이상한 요지경 별천지였다.

 

토끼귀가 달린 남자부터 시작해서 거미의 하체를 가진 여인까지.

 

 

'세상은 정말 요지경이구나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무렵, 토끼귀의 남자가 일어났다.

 

 

"전학생 연하진이지? 만나서 반갑다. 체력능력반 담임 강현문이다."

 

 

"아..네..."

 

 

"너 우리반이더라?"

 

 

"그렇습니까..."

 

 

"복도 맨 끝에 있는 반으로 들어가봐. 거기가 우리반이다."

 

 

"네. 감사합니다..."

 

 

어리둥절한 머리를 감싸안고 하진은 반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건 또 무슨 별나라인가.

 

은발에 늑대귀, 늑대꼬리를 가진 여자아이는 피곤하단듯이 책상 위에 엎드려 자고 있고,

 

그 옆의 잿빛머리카락과  늑대귀, 꼬리를 가진 남자아이는 그 풍경을 또 사랑스럽단 듯이 지켜보고있었다.

 

샴고양이의 귀가 푸른색 머리카락 위로 쫑긋 솟아있는 아이는 한창 그림을 그리다가 하진이 문을 여는 소리에 방해를 받았는지

 

그를 노려보다가 얼굴이 빨개져서는 고개를 다시 연습장으로 옮겼다.

 

 

'.... 아무래도 이거 여기서 3년 내내 고생하겠구만.'

 

 

이때 담임이라고 했던 현문이 들어오며 한마디 했다.

 

 

"제군들. 우리 신체능력반에 전학생이 왔다! 호족 하진군이지. 아직 능력은 모르지만, 호족이라면 신체능력계인거DA!!"

 

 

하진은 갑자기 유O왕이란 애니메이션이 생각났지만,

 

담임선생님께 뭐라고 하는 것 은 좀 아닌 것 같아 그저 조용히 있었다.

 

 

"참, 우리는 한 반이 결정되면 능력으로 나누기 때문에 3년 내내 이 반이다~"

 

 

'안돼애애애!!!!!!!!!!!!!!!!!!!!!!!!!ㅡ'

 

 

우리의 메인주인공.

 

비참한 인생의 하진군은 결국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반장!! 그만 자고 일어나서 인사해라!"

 

 

반장은 은빛늑대 여자애였다.

 

 

"....귀찮아요오~ 더 자고싶다구요.."

 

 

"쌤. 우리 인간적으로 한번만 봐줍시다. 비앙카 어제 38선까지 살펴보고 왔다구요."

 

 

"로보 너는 솔로인 쌤 앞에서 닭살떨지말고 닥쳐라~"

 

 

현문은 일부러 능글맞게 대꾸해주고 있었지만,

 

로보라는 늑대소년의 닭살행각으로 인해 슬펐는지 말에 악의가 담겨있었다.

 

 

"부반장 이라가 일어나서 인사해라~"

 

 

"차렷! 경례!"

 

 

"안녕하세요~"

 

 

"하진이 너는 저ㅡ기 센 옆에가서 앉아라."

 

 

"센이 누군데요?"

 

 

"그림그리고 있는 고양이 귀 여자애."

 

 

'짝ㅡ'

 

 

"아하."

 

 

하진에겐 무언가를 깨달으면 손뼉을 치는 버릇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도 또 그 버릇을 실행했다.

 

 

'드르륵ㅡ'

 

 

"안녕, 센. 난 경기도에서 온 연하진이라고 한다. 아까 들었겠지만... 잘 지내보자."

 

 

센은 다시 얼굴이 잘익은 홍시처럼 빨갛게 변하더니 금세 원래대로 돌아왔다.

 

 

"나..난 일본에서 온 쿠로가와 센. 따...딱히 네가 좋아서 악수하는건 아냐!"

 

 

아무래도 이 학교가 대한민국에 있다보니

 

외국에서 온 학생도 한국어를 배워야 되나보다.

 

하긴, 요즘이야 교복이나 옷에다가 아주 작은 통역기를 붙여서 지내지만,

 

이 아이는 정말로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자~ 그럼 1교시는 체력훈련이다. 운동장 옆에 훈련장으로 집합ㅡ"

 

 

"에에?! 선생님, 여기 수능공부라던가 교과수업 안합니까?!"

 

 

"그런거 우린 안하는데..? 정 원한다면 정신계쪽 애들이 하지. 여긴 체력계라서 대학을 들어간다해도 체대 특별전형이야."

 

 

"이건 말도 안돼는 소리야!!!!!!!!! 으아아!!!!!!!!!!!ㅡ 또 엄마가 사기쳤어!!!!!!!!!!!!! 두고보자!!!!"

 

 

어마어마한 소리로 하진은 절규를 하며 훈련장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