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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일반,연애

한 남자가 잠을 자고 있었다. 그는 5년전 사고로 오른쪽 종아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아내는 친정에 가 있는 중이었다.

남자의 직업은 작가였다. 판타지 소설을 주로 써서 완결된 작품만도 3개나 되었다. 어느정도 괜찮은 수입이지만 예전 판타지 소설 초기부흥시기 같은 대박은 아직 없었다. 그건 모든 작가들의 사정이기도 했다. 해리포터 같은 대박도, 이영도의 드래곤 라자같은 중박도 이제는 기대하기 어려워 졌다. 그냥 대기업 직원의 연봉 수준보다 아주 조금 많기는 했다.

그는 곧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떠 시계를 보니 아침 8시였다. 그는 눈을 감고 다시 잠속에 빠져들었다. 820분이 되자 스마트폰의 알람이 울렸다. 그는 다시 눈을 뜨고 일어났다. 더 이상 자려는 생각은 없었다. 그것은 그의 생활수칙중 하나였다. 프리랜서는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절단된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끼고 거실로 나와 모닝커피를 타기 시작했다. 무지방우유가 들어가 있다는 제품이었다.

그의 마음은 편안했다. 그는 담배를 피우지도, 술을 사랑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는 어쩌면 이미 카페인 중독일지도 모른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가끔 커피를 마시는걸 지나친 몇 안되는 날들이지만 그날들엔 집중도 잘 안되는것 같았고, 졸리기도 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쇼파에 앉아 커피를 천천히 마셨다. 그의 눈빛은 순수해 보였고 세상을 비관적으로 살지 않을 그런 눈빛이었다. 그는 커피를 음미하면서 커피잔을 든채로 방으로 들어섰다.

방에는 기억자로 되어있는 책상이 있었고 그 책상에는 컴퓨터와, 노트 및 책을 보는 두가지 공간이 존재했다. 의자도 돌아가는 의자라 컴퓨터와 구상작업을 하기에 편리했다. 그는 컴퓨터를 키고 읽는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왼쪽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는 카카오톡PC 버전에 로그인 하고, 그 다음으로 인터넷에 접속을 하였다.

 

오랜 만이군..’

 

그의 다음(Daum) 이메일에 그간 없던 팬래터가 날아온 것이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가님 팬입니다.. ^^’ 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그는 클릭했다. 그의 이름은 여자같기도 한 이수현 이었다.

 

작가님 저는 작가지망생인 이수현 이라고 합니다. 저 여자는 아니구요, 작가님의 라미안트 스토리에서 레이스르가 자기 애인을 구하려다 죽게 되잖아요. 그 대목을 보며 떠오른 생각인데, 두 사람이 결혼을 했는데 둘중 하나가 사고로 불구가 된다던가 하면 그래도 지켜줄 수 있을까요? 지켜줄 수 없다면 그건 사랑도 아니지 않을까 하면서도 제 미래 와이프가 그렇게 된다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작가님은 진짜 사랑은 어떤 거라고 생각 하시는지 궁금 합니다.’

 

남자는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했다. 7살 연하의 아내와 결혼 약속을 하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린 서로에게 희생을 해야해. 너는 나보다 7살이나 적고 나는 너보다 7살이나 많아. 둘다 희생을 감수해야해. 다른 나이 비슷한 상대에게 마음이 끌리려 해도 그래서는 안돼. 결혼은 약속이고 서로에 대한 의리이기 때문이야. 물론 난 네가 좋고 너도 내가 좋지만 말이야. 우리 한 사람 대 한 사람으로 서로에게 약속을 지키자.’

 

두 사람은 서로 약속하고 결혼에 성공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어느날 남자에게는 큰 사고가 생겼다. 음주 운전을 한 오토바이에 오른쪽 종아리를 치인 것이었다. 뼈는 산산조각이 났고 병원에서는 절단 수술을 제안했다.

그는 병상에 누워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를 버리지 않고 아내가 계속 있어줄 것인가, 나를 버리고 떠나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부터 내가 그녀라면 어떨까. 이런 나를 수발들며 살아가기가 괴롭지 않을까...? 나는 그녀에게 매력이 있는 존재일까 까지.

오랫동안 생각하고 난 결론은 그녀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이었다. 자신이 아내의 입장이라도 싫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그는 수술 후 입원 중 아내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여보... 내가 당신의 입장이라면 어떨까 생각을 했어... 근데.. 나여도 싫을거 같더라고... 나 두고 떠나고 싶으면 그렇게 해.. 그래야 내 마음도 편할 것 같아. 다른 좋은 사람 만나서 재혼도 해. 우리 아직 애도 없잖아. 나도 나같은 장애인 만나서 재혼 할게. 원하면 이혼해 줄게.”

 

그의 말에 아내는 울면서 그를 안았다. 그리고 5년의 시간이 흘렀다. 다행히도 남자는 적지는 않은 수입이 생겼고, 그런 그의 곁에 아내는 남아 희생을 했다. 남자는 우울한 죄책감도 들었으나, 그의 곁에 남아준 아내를 위해서라도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려 했다.

 

회상을 마친 그의 입가에는 작은 웃음이 지어졌다. 그는 수현이라는 작가 지망생에게 답장을 썼다.

 

만일 그런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한번쯤 생각해 볼일이지만 그건 공상인거 같네요. 주어진 복에 감사하며 살아가세요. ^^’

Who's 자유와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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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두가지는 경제력과 건강이다.

이 두가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자기관리가 필요하며

무언가 시간을 투자하여 이루려는 것이 있는 사람은 자기관리가 필수적이다.

나는 아직까지 자기관리가 잘 안되어선지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은 능력자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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