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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일반,판타지,SF

 우리나라 SF(라고 하기엔 현대판타지스럽고 작품 발표를 문예지에 하긴 하지만!)가 무협이나 판타지계열과는 달리 일반소설같은 독특한 느낌을 풍기지만, 윤이형 작가의 소설은 그러면서도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나는 그 매력 중 하나를 독특한 소재로 꼽고 싶다.


 우선 이 중-단편집에 수록된 이야기는'스카이워커, 완전한 항해, 큰 늑대 파랑, 이스투아 공원에서의 점심, 결투, 로즈 가든 라이팅 머신, 맘'으로 총 7 편이다. 


 우선 스카이워커에 대해 말해보자면, 배경은 핵전쟁이 뒤 세계가 망했다가 외계인의 도움으로 다시 그럭저럭 살만큼은 회복한 세계. 주 소재는 중력에 관한 것인데, 뭐랄까, 주인공이 관습-트램펄린 대회 규칙-을 거부하고 더 높이 뛰려는 행동을 했던 것이나, 중력을 거스르는 외계인의 후예들을 동경하는 것을 보아서 주제는 약간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닐까, 하고 추정해보았다. 


 두번째 완전한 항해는 먼 미래 이야기인데, 각자 다른 차원의 우주에 있는 자신들 중에 자신과 비슷한 영혼을 지녔고 곧 죽을 녀석들을 설득해서 자신과 통합하는 것이 가능한 세계이다. 돈이 많이 들긴하지만. 하지만 그보다 흥미로운 건 '루 족'이라는 가상의 종족인데, 생존방식이나 독특한 비행체라던가... 

 이것 역시 개인에 관한 주제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루 족 주인공이 확률이라는 딱딱한 운명에서 벗어나는 것을 보아서 그 부분을 작가가 중요시 한다는 것이 아닐까?


 큰 늑대 파랑은 이제 표제작(이라고 하던가)인데, 그만큼 좀 더 주제가 확실하고 작가색을 잘 드러냈다. 우선 작가색에 대해 논해보자면, 이 작가는 다른 작품에서도 언급했었듯이, it관련한 주제가 많았는데, 큰 늑대 파랑에서도 파랑이라는 늑대가 사실은 그림판(혹은 사이툴이나 포토샾, 일러스트레이터..?)에 그려져 있었던 녀석이고 이 녀석이 밖으로 뛰쳐나왔다는 설정이 나온다. 잘못하면 초딩이 쓴 마공서가 될 수도 있었지만, 워낙 작품의 분위기가 무게감이 있어서 전혀 그런 느낌이 들 지 않았다. 이렇게 보면 오히려 인과성이 떨어지는 설정도 어떻게 표현하냐에 따라 유치하지 않게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어쨌거나 파랑이 부모님(그려준 이들)로부터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임무는 그들의 순수성을 지켜달라는 것. 그리고 멸망의 날이 도래했다. 사람들은 하나 둘 씩 좀비로 변해가고, 그 좀비는 사람을 물어뜯으며 사람을 감염시켰는데, 이미 사회에 찌들어버린 다른 부모님들은 파랑이 채 도착하기도 전에 좀비에게 당해버린다. 이 대목에서 나는 좀비화라는 것이 세속화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작가는 돈이라는 것에 자신의 순수성을 더렵혀버리는 행위를 비판하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이스투아 공원에서의 점심은 매우 재밌었는데, 나는 이 글을 읽는 내내 디씨의 유쾌한 분위기를 생각하며 읽었다. 정말로 작가가 디씨를 하는 건 아닐까, 한 번 의심도 가볍게 해보면서 디씨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두 충(蟲)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주제는 갓통령님 욕하지 맙시다? 농담이고 역시나 자유를 위한 개인의 투쟁이 아닐까, 하고 살며시 생각해본다.


 결투.. 뭐 도플갱어라는 것이 조금은 생각나기도 하는데, 소재자체는 역시나 참신하다! 이것도 이 분 소설에 은근 많이 나오기는 하는데, 자신과 자신이 될 수도 있었던 자신과의 싸움이랄까?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좀 더 정의로운 자신과 타협하는 자신과의 싸움?


로즈 라이팅 라이팅 머신은 글쟁이로서 꽤나 섬뜩하다. 뭐 사실 글쓴 지 좀 되는 사람은 한 번쯤 글에 대해서 고민해봤을 것이다. 왜냐면 우리나라에서 글의 파워가 워낙 약하니까! 벌써 몇 달째 소설이 베스트 셀러에 안올라 있도 시집은 뭐 요원한 일이고.. 또 인터넷에서도 소설을 읽기보다는 만화 읽는 것을 좋아하고! 물론 이 글에서는 그것과는 조금 맥락이 다르기는 하지만. 오히려 어쩌면 셋을 위한 왈츠에서 나왔던 말들이 내게로 다가온다가 더 비슷할 지도 모르겠다.

 나도 소설을 쓸 때마다 점점 퇴화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고민을 하는데, 약간은 그런 느낌으로 쓴 글이 아닐까? 물론 기계가 따라갈 수 없는 인간만의 예술이 주제일 수도 있지만 알레고리! 우리나라 문예는 일어나지 않은 일보다 현실을 중요시하니까!


 마지막으로 맘은 타임워프물이다. 타임워프물에 등장하는 단골 까임요소는 패러독스인데, 뭐 어쨌거나 이 작가도 딱히 짬짬하게 세계관을 짜는 스타일이 아니라 나처럼 주제-혹은 이야기- 전달이 중요하지! 하면서 세계관따위 성기게 짜는 스타일인지 그냥 막 저질렀다! 애초에 큰 늑대 파랑에서도 보듯이 전혀 인과성따위 따지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약간은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다행이 이 소설은 해피엔드로 끝난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저번에 셋을 위한 왈츠 리뷰에서 언급했듯이 분위기는 많이 밝아졌고-그치만 여전히 밝진 않다- 역시나 어떤 사회 개혁 의지가 드러난다기보다는 개인적인 면모가 좀 더 도드라지는 느낌이며, 이야기는 자신이 전하고 싶은 바(주제든 장면이든 감정이든)를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이라도 가리지 않는 스타일. 그래서 약간은 잘 짜인 이야기라기보다는 감성의 덩이같은 인상을 남기는 책이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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