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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코믹

너를 저주하는 몇 가지 방법 ; 201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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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증오는 순수한 증오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생기는 증오는 결코 뒤집어질 수 없는 감정. 이 노래에는 그런 여섯 살 꼬마 아이가 가질 법한 순수한 증오를 담아보고 싶었다. 증오에 기인한 소원들이 하나같이 유치하지만, 그 한결같음에 결국 당하는 사람도 울음을 터뜨리고 말겠지.


2011.10.25

-udaque님의 I HATE YOU 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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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밤 낮을 꼼짝 안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리 싫다고, 싫다고 하는데도 착착 붙는 그녀가 미울 수 밖에 없었다. 기도같은 것, 저주 같은 것은 몇 번을 해도, 통할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내가 그 저주가 되는 수 밖에 없었다.

 '저주. 저주. 나와 같이 있으면 불행해진다는것을 알아채면 분명 나와 떨어지겠지.'

수첩을 펼쳐서 내가 당하기 싫은 것들을 하나하나 이어가기 시작했다. 어차피,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던 아이였기에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았다.

 지갑이 사라진다면, 남친에게 차인다면, 전따라면, 아침부터 개똥이 놓여 넘어진다면, 하는 일마다 안되어서 망한다면, …으로 시작한 글들이 빼곡히 공책에 쌓여 갔다. 개중에는 차마 표현을 하기 뭣한것도 있었고, 길가다가 번개를 맞는다거나, 외계인에게 납치를 당한다는 등의 번개맞을 확률을 가진것도 있었고, 차원이동이라던가 마법사들의 집단을 만나 개고생 한다는 현실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들 또한 있었다.

 "하아! 다썼다. 내일은 이걸 가지고 검토를 해 보아야지. 후후, 생각만 해도 즐거운걸?"

즐겁다? 재미난 감정이 온 몸을 훑고 지나갔다. 침대에 눕긴 누웠지만, 잠이 오질 않았다. 수 많은 생각들이 이리저리로 뒤엉커버려서, 너무 시끄러웠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다른 이들에게 들키지 않고 그녀에게 그렇게 나쁜 짓을 할 수 있을까?

 냉정한 시계바늘은 어느새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 이러다 내가 지각하겠네."


#


또르르르

울리는 알람소리에 잠시 뒤척뒤척 이리저리 돌돌 구르다가 쾅. 아침이었다. 학교에 갈 시간.


  "빌어먹을 아침은 왜이리 빨리오는거야!"


글적글적 머리를 긁으며 계단을 내려왔다. 횡하니 텅 빈 집안은 추웠다. 아빠는 출장이실거고, 엄마도 출장이실거고, 동생은… 친구집에서 자고 온댔던가. 매일 이런식이다.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뭐 이미 익숙해져버린 종류의 것이긴 하지만. 싸늘하게 식은 밥을 대충 퍼서 밥그릇에 담고는 맨밥만 우적우적 입에 집어넣었다. 어차피 살기위해 먹는것이니, 그다지 큰 미련은 없었다.

 

 "다녀오겠습니다."

 

나의 목소리만이 쓸쓸하게 울려퍼지며 나를 배웅했다.

 

밖엔 아무도 없는 거리. 주택가 골목이 뭐 그랬다. 시커먼 아스팔트길을 따라 타박 타박 타박, 그리고 나온 인도. 초록빛깔의 보도블럭을 따라서 자의가 없는 인형처럼, 앞으로, 그리고 다시 앞으로. 그래도 조금 나아진것이라고는 중학교땐 학교에 가고픈 마음이 없어, 아니 솔직히 말해서는 학교에 가기 싫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렇진 않다는것일까? 그저 그런 느낌이다. 하나 둘 씩 우리 학교의 교복이 보이기 시작하고, 어느새 거대한 기둥 두 개가 보였다. 서로 친한 아이들끼리 모여서 재잘 조잘 하하하 거리면서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고, 이리 툭 저리 툭 서로가 존재함을 느끼고 있는 이들. 다 보이는데 나만 보이지 않았다. 어째서 일까.

 

교실에 들어서자, 한 층 더 소란스러워 졌다. 고작 12시간 좀 넘게 못 만난이들이, 그렇게나 할말이 많을까? 살짝 귀를 막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자리에 가방을, 의자를 열고는 털썩.

 

 "하아…. 그래도 어찌어찌 도착은 했구나."

 

조심스레 가방에서 교과서를 이사시키기를 하기 시작했다.

 

스으윽-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 역시나 오늘도 빼먹지 않고 온 그녀일것이다. 어쩐지, 그녀의 상냥한 미소를 보며 인사를 받으면, 어제 밤에 마음먹었던 결심이 사르르르 녹아버릴것만 같아서, 애써 흘려보려 다른 생각을 시작했다.

 

 "안녕-! 좋은 아침!"

 

 "어, 어. 그래. 좋은 아침…."

 

굳이 지금처럼 모두에게 가시를 곤두세워야 할까.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아는 이 없이 혼자서 그렇게 보내는건. 이제 지쳤다. 하지만, 떠나버린다면 어쩌지?

 

 "아앗-."

 

 "왜 그러는거야?"

 

갑작스런 나의 소리에 놀란듯, 그녀는 걱정스러운듯 물었지만, 난 애써 아무일도 아닌척 했다.

 

 "아, 아냐."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말려버리고 말았다. 언제나 이렇다. 마음이 어찌 이리도 모질지 못한 것일까- 나는. 말려 들어선 안된다. 조금 더, 조금 더- 독하게 마음을 먹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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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aque님이 작곡/작사/조교하신 노래, 씨유(시유)의 I hate you 팬 소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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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안녕하세요 하늘바라 KSND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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