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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n Route Ep.1「During 3 Days」/ Chapter 1 ~각성~
Wrote by 슈팅스타(blog.naver.com/hjkwark9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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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말야 레이린, 우리들 이름 말고 다른 건 잊어버린 게 없을까?』
절벽 쪽으로 가는 도중, 레이린에게 질문을 하나 했다.
「직접 생각해 보면 알겠지? 좀 앉아서 천천히 생각해보자.」
말이 끝나자 마자 레이린은 가방에서 노트와 펜을 꺼낸 후, 이것저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약 3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으~음······이렇게 돼면 역시 그런 건가······」
레이린은 노트에 이것저것을 적으며,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그녀는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카인, 알아냈어··· 우리들 말야, 숫자로 되어있는 기억 외에 자기에 관한 걸 모두 잊어버린 모양이야······」
숫자로 되어있는 기억이라면···학번이라던가 나이라던가?
『에? 정말이야?』
「직접 생각해봐···」

레이린은 짤막하게 답했다.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건가?


음. 그러니까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고, 학번이───20314.
교실은────3층. 가족이───4명.
근데 부모님 이름이───뭐였더라?
다니던 학교는───어디지? 친구들 이름이───기억이 안 나잖아······!!


『제길··· 정말이잖아······』
「확실하다니까. 그러니까 우리에 대해서 생각하는 건 관두고,
상식 같은걸 기억해보면 어떨까?」

『상식이라. 그래! 서로 문제를 하나씩 내는 게 어떨까?
그게 더 효과가 클 것 같은데.』
「Good Idea, 카인! 그럼, 내가 먼저 문제를 낼게. 뭐가 좋을까······」
레이린이 문제를 고르는 동안, 나도 문제를 하나 생각했다.

 

「좋아, 정했어. 두부를 만들 때 넣는 응고제 역할의 물질이 뭘까?」
두부의 응고제라. 염화마그네슘······이라고 배운것 같긴 한데, 물질이니까···
『간수.』
「정답이야! 이 정도 수준의 기억은 확실하다고 단정지을 수 있겠지. 다음은 카인 차례야.」

『좋았어. 프랑스의 수도가 어디일까?』
「파리. 너무 쉽잖아.」
『···확실히 그런 것 같긴 하네』


이후 5분. 우리는 서로 상식이나 고2의 교과과정에 대해 문제를 내면서 서로가 낸 문제를 전부 맞혔다.
물론, 잊어버린 게 아니라 모르는건 예외로 쳤다.

「이젠 확실해졌네. 교과서의 내용이라던가 상식 등은 거의 잊어버리지 않았어.

그나마 다행이네··· 이제 앞으로 가 볼까?」
『아니, 일단은 갖고 있는 물건을 체크해 봐야 할 것 같아. 전진은 그 후야.』
「헤에──왜 노트만 꺼내고 그 생각을 못했을까? 빨리 체크하고 가자.」
우리는 각자의 배낭을 뒤져서 물건을 모두 꺼냈다.


음. 그러니까···
휴대전화, 생수 2병, 비닐봉투 3개, 빈 주스병 1병, 사과 2개, 과도, 카메라, 옷가지, 그외 등등···
사과는 내가 먹으려고 가져온건가······ 휴대폰은 배터리가 없었다.

레이린도 배낭 체크가 끝난 듯 했다.
「음──노트랑 펜에, 휴대폰, 생수병, 그외 온갖 물건··· 에, 사과잖아? 그건 왜 들고왔어?」
『먹으려고 들고왔겠지? 지금은 기억도 안나고 말야.』
「역시 그런가ㅡ 아, 메모 해야겠네.」
레이린은 체크한 물건들의 목록을 노트에 적었다.

 

「여기서 쓸만한 물건은 생수랑 카인이 가지고 있던 과도 뿐이네····
그래도 과도는 유일한 도구니까 말야, 소중히 다뤄야겠어.」
과도는 과일 깎을 때 쓰는 칼이라고─라고 말하려다, 괜한 잔소리를 들을 것 같아 그만뒀다.

『메모 끝났으면 가자. 이러다가 해 지겠어.』
「알았다구─── 그리고 해 지려면 아직 시간 많이 남았거든?」
『과장도 못하냐······』

 

 

약 10분 후, 우리는 절벽에 도착했다.
절벽의 경치는 실로 아름다웠다. 흐르던 강물이 떨어져 폭포를 이루고 있었고
저편에는 넓은 숲과 평원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기분이 좋아져서 소리를 질렀다.
『야호────────────────────────!!』
「정말······이런 상황에서 야호가 나와?」
레이린이 핀잔을 줬다.

『미안───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서 말이야.
것보다, 저기 아래쪽에 마을이 하나 있네? 오늘은 저기까지 가보는 걸 목표로 하자.』
「포기해. 저기 도착하면 한 10시는 되어 있을걸?
해 지기 전에 가려면 절벽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고.」
처음부터 딱 잘라 포기하라니── 우와 기운빠져···

 

『부정적인 이야기는 그만해. 괜히 힘빠지잖아.
어쨌든 갈 수 있는 곳까지는 가봐야 하지 않겠어?』
「그건 맞는 말이네. 좋아, 그럼 가자.」
우리는 다시 숲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30분. 나와 레이린은 강을 따라 계속해서 숲속을 걸었다.
「하아─── 힘들어··· 카인, 5분만 쉬었다 가자.」
『좋아. 5분만 쉬자.』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2분쯤 지난 듯 했다. 주변 풀숲에서 뭔가 작은 소리가 들렸다.


『뭐지?』
「왜 그래? 뭔가 있어?」
『아니, 별 거 아냐.』
그 때, 난 왜 눈치채지 못했던 걸까.
6초 가량 지난 때, 레이린의 뒤쪽에서 그림자가 보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 그림자의 주인이 달려들었다.
『위험해────!!!』
「에?」


레이린의 뒤에서, 저번의 벌레보다 훨씬 큰 벌레──변종인가──가 달려들었다.
이대로라면······!!

 

퍽───────

 

「꺄아─────────!!!」
『레이린──────!!』
벌레의 기습을 맞고, 레이린은 쓰러졌다.
『이 자식이·········!』
뛰어가서 주먹을 날렸으나, 벌레는 일말의 경련도 일으키지 않았다.
벌레는 반격으로, 나에게 달려들어 온몸으로 들이받았다.

『크악────────!!!』
난 태클을 맞고, 1미터 가량 날아갔다.
무의식적으로 낙법을 취하긴 했지만······ 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아무것도 없는 검은 허공에 떠 있었다.
정말,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칠흑같은 어둠뿐.

『뭐지······ 나, 죽은 걸까·········』
깜깜한 어둠 속에서,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답을 찾았다.

 

『그래──그런 건가──그때의 일격으로 나는·········』
'죽었어'라고 말하기 직전───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있었다.

여기서 쓰러질 수 없다────────

 

 

동시에 나는 아까의 숲에 와 있었다.
레이린도 쓰러져 있고, 벌레도 여전히 있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것도, 부서질 듯 아픈 것도 마찬가지였지만,
나는 쓰러지지 않았다. 아니───쓰러질 수 없었다.

『······난 아직···쓰러질 수 없어······』
그렇게 말하고, 나는 다시 한 번 공격하기 위해 주먹을 쥐었다.
그 순간────── 주먹을 쥔 손에서 눈부신 푸른 빛이 났다.
빛은 점점 밝아지더니, 합쳐져 검의 형태가 되었다.
『에······ 뭐지, 이거······?』
나는 그 검을 손에 쥐었다. 빛으로 만들어져서 그런건지는 몰라도──놀랄 만큼 가볍다.

『좋아······게임은, 지금부터다!!
몇 번을 맞아도, 죽을 만큼의 치명상을 입어도, 네녀석만은 쓰러트리겠어──!!!』

벌레는 내 말에 반응하듯 다시 한 번 달려들었다.
『이야────────────────앗!!!』
나도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그것과 부딫히기 전에, 검을 마구 휘둘렀다.

 

『하아──── 하아──── 죽인 건가──?』
나는 또다시 벌레에게 맞고 뒤로 밀려났지만, 벌레는 달랐다. 벌레는 5조각이 나 있었다.
벌레의 최후를 확인하자, 밝게 빛나던 검은 빛으로 분해되어 사라져 버렸다.
나와 부딫힌 것은 벌레의 시체였던 건가······ 왠지 기분 나쁜데. 아니, 그것보다······!!


『레이린!!』

벌레의 최후를 확인한 나는, 재빨리 레이린에게 달려갔다.
그녀는 가벼운 타박상을 입은 것 같았고, 기절해 있었다.
『다행이다······』
근데 문제는 역시 나인가···· 어쨌든 죽진 않았으니 뭐 어때.

 

나는 배낭의 생수를 약간 써서, 나와 레이린의 상처를 씻어냈다.
『소독약은 없지만, 아마 이걸로 됐겠지?
근데 저 벌레의 시체를 보고 있자니 토할 것 같네···』
어쩔 수 없이 레이린을 안아올려 약 10미터 가량 떨어진 풀숲으로 자리를 옮겼다.

 

옮기고 나니 해가 서쪽 하늘의 절반 쯤에 위치하고 있었다.
『레이린이 이 모양인 이상, 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야 할 것 같은데···
치, 망할 벌레 때문에 이게 뭐냐고────』
나는 혼잣말로 벌레 욕을 했다.
어쨌든 이 근처가 마침 숲이고 하니, 불을 피워봐야겠네.

10분 후, 나는 카메라의 렌즈를 이용해 겨우 불을 피울 수 있었다.
불을 피우고 나니, 역시 좀 편해졌다는 느낌이 드네······
그러나 쉴 여유는 없없다. 나는 즉시 일어나 주변에서 돌을 주워다, 모닥불 주변에 빙 둘러 놓았다.
다 하고 나서는 다시 주변에서 나무를 구해, 한쪽에 쌓아놓았다.
그것도 끝낸 뒤에야 나는 겨우 쉴 수 있었다────

 

이후 약 1시간 40분. 레이린이 정신을 차렸다.
「으음············」
『레이린?! 정신이 들어?』
「카인······? 에엣?! 몸이 왜 그래?」
역시 예상했던 반응이 나왔다. 내 몸 상태는 정말 말이 아니었다.
온몸에는 멍이 들어 있었고, 티 셔츠는 약간 찢어져 있었으며, 다리엔 살이 파여 피가 흐르는 부분도 있었다.

 

『아아, 이거 말야? 아까 벌레랑 싸우다가······ 신경 쓰지 마.』
「신경을 안 쓸수가 있어? 상처가 심각하잖아! 그러고보니 그 벌레는 어떻게 됐어? 그리고······」
질문이 폭풍처럼 쏟아졌다.

『어이어이. 천천히, 하나씩만 말해주면 안될까? 복잡하다구.』
「그럼 첫 번째로, 우선 상처부터─!」
레이린은 가방에서 손수건과 물티슈를 꺼낸 후, 그것들을 겹쳐 피가 흐르는 다리에 묶었다.


『아······』
「이건 어떻게든 됐네··· 그럼 두 번째로, 벌레는 어떻게 됐어?
『그 녀석은 내가 5조각 냈어── 여기서 한 10미터 정도 가면 시체도 있거든?』
「카인이?! 어떻게?」
『이야기하자면 좀 긴데······』
난 그녀에게 벌레에 대해, 푸른 빛의 검에 대해 모두 말해주었다.

 

Ep.1 Chapter 1 ~각성~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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